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수 충북보건과학대 학생처장이 18일 한국전문대학학생처장협의회 하계 워크숍에서 전문대의 학생 대상 프로그램 운영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허지은 기자)
이윤수 충북보건과학대 학생처장이 18일 한국전문대학학생처장협의회 하계 워크숍에서 전문대의 학생 대상 프로그램 운영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허지은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전국 전문대의 학생처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윤수 충북보건과학대학교 학생처장은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이 앞으로는 가해자나 피해자가 아닌, 사건의 제3자를 대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학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한 중도탈락 방지 프로그램에서는 멘토가 교수일 때보다 또래 학생일 때 효과가 더욱 높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전문대학학생처장협의회(회장 주원식, 경남정보대학교 학생처장)는 18일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에서 2020년 하계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에서 이윤수 충북보건과학대 학생처장은 전문대 학생처장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최근 대학가의 학생 대학 프로그램 운영 경향을 분석하고, 학생처와 관련된 사회 이슈에 대응해 향후 각 대학이 운영해야 할 프로그램 방향을 설명했다.

■“성폭력 ‘예방’ 주체인 ‘방관자’ 대상 예방 프로그램 활성화 필요” = 이윤수 학생처장은 미투 운동의 여파가 대학에 까지 이어졌던 경험을 들며, 성폭력 방지 프로그램의 대상이 앞으로는 ‘방관자 그룹’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여기서 방관자 그룹이란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나 가해자가 아닌 제3의 인물을 말한다.

이윤수 처장은 “한동안 성폭력 문제로 대학들이 골머리를 앓았고,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이는 여전히 대학에 큰 문제”라며 “앞으로는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의 주요 대상이 방관자여야 한다. 방관자 집단은 성폭력 ‘예방’의 주체가 될 집단이기에,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은 미래 성폭력 예방에 직결될 것이다. 성인지문화센터와 같은 성폭력 문제 관련 기관에서 오는 공문을 보면, 성폭력 예방교육의 목표로 삼아야 할 학생집단으로 방관자 집단을 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대학들은 성폭력 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형식도, 내용도 부실하게 운영하다가 사건이 터지면 피해자에 대한 상담을 실시하면서 문제를 파악하는 정도에 그쳤다. 그러다 교육부가 성폭력 예방 교육을 의무화할 것을 명령하면서 매년 일정 시간 이상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대부분 온라인 상담, 온라인 교육으로 이뤄져 있다”고 말했다.

교내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한 매뉴얼 마련의 중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이윤수 처장은 “성폭력 문제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 매뉴얼이 마련돼 있고, 이에 따라 대학이 적절하게 대응을 했느냐가 교육부 감사의 관건”이라며 “아직 교육부에서 발표한 매뉴얼은 없어, 관련 단체의 대응 매뉴얼을 참고해 대학마다 매뉴얼을 마련하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도탈락생 다수 ‘외톨이’ 학생…또래집단 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효과적” = 교육부의 대학평가에서 재학생 충원율을 주요 지표로 삼은 가운데, 재학생 충원율과 직결되는 중도탈락 방지 방안에 대학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윤수 처장은 교수자보다는 또래의 학생을 멘토로 활용하거나, 또래집단에 소속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중도탈락을 방지하기 위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윤수 처장은 “중도탈락률을 낮추는 데 대학들의 관심이 많고, 대부분 전문대가 교육부의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중도탈락 방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도탈락 방지 프로그램의 멘토로 교수가 아닌 학생을 활용한 사례들이 눈에 띄었다”며 “또래집단에 속하지 못한 ‘외톨이’ 학생들이 가장 중도탈락할 확률이 높은 학생들인데, 이런 학생들에게 교수가 상담자로 다가서면 소통이 쉽지 않다. 하지만 또래가 상담자역을 하거나, 학생이 자연스럽게 또래집단에 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중도탈락을 막는 데 보다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각 전문대에서 중도탈락 방지를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조사된 사례를 공유했다. 이윤수 처장의 발표에 따르면 전문대들은 △학교 적응력 검사 및 향상 프로그램 △학습동기 강화 상담 프로그램 △군 휴학자에 대한 위문품 발송 등 관리 프로그램 △중도탈락 예방을 위한 평생지도교수 연수 △전과‧편입학‧재입학‧장기결석자에 대한 심리검사 및 심리 상담 △학업 부진자 대상 멘토링 △중도탈락 고위험군 대상 자존감 향상 및 사회성 강화 캠프 △전임교원 대상 상담기법 특강 등을 실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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