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한때 천 명 가까운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의료진의 헌신적 노력으로 현재는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안정적인 관리가 이뤄지면서 방역 모범 국가로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K-방역’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감염병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켜낸 의료진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의료진 덕분에”라는 문구와 왼손 바닥 위에 오른손의 주먹을 쥐고 엄지를 치켜세운 모습의 ‘덕분에 챌린지가’가 SNS를 통해 확산됐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사회 각계각층 지도층 인사도 캠페인에 참여했다.

알려진 것처럼 챌린지의 동작은 ‘존경하다’라는 의미의 한국수어(韓國手語)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브리핑에 수어통역이 제공되고 있다. 일례로 코로나19 상황에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언론 브리핑에는 농인들에 대한 정보 제공을 위해 수화통역사가 함께 하고 있다.

사실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분들은 손과 표정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그래서 음성언어 중심의 사회에서 수화는 외면을 받거나 소외된 것도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농인들도 글을 알 테니까 자막으로 정보를 접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한다. 그러나 농인들은 언어로서의 수어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수화가 모어이고 한국어는 제2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2008년 제정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 규제 등에 관한 법률’에서 장애인의 정보 접근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 같은 맥락에서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수어법)’이 만들어져 공식적인 언어로 인정받았다. 이제는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 브리핑뿐만 아니라 방송사의 뉴스 등에도 한국수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따라서 수화통역을 담당하는 전문가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직업인으로서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 한국수어교원과는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이 지원하나요.
“사회복지 분야, 특히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나눔에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평소 학교생활을 통해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되 장애인 관련 시설에서 활동을 진행하면서 남다른 보람이나 성취감을 느꼈다면 기본적인 자질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또한 언어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정상인으로서 농인들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수어에 능해야 하는데, 그 자체는 손과 표정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새로운 언어 습득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뜻한 바를 시종일관 밀고 나갈 수 있는 추진력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도 타인과의 대화, 즉 소통을 즐겨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봉사 관련 동아리에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사람들과 친밀한 교감을 나누고 이 과정을 학문적 관점에서 탐구, 정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대안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 한국수어교원과의 잠재적 발전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어교육은 초·중·고교의 방과 후 교실이나 동아리 활동, 대학이나 복지기관의 교양강좌에서만 이뤄졌다. 때문에 초보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고 그 결과 농인들을 가르치거나 수준 높은 정보를 제공할 전문 인력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사회적으로 수어 관련 일자리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관심은 있어도 지원하려는 젊은이들도 많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수화언어법(수어법)’ 등 관련 법률이 제정되고 그에 따라 사회 각 분야에서 농인들에 대한 정보 제공 서비스가 강화되면서 관련 인력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요즘 같은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수어 관련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면 원하는 일자리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됐다. 무엇보다도 수어교육을 아카데미 차원에서 진행하는 곳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발전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 한국수어교원과에 입학하면 어떤 내용을 공부하나요.
“전공과목으로 한국수화언어, 한국수어어휘론, 한국수어와 한국어, 초급한국수어의 실제, 중급한국수어의 실제, 고급한국수어의 실제, 한국수어문법론, 한국수어의 관용적 표현, 한국수어회화, 한국수어연구와 실제, 한국수어교육학, 한국수어교육과정개발, 한국수어지도, 한국수어어휘교육론, 한국수어문법교육론, 교육심리, 발달심리학, 교수와 학습의 원리, 농인의 심리와 문화, 한국수화분석, 농정책론, 한국수어교육실습, 통역학개론, 한국어의 이해, 의사소통개론, 초급통역의 실제, 중급통역의 실제, 고급통역의 실제, 통역실습, 전문통역 분석 및 실제 등을 개설하고 있다.”

한국복지대학 한국수어교원과
한국복지대학 한국수어교원과

- 한국수어교원과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이 무엇인가요.
“국가공인 수화통역사, 청각장애인통역사, 한국수어교원, 사회복지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 한국수어교원과를 졸업하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요.
“수어교육 기관(한국수어교원), 농아인 협회, 수화통역센터, 은행 및 카드회사 등 수어 상담 부서, 박물관·도서관·시청·구청 등 수화통역사 배치 공공기관, 대학 및 초중고 학교 학습 장면에서의 교육수화통역사, 농인의 정보접근 지원 전문인력(수어통역·문자통역·대필·학습지원), 농아동 및 농부모 가정의 건청 자녀를 위한 교육 담당전문인력, 농인을 위한 수어방송 제작 전문 인력(리포터·편집·기사작성), 농인을 위한 문화 콘텐츠 개발 전문인력(수화연극·동화·뮤지컬)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 한국수어교원과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대학이 어느 곳인가요.
“수화통역 전문가 양성 학과는 한국복지대학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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