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직업세계는 고도로 전문화되고, 세분화, 정보화 될 것으로 본다. 직업의 변화는 지금까지의 양상보다 훨씬 유동적이고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로정보센터 진미석 소장이 내린 15년 후의 직업전망이다. 전체적으로 단순기능직은 줄고 전문직과 서비스직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직업이 대폭 늘어나는 동시에 여러개 직업에 종사하는 ‘복수직업’ 사회가 도래한다는 것. 그는 특히 “미래 직업세계 판도를 좌우할 결정적 요인은 ‘IT’”라며 “막강한 지식의 요소로 떠오른 인터넷·정보통신기술은 인간관계의 변화를 초래하는 등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소장이 예견한 직업세계 변화의 특징은 ‘틈새공략’, ‘전문화’, ‘IT’ 등의 화두로 집약된다. 우선 앞으로의 직업세계는 ‘다품종 소량시대’가 될 전망. 기존 직업이 세분화돼 직업세계에서 흡수하지 못했던 틈새를 공략하게 된다는 것이다. 진 소장에 따르면 국내 직업분류체계상 직종은 85년 1만4백51종, 95년 1만1천5백37종, 2001년 1만2천306종으로, 점점 크게 느는 추세다. 앞으로는 분화 속도도 점차 빨라질 전망이다. 이처럼 다양한 신생직업이 출현하는 가운데 소멸직업도 점차 늘 것. 단순기능을 요하는 직업의 소멸이 눈에 띄는 한편 고도로 전문화된 직종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직업 유형의 변화도 지적했다. 변호사, 의사, 판사 등 전통적인 직업 외에도 자신이 스스로 창출하는 직업도 많아지는 등 전통적인 직업관이 바뀔 것이다. “‘평생직업 시대’는 가고 ‘연계형 직업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진 소장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일인당 평생에 7~8번 직업이동을 겪는 것이 보통. 우리 사회도 점차 개인의 직업이동이 잦아져 2~3년 동안 지속하는 일도 당당히 ‘직업’에 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 자연스럽게 복수직업 사회로 변화하는 등 직업의 유동성이 강화될 것으로 봤다. 유능한 직업인이란 자신이 거치거나 몸담은 여러 직업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좌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망직종으로는 IT, 첨단 전략산업, 문화·레저 관련 직업을 꼽았다. 특히 IT는“미래 직업세계 판도를 좌우할 결정적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개인적 특성에 차이가 있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유망직업’이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IT가 유망산업으로 꼽히면서 모든 대학이 ‘IT특성화’를 내걸고 IT분야 인력을 배출하는 추세에 대해서도 “‘유망직종’이라고 발표하는 순간 이미 ‘유망직종’이 아니라는 아이러니”라며 “모두 IT로 몰리면서 수급이 많아져 일자리가 모자라 전문대 디자인분야 등 졸업생들은 취업할 데가 없는 반면 고급 전문인력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진 소장은 대학생들에게 미래 직업세계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기를 주문했다. 다양한 직업이동이 가능한 사회에서는 자신의 경력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연계형 직업시대’에서는 초기에 눈높이를 낮춰 경력을 쌓아두고 그 경력을 발판으로 직업이동을 하는 방식이 현명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여학생의 경우 취업시장 변화에 더욱 예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들어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취업압박은 급속히 높아진 반면 여학생들의 준비는 아직 미비하다는 것. “전반적인 청년실업에 여성취업난까지 겹쳐 2중고, 3중고를 겪는 만큼 민첩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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