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전체논문 1821편, 상위 10% 150편 등 1위 ‘싹쓸이’
비율순위 영남대 1위, 상위 10% 포함 1%·5%도 ‘최고’

(사진=KAIST 제공)
(사진=KAIST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최근 발표된 ‘2020 라이덴 랭킹(2020 Leiden Ranking)’의 수학·컴퓨터공학(Mathematics and computer science) 순위를 확인한 결과 논문 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낸 대학은 KAIST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논문 수에서 1821편으로 1위를 차지한 KAIST는 상위 10%를 비롯해 상위 1%·5%·50% 등에서 모두 1위를 ‘싹쓸이’했다. 

논문 수가 아닌 ‘비율’을 기준으로 순위를 따지면, 영남대가 단연 눈길을 끌었다. 상위 10%는 물론이고 연구 영향력이 가장 큰 상위 1%, 이어 상위 5%까지 여러 기준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다. 포스텍이 상위 50%에서 1위를 차지하며, 영남대의 ‘독주’를 가까스로 막은 모양새다. 

■2020 라이덴 랭킹 ‘수학·컴공’ 논문 수 KAIST 1위, 서울대·한양대 순 = 최근 발표된 라이덴 랭킹의 국내대학 순위를 집계한 결과 수학과 컴퓨터공학 분야에서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가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KAIST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의 기간 동안 1821편의 논문 수를 기록, 1475편인 서울대를 누르고 당당히 1위 자리에 올랐다. 한양대가 1195편, 고려대가 1161편, 연세대가 1159편 등으로 뒤를 이었다. 

KAIST의 1위는 단연 눈에 띄는 결과다. 라이덴 랭킹에서의 ‘서울대 독주’를 막아 선 유일한 대학이라는 점에서다. 종합순위는 물론 △의생명과학·보건학 △생명과학·지구과학 △자연과학·공학 △사회과학·인문학 등 개별 분야 순위까지 모두 포함하더라도 전체 논문 수에서 서울대를 이긴 것은 수학·컴퓨터공학에서의 KAIST가 유일한 사례였다. 

특히, KAIST의 성과가 눈부신 것은 ‘종합대학’이 아닌데도 논문 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논문 수는 연구진 규모가 클수록 유리하기에 종합대학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과학기술특성화대학(과기특성화대)이자 과학기술원(과기원)인 KAIST가 1위를 차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혹자는 이공계에 특화된 과기원이기에 논문 생산에 더 유리한 것이 아니냐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동일 순위에서 GIST가 17위, UNIST가 29위에 그친 것을 봐야 한다. KAIST 아무리 과기원 중에서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 하더라도 다른 과기원들의 성과와 비교하면, 얼마나 뛰어난 성과를 낸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라이덴 랭킹의 특징은 ‘논문의 질’을 따진다는 점. 전체 논문 뿐만 아니라 피인용도 등을 바탕으로 상위 1%부터 상위 5%, 상위 10%, 상위 50%의 논문 수도 별도로 제시한다. 상위 1%의 경우 해당 분야에서 나온 논문들을 피인용도를 기반으로 줄 세웠을 때 말 그대로 ‘최상위’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여러 기준 가운데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것은 ‘상위 10%’다. 라이덴 랭킹 홈페이지에서 ‘기본값’으로 제시하는 값이라는 점에서다. 상위 1%의 논문의 경우 일체 생산하지 못하는 대학도 있는 등 그 수가 많지 않다 보니 대학 간 연구력을 따지는 데 있어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내린 조치로 풀이된다. 해당 분야에서 피인용도 등이 상위 10%에만 들더라도 그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볼 때 상위 10% 논문을 기준으로 순위를 따지는 것이 랭킹을 내놓은 CWTS의 의도에 부합한다고 봐야 한다. 

KAIST는 상위 10% 논문 기준 순위에서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KAIST는 150편의 상위 10% 논문을 기록해 109편인 서울대에 앞섰다. 가장 연구 영향력이 큰 상위 1% 논문에서도 14편으로 서울대의 10편을 누르고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어떤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KAIST가 논문 수에서 수학·컴공 분야 1위라는 점은 동일했다. 상위 5%와 상위 50%에서도 모두 KAIST는 서울대를 누르고 1위 자리를 지켰다. 

1위와 2위가 KAIST와 서울대로 고정된 가운데 3위 자리는 경쟁이 치열했다. 전체 논문 수 기준으로는 한양대가 3위에 올랐지만, 상위 10%와 상위 5%, 상위 50% 등에서는 고려대가 3위였고, ‘최상위’로 볼 수 있는 상위 1% 논문에서는 영남대가 3위를 기록했다. 

■비율순위 영남대 ‘두각’, 상위 10% 포함 1%, 5% 등 1위 차지 = 논문 수만을 기준으로 라이덴 랭킹을 바라보면, ‘대규모 대학’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연구진의 ‘규모’부터 차이가 크다 보니 생산하는 논문 수에서도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AIST·포스텍 등 서울대 못지않은 이공계 경쟁력을 자랑하는 대학들보다 서울대 등 종합대학이 상대적으로 상위순위를 기록하기 쉽다는 것이다. 

라이덴 랭킹은 논문 수 순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비율 순위’를 별도로 제시한다. 해당 대학이 생산한 전체 논문 가운데 상위 논문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는 것이 비율 순위다. 규모가 작아 전체 논문 수가 많지 않은 대학도 ‘우수한 논문’을 많이 냄으로써 비율 순위에서는 상위순위에 오르는 것이 가능하다. 

수학과 컴퓨터공학 분야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낸 대학은 영남대였다. 영남대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상위 10% 논문은 물론이고, 상위 1%, 상위 5% 등에서도 1위를 차지, 우수한 논문 생산에 강점을 가졌음을 증명했다. 

유일하게 영남대가 1위를 차지하지 못한 비율순위는 상위 50%였다. 상위 50% 기준에서는 포스텍이 54%로 51%의 가톨릭대, 50.9%의 UNIST, 50.4%의 영남대 등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상위 10%를 기준으로 보면, 영남대 외 UNIST, 세종대 등도 서울권 주요대학들을 누르고 상위 순위에 올랐다. UNIST는 KAIST와 마찬가지로 ‘과기원’이라는 점, 세종대는 최근 연구 역량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는 점 등이 반영된 결과물로 보인다.

(사진=영남대 제공)
(사진=영남대 제공)

■라이덴 랭킹은? 논문 수 산정방법은 어떻게? = 라이덴 랭킹은 네덜란드의 라이덴대학교(Leiden University 내 과학기술연구센터인 CWTS(The Centre for 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가 매년 발표하는 대학순위다. 올바른 표기는 ‘레이덴대학교’지만, 라이덴대로 일찍이 알려진 탓에 대학이 발표하는 랭킹도 ‘라이덴 랭킹’으로 국내에서는 통용된다. 

라이덴 랭킹의 가장 큰 특징은 ‘논문’ 위주 순위라는 점이다. 평판도나 국제화, 교육시설이나 여건 등을 고려하는 다른 순위들과 달리 라이덴 랭킹은 오로지 논문의 수와 인용도 등을 기반으로 순위를 매긴다. 때문에 대학들의 ‘연구력’을 판단할 수 있는 순위로 명성이 높다. 

라이덴 랭킹의 또 다른 특징은 순위를 매길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다는 데 있다. 논문 수와 비율로 순위를 구분할 수 있는 데 더해 상위논문 기준도 1%, 5%, 10%, 50%로 4개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어떤 기준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순위가 크게 달라지곤 한다. 

여기에 공동저자 체제로 발간된 논문이나 여러 연구기관에 적을 둔 상태에서 쓴 논문 등의 판단 기준도 나뉜다. 라이덴 랭킹이 보유한 자체기준에 따라 공동저자 등의 논문에 조정을 가할 수도, 조정을 가하지 않고 단순 편수로 산정하는 방법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본지는 라이덴 랭킹 집계 과정에서 CWTS의 의도를 존중하는 의미로 ‘기본값’인 공동저자 등의 논문에 조정을 가하는 방법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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