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T·학부성적 "변별력 아직 몰라"...서류평가 강화

서울대 로스쿨 입학전형의 윤곽이 드러났다. 다른 대학들이 법학적성시험(LEET)에 가장 큰 비중을 둔 반면, 서울대는 서류전형과 심층면접 비율을 높였다. 서울대는 지난해 학부 신입생 선발시에도 대부분 대학들이 도입했던 수능 우수자 우선 선발을 시행하지 않았다.

서울대는 최근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전형위원회를 열어 로스쿨 정원 151명 중 일반전형으로 141명을, 나머지 9명은 사회취약계층 특별전형으로 선발하는 로스쿨 입학전형안을 통과시켰다. 특별전형 인원은 최소 9명으로 추후 늘어날 수 있다.

전형일은 대부분 '가'군과 '나'군으로 나눠 뽑는 타 대학들과 달리 '가'군 전형기간인 11월 10~15일 정원 전체를 선발하기로 했다. 전형일은 추후 각 대학별 일정에 따라 '나'군으로 바뀔수도 있다.

전형안에 따르면 서울대는 141명을 뽑는 일반전형에서 1차로 서류평가(120점)·학부성적(100점)·법학적성시험(80점)만 반영해 모집인원의 약 1.5배수인 210명을 예비 합격자로 가린 뒤 점수 순으로 70명을 우선 선발한다.

이 과정에서 면접이 치러지지만 점수에는 반영되지 않고 당락 판정 자료로만 활용된다.

이에 따라 점수 비중이 가장 큰 서류평가 점수가 전체 모집정원의 약 절반의 당락을 가를 전망이다.

지원자 중 약 1.5배수만 최종 합격이 가능해 이들의 LEET와 학부 성적 점수차가 상대적으로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학부 성적을 평점과 함께 석차도 반영해 변별력이 희석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호문혁 서울대 법대학장은 26일 "LEET는 처음 치르는 것이라 큰 비중을 주기는 힘들지 않느냐"고 말했다. 호 학장은 서울대 법대생들이 사법고시를 준비하느라 학부 성적이 낮으므로 첫 해에는 이를 배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서울대 모 교수는 "서울대가 신입생 선발에서 수능 우수자를 우선 뽑거나 로스쿨 전형에서 LEET 성적 우수자를 우선 뽑지 않는 것은 우수한 학생의 기준을 다시 정하는 의미가 있다"면서 "서울대로서는 쉽지 않은 실험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반면, 연세대는 학부성적과 함께 LEET 점수 비중이 가장 높고, 중앙대와 서울대시립대는 LEET 점수가 60%에 이른다. 한국외대도 33%, 경희대는 총점 600점 중 250점이 LEET 점수다.

서류평가에는 영어성적과 사회경력, 봉사활동, 제2외국어 성적, 자기소개서가 포함된다. 영어성적의 경우 텝스 성적 기준으로 701점 이상이 지원 가능하나 고득점자에 대한 가점 규정은 없다.

나머지 예비합격자 140명 중 선발하는 71명은 심층면접이 당락을 가른다. 심층면접은 LEET 시험의 논술답안지 가채점 자료와, 서류 평가시 제출하는 자기소개서 등이 활용된다.

최소 9명을 뽑는 사회취약계층 특별전형은 장애인이나 농어촌 출신,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서류 300점과 면접 200점을 부여해 선발한다.

서울대는 이 같은 안을 학장회의 등을 거쳐 확정한 뒤 내달 4일께 로스쿨 예비인가를 받은 대학들과 공동으로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형 요소별 실질 반영비율 등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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