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훈 전주비전대 교수가 1일 소노벨 제주에서 열린 한국전문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 워크숍에서 학생 모집을 위한 대학의 노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허지은 기자)
우병훈 전주비전대 교수가 1일 소노벨 제주에서 열린 한국전문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 워크숍에서 학생 모집을 위한 대학의 노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허지은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전국 전문대 관계자가 모인 자리에서 우병훈 전주비전대학교 교수(전 기획처장‧입학처장)는 지금이 학생 모집에 총력을 다할 마지막 때라고 강조하며, 학생 모집 실패가 3년만 이어저도 대학 재정이 바닥난다고 우려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대학 자체적으로 입시 데이터를 분석해 입시 전략을 마련하고, 대학 전 구성원이 입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교수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입시 홍보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소노벨 제주에서 개최된 한국전문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회장 김용옥) 워크숍에 모인 전국 전문대의 입학 담당자들의 눈길이 우병훈 전주비전대 교수의 발표에 쏠렸다.

전문대는 물론 일반대까지 고전을 면치 못한 2020학년도 입시에서 전주비전대는 한 과를 제외한 모든 과의 등록률이 100%였고, 전체 평균 등록률은 99%였다. 그러나 2003년과 2004년에는 이에 훨씬 못 미치는 74.4%, 64.4%의 등록률을 보였다. 전주비전대가 입시나 대학 평가에서 어려움을 겪던 시기 각각 입학처장과 기획처장을 지냈던 우병훈 교수는 워크숍에서 전주비전대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설명했다.

우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먼저 전문대가 정확하게 현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입시 위기가 의미하는 바는 대학이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이라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우 교수는 “만약 2020학년도부터 3년간 학생이 100명 줄면, 2023년이 될 때는 90억원 정도의 재정이 감소한다. 한 해 200명씩 줄어들었다고 하면 3년 뒤 130억원이 줄어드는 효과다. 한 대학의 이월금이 100억원 정도라고 하면, 3년이면 대학의 모든 재정이 바닥나는 것이다. 대학의 이월금까지 모두 바닥나면, 그 때부터는 교직원 월급 주는 것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입시가 대학의 생존을 결정할 마지막 기회라고 역설했다. 그는 “입시는 바닥칠 때를 허락하지 않는다. 우리 대학이 입시로 ‘바닥을 쳤을’ 때는 그래도 그 이후에 다시 학령인구가 늘어나는 때를 앞뒀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앞으로는 학령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확한 현실 인식’은 대학 입시 전략을 세우는 데도 적용됐다. 고등학교에서 전문대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교사들 중에서는 전문대 출신이 없다는 걸 항상 유념해야 한다. 2007년 국민일보에는 모 고등학교의 졸업생 전원이 일반대에 합격했다는 보도가 실렸다. 이런 기사가 오는 2월에 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 대학은 2020학년도 입시를 준비하면서 지역 일반대의 정시 모집인원을 보고 정시에 한명도 못 뽑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바탕으로 입시 전략을 마련했다“고 이야기 했다.

우 교수는 입시 전략의 기초가 되는 통계 분석에서, 외부 데이터에 의존하지 말고 대학 자체적인 통계 조사와 분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입시와 관련해 발표된 외부 데이터가 많다. 그러나 다 믿어선 안 된다. 각 대학에 맞는 데이터는 따로 있다. 대학마다 각자 상황에 맞는 통계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며 “전주비전대의 경우 매년 입학생들의 출신 고등학교를 조사한다. 일반계고 중에서도 도시에 소재한 고등학교와 외곽에 소재한 일반계고를 따로 분류한다. 시기에 따라 그 분포가 달라짐을 확인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어떤 고등학교 출신 입학생이 줄어들고 있는지 이유를 분석해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시는 현재다. 매년 소비자인 학생이, 그리고 입시제도라는 환경이 바뀐다. 늘 현재 상황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학이 지속가능하려면 당장 재정난을 막아야 하는 만큼, 입시홍보는 관계 부서만이 아닌 대학 전체가 함께 나서 대응해야 할 문제라고 우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입시가 얼마나 중요하고 급한 일인지 전체 교직원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학 본부는 입시 정책을 전담할 수 있는 인재를 발굴해야 한다. 또한 입시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입시 전담팀을 조직해 인적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업적 평가에 입시 관련 업적을 평가하도록 하고, 입시 관련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특히 입시홍보는 교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학 전체를 홍보하는 것만큼이나 학과 홍보는 중요하기에, 교수들이 직접 학과에 대해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실제로 입시홍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도 설명했다. 우 교수는 “정보통신과에 소속돼 있는데, 등록률 100%가 나왔다. 고3 학생들과 교수가 직접 만나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이라며 “고3 학생들은 직접 만나야 한다. 공식 면접을 하기 전에 1시간 이상 개인 면접이나 집단 면접을 해야 한다. 나는 학생들과 햄버거를 먹으면서 우리 대학 우리 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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