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미팅의 계절 3월. 대학가 미팅문화에도 거품이 빠지고 있다.

그 동안 수없이 많은 형태의 미팅들이 잇달아 등장해 대학가 분위기를 신선하게 바꿔왔지만 근래 캠퍼스 곳곳에서 심상치 않게 보이는'알뜰미팅' 바람은 예사롭지 않다.

임도 보고 문화생활도 즐기자는 이벤트성 '영화팅'과 IMF 태풍을 동반한 '신토불이팅'이 바로 그것.

대학생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이벤트성 미팅인 영화팅은 영화를 보며 짝짓기를 하는 것으로 지난해 처음 등장해 지금은 제법 자리를 잡은 상태.

최근에는 종로 시네코아에서 새내기들을 대상으로 한 『첫사랑』영화팅이 화제를 모았는데, 이는 현 미팅풍속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일 막을 내린 이번 영화팅은『첫사랑』영화를 파트너와 함께 관람하면서 만남을 가지는 것.

이번 행사를 주최한 모인그룹 기획실 김철 팀장은 "티켓을 구입할 때 새내기임을 밝히면 고유번호를 지정해 줍니다. 파트너는 바로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라며 "상대방이 맘에 들면 영화 관람 후 미리 준비된장소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본격적인 미팅을 하게 되지만 근래 신세대들은맘에 들지 않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는 경우가 많아 성사되는 커플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알뜰미팅' 바람은 애국심으로 승화(?)되기도 한다. 일명 IMF팅으로통하는 신토불이팅이 애국미팅의 선두주자인 셈.

애국자가 아니면 참가 자격이 박탈되는 신토불이팅. 우선 참가자는외제상표가 달린 물건은 아예 지닐 수 없다. 옷이나 가방은 물론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예외가 없다. 단 속옷에 대해서만큼은 양심에맡긴다.

따라서 미팅장소에 모이면 필히 서로에 대한 복장 및 소지품 검사부터 실시한다. 미팅진행도 이채롭다. 외래어 사용은 절대 불가. 간혹 지나치게까다로운 애국자(?)도 종종 있어 말썽이 일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 '애국'이라는 명분 하에 불편은 감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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