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 385일, 말문이 터지고 세상이 보이더라

어학연수를 갈까, 배낭여행을 할까? 취업을 위한 어학연수가 필수코스가 되면서 요즘 대학생들이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 중 하나이다. 부제 ‘영어가 만만해진 385일 배낭여행’에서 알 수 있듯 <어학연수 때려치우고 세계를 품다>(21세기북스)는 세계여행을 통해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서강대 3학년 김성용군(신문방송)의 세계여행기이다.


지난해 8월 휴학계를 집어던진 김군은 배낭 하나 짊어지고 385일간 세계 24개국을 혼자 돌았다. 취업을 위해 어학실력 향상이라는 목표를 버릴 수 없었던 그는 특별한 여행코스를 생각해냈다. 첫 3개월을 미국 일리노이주 어바나 샴페인에 있는 ‘사회 디자인 학교(School For Designing a Society)’에서 보냈다. 이 곳은 고정관념처럼 익숙한 사회제도를 과감히 부수고 새롭게 사회를 디자인하자는 취지의 NGO단체다.


미국인 교수가 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외국인만 가득한 어학원에 앉아 인터내셔널 스튜던트(international student)와 기본적인 회화를 떠듬거리는 학원과는 차원이 다른 어학코스. 이렇게 시작한 여행에서 그는 평소 동경했던, 영화 ‘패치 애덤스’의 주인공을 만났다.


라디오PD가 꿈인 김군은 일리노이주에 머무는 동안 지역 라디오방송국에 찾아가 “방송을 해보고 싶다”고 제안한 끝에 음악프로그램을 두 달간 진행하기도 했다. ‘태극기 꽂는’ 심정으로 타국에서 한국의 음악과 문화를 소개한다는 것은 가슴 벅찬 일이었다. 그의 세계여행은 이렇게 저돌적으로 시작됐다.


남미 여행에서 그는 지극히 곡해된 남미에 대한 시선을 직접 확인했다. 터키, 페루, 이탈리아에서는 2~3주씩 ‘워크캠프’에 참가해 고아원 돕기, 행사 무대 설치하기 등의 자원봉사를 했다. 호스피텔러티 클럽(hospitalityclub)이라는 사이트를 이용해 유럽 친구들을 적극적으로 사귄 덕분에 유럽에 있었던 80여일 중 70여일의 숙박을 공짜로 해결했다.


그는 같은 시간 같은 비용으로 어학연수를 갈 바에야 훨씬 더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세계여행을 다녀오라 권유한다. ‘설마 죽기야 하겠어?’ 하는 젊음의 패기로 이어진 385일간의 세계여행을 읽다 보면 절로 그의 생각에 동감하게 된다. 김성용 글·사진 / 21세기북스 /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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