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야마 히로시 총장

고미야마 히로시 일본 도쿄대 총장(63)은 25일 "한국 교육부와 대학간 내신 반영 비율을 둘러싼 대립을 들었다"면서 "기본적으로 대학에 학생 선발권을 자유롭게 줘야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등과 학술교류를 위해 방한한 고미야마 총장은 이날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학생 선발권은 대학에 주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대학은 개성이 있어야 하고, 그것이 바로 선진국의 대학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했다.

고미야마 총장은 "한국처럼 일본도 내신 성적 반영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도쿄대는 그러나 고교 내신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으나 지금까지 좋은 학생들을 꾸준히 뽑아왔다"고 말했다.

고미야마 총장에 따르면, 도쿄대는 신입생 선발시 우리나라의 수능시험과 유사한 '센터시험'을 통해 3배수를 우선 뽑아 이들을 대상으로 자체 본고사를 실시한 뒤 두 점수를 합산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그는 지난 30년 간 이 같은 입시 방식의 결과 같은 수학 문제를 풀게 한 결과 평균점이 60점에서 40점으로 떨어졌다면서도 이 결과를 학력 저하로는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주입식 교육을 배제하고 토요일 수업을 없애 전체 학습량을 줄이는 대신 다양한 체험학습을 시키자는 취지의 '유도리(여유)'교육에 고교 교사들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탓이 학력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국립대의 지난 2004년 법인화에 대해서는 "정부 보조금은 줄었지만 자유를 얻은 것은 큰 수확이다. 법인화 성패는 결국 예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렸다"며 "예산 효율화를 꾀하면 예산 문제는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인화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 대학에 대해서는 "한국도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오른 만큼 다른 나라 흉내를 내지 말고 스스로 대학 발전안을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미야마 총장 = 1967년 도쿄대 공학부 화학공학 전공 졸업, 1983년 교수에 취임한 뒤 대학원 공학연구과장, 도서관장, 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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