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그간 대학가의 ‘화두’였던 등록금 반환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3차 추경예산에서 혁신지원사업비를 증액, 대학이 특별장학금 등을 통해 등록금을 반환할 경우 혁신지원사업비가 추가 지원되기 때문이다. 대학은 추가 지원금을 온라인 수업과 방역, 교육환경 개선 등에 사용할 수 있다. 

3일 국회 본회의에서 혁신지원사업 간접 지원 1000억원을 포함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통과된 데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 교육 분야 한국판 뉴딜 추진을 위한 ‘2020년 제3회 추가경정예산’이 3일 국회에서 확정됐다고 밝혔다. 

전체 추경 규모는 5053억여 원이다. △초·중등 디지털 교육 인프라 구축 △대학 비대면 교육 긴급지원 △대학 원격교육지원센터 △국립대 ICT 고도화 등 ‘디지털·그린 뉴딜 사업’에 4260억원이 투입된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고용안전망 강화를 위해 ‘교육 분야 일자리 창출’에도 658억원이 편성됐다. 청년 지원 목적으로 중소·중견기업 취업, 창업 예정인 대학생 1200여 명에게는 추가로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추경 예산은 코로나19로 인해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대응, 학교·대학의 디지털 인프라를 즉시 확충하고, 현장에 필요한 보조인력, 방역불품, 긴급재정 지원에 중점을 뒀다”며 “교육현장의 어려움에 대응하는 한편, 미래교육 대전환의 계기로 삼아 원격교육 체제 구축 등 다양한 정책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예산이 적재적소에 쓰일 수 있도록 집행과정에서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 

■혁신지원사업 1000억원 간접지원, 대학혁신 760억, 전문대학혁신 240억 = 이번 추경 예산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대학 비대면 교육 긴급 지원’ 항목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기존 대학혁신지원사업·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의 교육·연구환경 개선비 집행상한선을 높여 1000억원이 간접지원될 예정이다. 대학혁신지원사업에서는 760억원,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에서는 240억원이 각각 증액된다. 

교육부는 “코로나19에 따른 급격한 교육환경 변화로 대학 재정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고등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이번 예산 증액의 배경을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번 증액이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한 투자로 이어지게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대학의 재정 여건, 특별장학금 이외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한 실질적 자구노력 등을 고려해 온라인 수업, 방역, 교육환경개선, 실험·실습 기자재 등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얘기다. 

대학들의 고민거리 중 하나인 2학기도 염두에 둔 예산 증액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100억원 수준의 재정 여력으로 대학이 교육의 질 제고 및 2학기 학사운영을 위한 신규 수요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예산이 증액됨에 따라 학생들이 줄기차게 요구하던 ‘특별장학금’ 등의 등록금 반환이 전국 대학가로 확산될 전망이다. 대학이 교비로 특별장학금을 집행하면 혁신지원사업 추가 지원금으로 보전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규모나 지급 방식 등은 대학들이 개별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 관련 추경 항목은? 전산망 교체, 원격교육지원센터 운영 등 = 혁신지원사업을 통한 지원 이외에도 대학과 관련이 큰 추경 항목들이 존재한다. 비대면 수업이 계속되는 환경을 고려해 국립대학의 노후 전산망 교체와 클라우드 전환 등에 352억원이 투입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계된 수업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이기 때문이다.

원격수업을 지원하기 위한 대학 원격교육지원센터 예산도 128억원 확보됐다. 교육부는 “대학이 양질의 원격교육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교대와 사범대에는 미래교육센터가 설치·운영될 예정이다. 원격·쌍방향 수업과 실습이 가능한 교육환경을 구축해 예비교원의 원격교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33억원의 예산이 미래교육센터를 위해 쓰인다. 

‘고용 안전망’을 위한 조치 중에도 대학과 밀접한 내용들이 있다. 대학부설 연구소의 연구보조인력 90명, 대학 원격교육지원센터 온라인 원격 도우미 4200명 등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충격 대응 목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예산이 이번 추경에 포함됐다. 

장학금 등 직접적인 지원도 이뤄진다. 이번 추경을 계기로 현재 6200여 명 규모인 희망사다리장학금 Ⅰ유형 수혜자가 7400여 명으로 1200여 명 늘어날 예정이다. 5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배정됐다. 교육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청년 세대 지원을 위한 범정부적 노력의 일환”이라며 “중소·중견기업 취업, 창업 대학생에 대한 희망사다리 장학금 지원 규모를 확대”한 것이라고 했다. 

■기타 추경 주요 내용은? 교육 인프라 구축에 ‘총력’ =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인 ‘K-MOOC’ 콘텐츠 개발과 활성화 사업에 29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차세대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수요자 맞춤형 콘텐츠도 제공 가능하도록 기능을 개선한다. 

이번 추경을 통해 신설된 K-에듀테크 통합 플랫폼 구축사업에는 10억원이 배정됐다. 민간과 공공의 에듀테크 서비스를 하나의 통합 플랫폼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사용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초·중등 교육인프라 구축을 위해 2708억원의 예산도 편성됐다. 2021년까지 20만개에 달하는 초·중·고 전체 교실에 고성능 무선망을 구축하고, 노후 컴퓨터와 노트북 20만대도 교체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2367억원의 예산이 마련된 상태다.

공공 학습관리 시스템인 EBS 온라인클래스, e-학습터 등의 기능도 15억원을 들여 개선한다. 온라인·오프라인 혼합형 수업으로 교수학습법을 바꾸기 위해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 시범학교도 128억원을 들여 운영할 예정이다. 

국립 유·초·중·고를 ‘그린스마트 학교’로 전환하는 시범사업에는 198억원이 투입된다. 그린스마트 학교는 그린과 디지털을 융합한 개념으로 태양광 발전시설 등의 친환경과 원격교육환경을 갖춘 학교를 의미한다. 

초·중·고 취약계층 학생들도 지원할 계획이다. 2000명의 멘토가 참여하는 멘토링을 통해 4만여 명의 학생들에게 ‘맞춤형 에듀테크 멘토링’을 제공한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방역 물품 지원을 위한 예산도 85억원 편성됐다. 하반기 학교 방역활동에 필요한 마스크 등 방역물품 구입을 돕기 위한 것이다. 교육부는 이미 ‘대란’이 벌어졌던 마스크를 비롯해 손소독제와 의료용 장갑, 체온계, 열화상 카메라 등 학교 방역물품 지원에 국고 188억 5000만원과 재난안전관리특별교부금 709억 5400만원 등 898억원을 지원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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