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3곳 중 1곳 ‘안 뽑아’…채용有 대기업 69.1% 중견 61.8% 중소 49.3%
지난해 대비 9.6%p 하락…채용규모 더욱 급감 전년比 30.5% ↓

올해 하반기 신입 채용계획을 밝힌 기업은 전체 57.2%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보다 9.6%p 줄어든 수치다. (자료=인크루트)
올해 하반기 신입 채용계획을 밝힌 기업은 전체 57.2%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보다 9.6%p 줄어든 수치다. (자료=인크루트)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올해 하반기 신입 채용계획을 밝힌 곳이 절반을 살짝 웃도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약 10%p 떨어진 수치다.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고용쇼크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18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올 하반기 상장사 530곳 가운데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가지고 있는 곳은 전체 57.2%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6.8%에 비해 9.6%p 떨어졌다. 예상 채용규모도 무려 3분의 1 가량 급감했다.

이번 조사는 상장기업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9일부터 이달 4일까지 27일간 인크루트가 알바앱, 알바콜과 함께 실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쇼크 이후 첫 채용동향 조사 결과다. 상장사 1051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으며, 이 가운데 530개 상장사가 설문에 응했다. 참여기업은 △대기업 155곳 △중견기업 145곳 △중소기업 230곳 등이다.

■전체 기업의 57.2%만 “하반기 채용 있다”…전년比 9.6%p 감소 = 신입채용 계획을 밝힌 기업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반대로 안 뽑겠다고 밝히거나 아직 채용이 불투명한 기업은 소폭 늘었다.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 (자료=인크루트)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 (자료=인크루트)

올 하반기에 대졸 신입 사원을 뽑겠다고 확정한 상장기업은 57.2%다. 지난해 66.8%에 비해 9.6%p나 줄었다. ‘대졸 신입사원을 뽑지 않겠다’고 밝힌 기업은 14.2%로 지난해 11.2%에 비해 3%p 늘었다. 아직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상장사는 28.6%로, 이 역시 작년 22%보다 많아졌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봐도 마이너스 추세다. 취업의 견인차 구실을 해왔던 대기업의 채용계획이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두 자릿수 단위로 급감했고, 신입사원을 뽑겠다는 중소기업 역시 절반에 못 미친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운다.

기업규모별 채용계획 (자료=인크루트)
기업규모별 채용계획 (자료=인크루트)

대기업은 지난해 채용계획 79.2%에서 올해 69.1%로 10.1%p 줄었다. 중견기업은 68.6%에서 61.8%(6.8%p▼)로, 중소기업은 61.1%에서 49.3%(11.8%p▼)로 각각 조사됐다.

연도별 채용계획 추이를 보면 감소세는 더욱 극명하다. 특히 채용은 경기의 후행지표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올 하반기보다 내년 채용전망 지표가 더욱 안 좋아질 것이란 예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기업규모별 채용계획 추이 (자료=인크루트)
2009년부터 올해까지 기업규모별 채용계획 추이 (자료=인크루트)

■대졸 신입 티오(TO) 일제히 하락 무려 30.5%p “일자리 3분의 1이 사라졌다” = 신입사원 채용규모 역시 지난해에 비해 급감했다. 하반기 신입사원을 뽑겠다는 기업 5곳 중 2곳은 채용은 하되 채용 규모는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전년대비 감소’는 40.1%에 달했고, 반대로 지난해보다 더 뽑겠다는 기업은 19.2%에 머물렀다.

하반기 대졸 신입직원 채용규모를 조사한 결과 ‘한 자릿수 채용’이 64.1%로 집계되며, 가장 많았다. ‘두 자릿수 채용’을 하겠다는 기업은 30.7%로 한 자릿수 채용 계획의 절반에 그쳤다. ‘세 자릿수 채용’은 5.2%에 불과했다. 기업 3곳 가운데 2곳은 한 자릿수 단위로 신입직원을 뽑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1000명대 단위의 대규모 채용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하반기 상장기업에서 새로이 창출될 신입 일자리 수는 3만1173개 선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4만4821개보다 1만3648개 감소, 비율로는 무려 30.5%p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신입 일자리의 3분의 1 가량이 사라지는 것이다. 감소폭은 △대기업 -30.6%p △중견기업 –20.5%p △중소기업 –41.6%p 등으로 각각 조사됐다.

■“코로나19 고용쇼크…이미 예견된 사실” = 채용규모 감소는 이미 예견된 사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분석이다.

상반기 신입공채를 모집한 곳은 삼성을 비롯해 포스코와 롯데, SK, CJ 등에 그쳤다. 지난해 현대자동차에 이어 올해 LG와 KT 등 주요 대기업에서는 대졸 신입공채를 폐지했고, 수시채용 방식으로 전환했다.

특히 코로나19 고용 쇼크가 더해지면서 상황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경영환경이 더욱 보수적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채용규모 집계 (자료=인크루트)
채용규모 집계 (자료=인크루트)

인크루트 관계자는 “기업들이 대규모 공채 선발보다는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필요한 때에 수시로 뽑고 있다”며 “인턴십을 통해 평가 관문을 거쳐야 하거나 즉시 성과창출이 가능한 경력직 위주로 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입채용 규모가 극명하게 줄었들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기업의 채용방식을 계속해서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경향을 읽고 구직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