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대학수학능력시험 등급제를 당장 2009학년도부터 보완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올해 고교 3학년이 되는 수험생들부터 달라진 등급제의 적용을 받게 된다. 그동안 수능 등급제 폐지를 요구해 온 고려대와 연세대 등 서울 상위권 대학들은 곧바로 수능 등급 대신 점수를 활용해 입시를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등급제를 보완하되 수험생 혼란을 고려해 2010학년도부터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중상위권 대학과 지방대들은 수능 활용 방안을 두고 고심하는 양상이다.

▽등급제 당장 보완= 인수위는 당초 2월 초 등급제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학교 일선의 불안감이 너무 크다는 판단에 따라 발표 시기를 앞당기는 동시에 등급제 보완 시기도 2009학년도로 정하는 결단을 내렸다.

인수위는 주요 입시 정책을 바꾸려면 3년 전에 예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등급제 폐지가 아니라 보완이므로 곧바로 적용해도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인수위는 또 2007학년도와 마찬가지로 등급과 함께 백분위와 표준점수까지 제공하는 데는 대체로 합의했지만 원점수까지 공개할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 성적 표기가 등급제냐 점수제냐에 따라 학습 방법이나 강도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수험생들은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대학별 입시 전망= 인수위 결정에 앞서 21일 오전 전국입학처장협의회장인 정완용 경희대 입학처장은 “6개 지역협의회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수능 등급 외에 백분위, 표준점수, 원점수 등을 표기해 등급제를 보완하되 시기는 2010학년도 이후로 해 줄 것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이화여대 등 7개 대학 입학처장은 별도의 성명서를 내고 “수험생의 노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교육현장의 혼란과 피해를 줄이려면 2009학년도부터 등급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2009학년도 주요 대학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등급 또는 표준점수 등을 활용하거나 논술을 없애는 곳도 나오는 등 입시제도가 일부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서강대는 이미 예고한 대로 정시 논술을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중앙대도 의대와 약대 등 일부 모집단위를 제외하고는 논술을 폐지할 방침이다.

고려대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도 정시모집에서 점수를 활용하면 변별력이 생기는 만큼 수험생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논술 폐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대는 정시 1단계에선 수능을 지원 자격으로만 활용하고 논술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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