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선택제 패스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연세대 학생들은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 모여 ‘선택적 패스제’ 도입 등을 주장했다. (출처 = 연세대 인스타그램)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선택제 패스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연세대 학생들은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 모여 ‘선택적 패스제’ 도입 등을 주장했다. (출처 = 연세대 인스타그램)

[한국대학신문 조영은·허정윤 기자] 코로나19 후폭풍이 원격수업 불만에서 등록금 환불 요구를 넘어 선택적 패스제로 확대되고 있다.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것. 그러나 대학들이 부정적 입장을 보이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선택적 패스제는 강의에서 받은 성적이 D학점 이상일 경우 학생 선택에 따라 '패스(Pass, 통과)'로 바꿔 기재할 수 있는 제도로, 패스를 받으면 A·B·C·D가 아닌 P만 기재되며 P로 처리된 강의는 학점 평점을 계산할 때 반영되지 않는다.

22일 이화여대 학생들은 ‘등록금 반환과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위한 이화인 긴급 농성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이화에 바란다’를 통해 선택적 패스제를 요구했지만 학교는 이를 인지하지 못했으며 학교 본부는 단 한번도 이에 대해 응답하지 않았다”며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비롯해 등록금 감면, 수강철회기간 연장, 기숙사 선택 입사 등 총학생회의 4가지 요구에 대해 학교는 전면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26일 1학기가 종강을 맞지만 성적입력기간 등이 남아 있는 만큼 학교 측에서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들어갈 때까지 24시간 농성을 이어가면서 변화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양대도 22일 본관 앞에서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주장했다. 류덕경 한양대 총학생회 교육정책위원장은 “현재 14개 수업에서 유증상자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600여 명의 학생이 등교 중지 처분을 받았다. 안전상 우려뿐만 아니라 부정행위로 불이익을 받는 학생도 나올 수 있어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해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는 선택적 패스제 도입, 학교 감염병관리위원회에 학생 대표 동수 참여 보장 등을 요구하며 23일에도 '한양인 공동행동'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연세대는 소통하라!”라는 구호로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 20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들의 요구는 크게 두 가지로 ‘선택적 패스제’ 도입과 등록금 일부 반환이다.

15일 연세대는 “숙고 끝에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선택적 패스제’는 성적 공지 이후 학생들이 자신의 성적을 그대로 받아들일지, 혹은 등급 표기 대신 ‘패스(pass)’로만 성적을 받을지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현재 서강대와 홍익대가 채택한 상태다. 선택적 패스제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게 연세대 학사지원팀 측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연세대 총학을 설득하지 못했다. 이날 모인 학생들은 ‘선택적 패스제’를 수용하지 않는 학교 측에 강력한 항의 의사를 표시했다. 

연세대 총학은 기자회견 후 ‘학교 본부는 불통행정과 책임회피를 멈추고 학생들의 목소리에 응답하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모인 학생들과 함께 본관 앞까지 행진한 뒤에 결의문을 낭독했다.

권순주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교육권을 보호해야 하는 학교가 소통하지 않고 있으며, 학생들이 스스로 교육권을 쟁취하고, 이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총학은 19일 교학부총장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날 시위는 연세대 학생회 SNS를 통해서도 생중계됐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