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UCN 프레지던트 서밋’ 1차 콘퍼런스 종합토론

13일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0 UCN PRESIDENT SUMMIT’ 1차 컨퍼런스 모습(사진 = 한명섭 기자)
13일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0 UCN PRESIDENT SUMMIT’ 1차 컨퍼런스 모습(사진 =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박대호ㆍ이지희ㆍ이하은ㆍ허정윤 기자] 코로나19로 닥친 위기를 극복하고 교육 대전환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총장들이 13일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0 UCN PRESIDENT SUMMIT(이하 프레지던트 서밋)’에 모여 중지를 모았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풍경을 바꾼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총장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교육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며, 발전방향을 모색했다. 특히, 이날 프레지던트 서밋에는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총장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입법 의지를 보였다. 

■ 이인원 프레지던트 서밋 이사장 “코로나19 상황에서 치유를 위해 모인 자리” = “코로나19 상황에서 모여서 이야기해도 되는지 고민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미래를 생각해야지, 정부에서 어떤 정책이 나오기를 기다린다거나, 외부세력에 의해서 대학의 문제가 ‘이러쿵저러쿵’ 하기 전에 우리가 신념을 가지고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출근길에 김진영 연세대 교수가 한 칼럼을 보내왔다. 칼럼에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라는 푸시킨의 시를 담았다. 칼럼의 맨 마지막 구절의 이야기가 와 닿았다. “현실이 차단해버린 희망의 불씨를 시(노래)로 되살리면서, 낙심한 서로를 위로한다. 그렇게 우리는 치유 없는 시대를 치유해가는 것이다.” 그렇다. 이번 프레지던트 서밋은 암울한 사회를 치유하고 살리는 데 힘이 되기 위해 모인 자리다. 앞으로 6번 만날 거고, 큰 성과가 나올 거냐는 의심도 들 것이다. 교육계를 살려서 ‘어둠 속에 빛이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 이대순 프레지던트 서밋 고문 “대학이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도록 지원해야” = "AI, IoT, 데이터 분석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세계 각국이 인재 양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도 향후 10년간 50만명의 인력 양성 목표를 세웠고, 미국도 미래사회 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인재 양성의 구체적인 방법은 대학에 달려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덮쳐 대학에도 예외 없는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원격교육이라고 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 대학 행정의 변화를 겪고 있다. 그에 따른 재정 부담, 분담 문제도 헤쳐 나가기 위한 개혁이 필요한 때다. 중지를 모아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그림을 그리는 것은 매우 뜻있는 일이다. 앞으로 우리사회가 몇 가지 원칙은 세워 나가야 한다. 우선, 대학의 자율성을 신장시켜 대학 스스로가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간섭과 통제가 아닌 지원과 후원하는 체제로 전환하지 않고는 국제 경쟁력 향상이 어렵다. 변화 속에서 대학의 재정 수요가 늘어나는 데 우리 사회는 설립자 부담 원칙이라는 옛날 생각을 아직도 고집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인식 전환이 돼야 한다. 미국도 엘리트 사회에서 매스커뮤니케이션으로 넘어갈 때 재정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학비 부담이 누구 몫인지 오래도록 논쟁했다. 결국, 인재 양성의 이익을 누가 보는가. 개인에게도 득이 되지만, 고급인력이 사회로 배출돼 국력이 향상되기에, 국가도 이익을 많이 본다. 사회나 기업이 인재를 등용해 발전할 수 있기에 그들도 수익자다. 그래서 학비 분담의 원칙에서 수익자 본인, 국가, 사회가 3등분하는 무형의 원칙을 세워 개혁을 밀고 나갈 수 있었다. 우리 사회도 이런 기본 원칙을 세워서 정부와 사회는 대학을 지원하는 체제, 대학은 사회 수요에 적응하는 다양한 대학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대학의 대전환기ㆍ대개혁 시대에 사회 전체가 이러한 원칙 아래 대학을 지원해 나가야 한다." 

■ 김인철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한국외대 총장) “코로나 시대, 대학의 본질 지키기 위해 중지 모아야” = “코로나19로 대학의 여러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교육ㆍ학생지도ㆍ연구는 물론 학술활동까지 변화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대학의 본질과 존재이유, 취지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공계가 각광받는 세상이지만, 사회과학ㆍ인문학ㆍ기초과학ㆍ첨단엔지니어링 등 분야별로 균형 있게 지식이  생산되는 것이 대학의 본질을 지키는 방법이다. 생산된 지식을 융합하는 것도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지역사회의 균형 발전을 위해 대학들은 지역사회의 인프라 역할을 해야 하며, 지역사회에 합당한 인재도 배출해야 한다. 이념적으로 편향되지 않은 균형감각 있는 민주시민, 국제적 역량을 갖춘 세계 시민을 배출하는 것도 대학의 역할이고 소명이다. 보건ㆍ의료ㆍ군사ㆍ종교ㆍ예술ㆍ언어 등 대학이 아니면 특화해 교육하기 어려운 학문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도 대학이 담당해야 할 일이다. 대학의 본질을 우리가 견지하고 지켜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육의 본질을 지켜 나가며,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어떤 요소들을 보충할지 등에 대해 총장들의 중지를 모아야 할 때다. 이제는 대학들이 경쟁하기보다 협업하고 공유해야 할 때다. 대학의 재정 압박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우리는 교육기관이다. 학부모와 재학생들이 재정 부담을 느낀다면, 등록금 환불은 어렵지만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특별재난 장학금을 만들어 부담을 경감시키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 이원묵 건양대 총장 “대학의 자율성 인정해줘야” = “오랜 시간 반복돼 온 문제는 대학의 자율성 문제다. 그동안 계속 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진행 상황은 제자리 수준이다. 현재 사이버대 총장도 겸하고 있는데 한 학기 ICT기반 교육을 해본 결과 두드러진 것은 교육의 질적인 문제였다. 수단이나 방법은 베끼면 누구나 따라할 수 있지만 교육의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어떻게 교육효과로 연계하느냐가 관건이다. 여기서 핵심은 자율성이다.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각 대학의 특성에 따라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대학은 지금 출석이나 성적평가 등에 골몰하고 있지만 이는 구시대적인 요소일 뿐이다. 이런 부분은 과감하게 대학에 맡기고, 대학의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신은주 평택대 총장 “대학 줄세우기보다 대학의 고유한 기능을 차별화해야” = “지난 10일 재정지원제한 대학 지표가 확정됐는데 6개 지표를 충족 못할 경우 대학에 영향을 받도록 했다. 기본 지표보다 상당부분 완화된 측면이 있다. 그러나 현재 대학 간 공유, 국공립대 네트워크, 공영형사립대 등 여러 가지 이슈가 있는데 대학 간 경쟁을 얘기하면서 진단 항목 몇 개만을 완화하는 것은 대학의 변화 모습과 관련해 대학의 발목을 잡는 것이다. 기본역량진단이라는 이름에 맞게 대학 줄 세우기가 아니라 기본역량만 갖춘다면 대학의 고유한 기능, 차별화된 기능, 지역기여 등을 인정해줘야 한다. 이런 부분에 있어 교육부가 진일보한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국회에서 적극 도와줬으면 한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에 대해 사회의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 학령인구가 줄어든다면 똑같은 고등교육 예산으로 한 학생에 드는 교육비를 늘릴 수 있다. 학령인구가 줄었으니 대학이 위기라고 보는 것은 너무나 근시안적인 관점으로 보인다. 평택대는 사립대이지만 준국립대다. 정부책임형사립대로 방향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국립대와 사립대를 너무 큰 잣대로 구분해 왔다. 앞으로 새로운 대학 모델과 관련해 정부 책임형사립대나 공영형사립대가 새로운 모델이 돼야 한다. 공영형사립대가 더 확산되면 고등교육재정교부금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 바뀌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 장순흥 한동대 총장 “교육 대변환의 시대, 글로벌 입법 중요성 높아져” = “지금은 ‘교육 대변환의 시대’로 아주 중요한 시기다. 지금보다 더 많이 변화돼야 한다.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온라인 교육은 멈추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맞춤형 교육’이 시작될 것이다. 현재의 교육은 굉장히 비효율적이다. 학생들의 수준과 관계없이 똑같이 배운다. 온라인 교육에서는 진단 기능을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 미처 몰랐던 부분을 측정해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 이번에 아시아교육협회와 11개 대학이 함께 손을 잡은 AI 활용 학생 맞춤형 교육실현 대학 컨소시엄을 다녀왔는데, 이 같은 맞춤 교육(HTHT, High Touch High Tech) 관련 강의와 협의가 앞으로 대학 변화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글로벌을 타깃으로 삼은 입법이 중요하다. 온라인은 코로나가 있든 없든 강화될 수밖에 없다. 경쟁이 글로벌 단위로 일어나고 있다. 글로벌 차원의 입법을 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력이 없어진다. 권역별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세계적으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

이우종 청운대 총장 “지역사회 필요한 인재 양성 위해 규제 완화해야” = "교육목표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교육은 지식전달 중심이었지만, 앞으로 문제해결형으로 가야 한다. 지방대학에 배출되는 인재를 성적순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끼, 꿈, 열정을 가진 인재가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목표를 바꿔야 한다. 대학의 틀 벗어나 지역사회에 나아가서 활동하는 것을 장려한다. 우리 대학은 한국장학재단이 주관하는 '국가근로장학사업 취업연계 중점대학'에 선정돼 올해 22억원을 받는다. 대학은 지역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학생들은 지역기업에 취업한다는 취지다. 문제는 제도적으로 막혀 있다. 예를 들어 교육부는 현장실습 학점을 9학점만 인정한다. 기업에서 필요한 커리큘럼을 대학에 요구하면, 대학이 학생을 기업에 보낼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 김인규 경기대 총장 “고등교육의 문제 교육부 차원에서 해결될 문제 아냐” = "유기홍 의원은 17대, 19대, 21대 당선된 3선의원이다. 정말 교육 문제에 해박한 분이다. 대학들에 좋은 기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어 보니, 교육은 교육부 차원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어떤 사안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등과 연관돼 있기도 하다. 최근 정세균 총리와 저녁 먹으며 고등교육 문제를 교육부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건의했다. 교육 문제를 업그레이드해 끌고 나갈 필요가 있다. 고등교육의 미래를 위한 개혁에 있어서 교육부가 미흡할 수밖에 없다. 재정은 기획재정부가 쥐고 있고, 다른 부서들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고등교육의 문제를 풀려면 총장님들이 유기홍 교육위원장과 사명을 갖고 고등교육 문제의 심각성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강희성 호원대 총장 “줄세우기 평가의 피해자는 지방대학 학생” = “노무현정부 당시 지역균형발전을 중시해 지역혁신사업 등 지역대학을 위한 사업이 있었다. 그런데 대학평가 제도가 등장하고, MB정부부터 줄세우기 평가가 됐다. 2주기평가 당시 180개 대학을 대상으로 120개 대학이 통과했다. 문제는 커트라인이다. 호남은 2주기에서 50%를, 10%는 전국구로 정했다. 이번 3주기평가도 지역은 50%로 끊어서 그 커트라인에 12개 대학이 0.5점 차이로 들어갔다고 한다. 기획재정부 요구로 줄세우기해서 상대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들었다. 비리대학은 몰라도 지방대학의 경우 50%에 못 들어간 대학의 학생은 큰 피해를 본다. 유기홍 위원장이 포용교육, 균형교육 철학을 전해줬는데, 이 점을 잘 살펴주길 바란다.”

■ 이성기 한국기술교육대 총장 “대학 구성원들의 의지와 제도적 지원 함께 가야” = “고등교육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못잖게, 사학혁신도 중요하고 대학 구성원들의 태도, 각오, 의지도 굉장히 중요하다. 공직에 있다가 총장으로 와서 그런지, 다른 점이 많이 느껴진다. 조직 구성원들의 혁신 의지를 북돋고, 그 혁신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만 쉽지 않다. ‘코로나19 시대’를 기회로 승화시켜야 한다. 여기서 온라인 콘텐츠 활용은 핵심이다. 우리 학교는 작년 12월에 스마트 플랫폼을 개통했고, 온라인 콘텐츠들을 제작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을 시행하고, 교수님들이 잘 따라주고, 현장에서 이끌어 가고 있다. 국회 차원에서도 혁신의 움직임에 힘을 실어주었으면 좋겠다.”

■ 황선조 선문대 총장 “정책의 시급성 절실, 심도 깊은 고민도 필요” = “먼저 정책의 시급성이 절실하다. 최근 모 기관이 대학의 미래에 대해 연구한 결과 향후 지방대학은 3분의 1정도만 그것도 70%를 모집하는 데 그친다고 한다. 학령인구 쓰나미가 몰려와 한 번 둑이 무너지고 나면 회복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한순간 비대면 교육이 전면 시행되는 변화도 있었다. 혁명적이라 할 정도로 급작스러운 변화가 현장에서 오고 있는데, 정부 정책들은 흐름에 맞물려 진행된다고 보기 어렵다. 시급한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하고 싶다. 문제 해결이 왜 어려운지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도 필요하다. 지금으로부터 6년, 7년 전에 이미 지금 닥칠 자율화 문제, 학령인구 감소 문제, 대학에 대한 규제 등을 얘기했고, 누누이 해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학들은 문제의식을 갖고서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대학들이 서울과 지방, 국립과 사립, 대형과 소형 등 너무 여건이 달라 대응 능력을 못 갖췄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본다. 문제가 있다는 데만 집중하기보다는 문제를 왜 해결 못 했는지, 문제 해결이 왜 어려운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대면교육과 비대면 교육의 차별성 얘기를 하고 싶다. 현재 병행되는 두 수업방식의 차이를 확실히 만들어야 대학 존립의 의미가 유지될 것이다.”

■ 박형주 아주대 총장 “디지털 디바이드 등 작은 현장의 문제도 해결 필요” = “작은 문제부터 고민하고 해결해야 거대 담론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코로나19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앞으로는 온라인 수업이 상존하게 될 것이다. 대학교육 재설계 차원에서 진행돼야 할 논의다. 이와 관련해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 관련 학생들의 접근성 문제를 고민해 봐야 한다. 학생들의 가정 형편에 따라 교육 접근성이 제한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다. 학교 차원에 맡기기보다는 초중고를 비롯해 대학까지 모든 단계의 학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니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학생 문화활동의 부재 문제도 중요한 문제다. 코로나19로 실내 활동이 위험해지면서 동아리 활동 등을 못 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이 있을 만한 공간도 찾기 어려워졌다. 실내에서 실외로 문화활동을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해질 것이다. 실외에서 안전하게 모여 공부하고 문화활동하는 광장과 같은 요소들이 지금보다 더 강화돼야 한다. 대학들의 변화를 초래하는 유인책을 사업화한다면, 대학들의 초기구축이 한층 쉬워질 것이다.”

■ 최미리 가천대 부총장 “코로나19로 대학들은 ‘리셋’ 상태, 학생 만족도 높여야” = “2010년 현재의 통합대학 체제를 만들면서 ‘우리는 신생대학’이라 생각하며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해 왔다.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볼 때마다 지역적인 면을 탈피하고자 노력을 쏟은 것도 있다. 수도권과 지방 등을 나누는 사업에서 우리 대학은 오히려 역차별을 당한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모든 것이 다 컴퓨터가 리셋되듯 ‘초기화’됐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는 어떤 대학이든 똑같은 수준에 와 있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은 비대면 수업을 위해 발 빠르게 웹엑스(Webex)를 도입함으로써 성공적으로 1학기를 마쳤다. 대면수업과 비대면수업을 적절히 사용해 학생들 만족도를 높일지에 주력하는 중이다.”

■ 서민원 우송대 부총장 “대면수업과 비대면 수업의 개념 정립 필요” =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대면과 비대면의 개념을 새로 정립해야 한다. 온라인 수업을 비대면으로, 강의실 수업은 대면수업으로 구분하는데, 온라인 실시간 수업은 대면 수업과 같다. 학생 한명 한명의 얼굴을 교수들이 직접 보며 수업할 수 있기에, 이는 페이스 투 페이스(face to face), 즉 대면수업이다. 개념을 어떻게 정립하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실제로 온라인 수업에 큰 노력이 들어가고 있고, 온라인 수업의 콘텐츠는 교수가 어떤 노력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그 ‘질’이 훨씬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학생들은 대부분 온라인 수업의 질이 낮다고 본다. 일방적인 사회적 통념에서 온라인 수업을 별로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온라인 수업을 통한 대면도 대면수업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개념접근을 하고, 이를 정당화할 때 학생들의 인식도 바뀔 것이다. 온라인 수업의 개념 접근을 어떻게 하느냐를 고민할 때다. 이를 창의적으로 정립해 나가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온라인 대면수업을 통해 수업의 질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증명ㆍ홍보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전성용 경동대 총장 “초경쟁 시대에 국내대학들 머리 맞대야” = “4차 산업혁명시대는 국내 대학들끼리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유명대학과 ‘무한경쟁’하는 시대가 왔음을 알렸다. 이는 초대형 폭우를 맞은 것과 같고, 국내 대학들은 쇠사슬에 묶인 채 폭풍우 치는 파도를 맞는 격이라고도 볼 수 있다. 코로나 시대 온라인 중심으로 한 조지아 공과대학교는 4만5000달러 등록금을 7000달러로 등록금을 획기적으로 낮춰 받기도 했다. 이런 대학들과 어떻게 경쟁하겠느냐 화두를 던진 것과 마찬가지다. 이제는 국경과 법을 초월한 초경쟁 시대가 됐고, 다양한 시도와 시각을 가지고 이 어려운 형국을 타개할 방법을 여러 각도의 노력을 통해 경주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정한 도전과 혁신의 그 기회가 마련돼, 우리(국내 대학)가 노력할 수 있고 열정을 불태울 수 있었으면 한다.”

■ 박준식 한림대 비전협력처장 “고등교육의 근본적인 문제 고민하는 자리 되길” = “평교수 입장에서 개강을 2주 앞둔 지금이 가장 두려운 시기다. 어려운 시기에 학생들이 어려운 세상을 헤쳐 나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지혜를 넘겨줄 수 있는지가 가장 고민하는 일이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는 교육에서의 펀더멘탈(Fundamental)이 달라진 세상에서 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어떤 능력을 전수해주느냐가 고등교육의 포인트인 것 같다. 이제 대학의 경쟁자는 대학뿐만이 아니라 기업, 나아가 글로벌 기업까지도 대학의 경쟁자가 될 것이다. 배움 그 자체를 혁신하고, 고등교육의 미래 방향을 찾아야 하는 노력이 의미 있지 않을까. 오늘 이 자리가 고등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 “소통의 기회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 = “19대 국회 때 자료집을 냈다. 대학평가에서 재정지원제한대학 선정과정에서 지방대학이 얼마나 불이익 보고 있는지 시뮬레이션한 자료였다. 그 당시 유은혜 부총리와 교육위를 같이 하면서 그 문제에 대해 비슷한 인식을 가졌다. 황우여 전 교육부 장관에게 제대로 된 지표인지 봐야겠다고 요구했으나 끝까지 볼 수 없었다. 그러나 현 정권은 이전 정권과 다를거라고 생각한다. 정량평가 방식은 수도권 대학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량평가뿐만 아니라 정성지표는 어떻게 만드는지가 중요하다. 지역불균형 문제를 다시 전면적으로 제기하는데, 불균형 정도가 아니라 지방소멸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다. 위기 의식 갖고 있고, 우려하는 점 이해한다. 점검하도록 하겠다. 

정치권에서 자주 쓰는 사자성어로 '우문현답'이 있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이란 뜻이다. 교육에도 정확히 적용된다. 총장님들의 뜻이 충분히 국회에 전달되도록 교육위원들과 기회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전반적으로 소통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다각도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 교육위원이 비인기 상임위임에도 적극적으로 일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 시도교육감과도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면 좋다고 생각한다. 'IMF 시절에도 교육예산을 늘렸다. 지금이야말로 늘릴 때다'라는 주장을 떳떳하게 해야 한다. 특별히 당부하지만, 국가교육위설치법이 통과하려면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개별적으로든 집단적으로든 국가교육위의 필요성을 많이 밝혀 달라. 

당장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은 입법하지 않겠지만, 고등교육재정 문제에 대해선 여러 노력을 할 것이다. 필요하면 시도지사도 만날 생각이다. 우리나라 광역단체장은 고등교육은 자기 책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에 달라지고 있다. 지방대학이 소멸하면 지방자체가 같이 소멸하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경우 수도권이지만, 20대 초반 인구가 확 줄어든다고 한다. 상당수는 서울대학으로 가기 때문에 경기도도 수도권이나 혜택을 누리는 입장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방이 살아야 하고, 지방 국공립대뿐만 아니라 사립대도 살아야 한다. 지금대로 가면 지방사립대도 전멸한다. 재정이 어려워지면 한달에 180만원 받는 교수들이 나올 수 있고 비정년트랙도 늘어난다. 대학 형편이 어려운데 어떻게 경쟁력을 갖추겠나. 고등교육재정 문제에 있어서 총장들이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한다. 교육재정 파이 전체를 키워야 한다.” 

■ 홍준 본지 대표이사 “대학의 어려움에 한국대학신문이 함께 동참할 것” = “코로나19 등 대학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프레지던트 서밋을 기획하고 시행했다. 앞으로 총 6차례를 진행하면서 총장들과 함께 고민하고 솔루션을 내서 어려움을 함께 이겨나가기를 희망한다. 대학의 발전이 국가의 발전이라는 우리의 슬로건처럼, 한류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처럼 K-에듀도 전 세계로 뻗어나가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길 바란다. 대학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진학과 입시 정보를 모은 <대학선택12>를 창간하고 발행을 앞두고 있다. 오늘 프레지던트 서밋 참여 멤버 대학들을 우선적으로 소개해 어려움에 조금이나가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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