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AR 콘텐츠 개발, ‘해부학’ 강의에 VR 프로그램 활용, 학생 이해 도와
시중 프로그램의 장단점 수집, 의학 정보 활용해 새로운 프로그램에 반영

경희대가 VR, AR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사진은 VR을 활용한 의과대학의 ‘해부학’ 강의 전경.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경희대학교(총장 한균태)가 디지털 뉴노멀 시대를 고려한 양질의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첨단 테크놀로지 콘텐츠 설계 및 교육적 활용’ TF를 출범한 경희대는 VR·AR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실험과 실습 교과목에 적합한 교육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다. 이번 학기에는 총 3개의 강의에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의과대학 ‘해부학’ 강의와 간호과학대학 ‘아동간호학실습Ⅱ’, 공과대학 ‘CAD/CAM’ 강의다.

TF 활동으로 김도경 의예과 교수, 진상욱 의학과 교수, 신현숙 간호학과 교수, 엄주명 산업공학과 교수가 2021학년도 1학기 강의에서 그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의예과의 김도경 교수는 ‘해부학’ 강의에서 이미 출시된 VR 해부학 프로그램을 활용해 강의를 진행하고 각 프로그램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경희만의 해부학 VR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김 교수는 “최종적으로 메타버스(metaverse) 형태로 강의를 개설하고 싶다. 학생들이 각자의 집에서 온라인에서 강의실을 찾아 강의할 수 있는 순간을 상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강의에서 3~4개 정도의 프로그램을 번갈아 사용한다. 어떤 프로그램은 혈관을 보기에 좋고 어떤 프로그램은 외부 장기를 관찰하기 좋다. VR 프로그램은 화면에 극적인 효과가 있어 학생이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시신을 해부하는 카데바 실습 이후에 VR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습 중 잘 보지 못한 부분을 찾을 수도 있다. 어떤 프로그램은 환자의 건강 상태를 선택할 수 있어 해당 상태의 장기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김 교수는 “해부학은 의학 분야에서는 전통적 과목으로 교보재가 획일화됐다. 모형은 접근성이 떨어지고 책은 아무리 좋아도 2D이다. 그렇기에 해부학 실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실습도 완벽하진 않다. 책으로 본 신체도 실제로 해부를 하다 보면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라며 VR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또한 “해부학에서는 인체에 대한 3차원적 사고가 중요한데 VR은 당연히 3차원으로 신체의 3차원적 구조를 이해하기 적합하다”라고 덧붙였다.

의과대학이 개발하는 해부학 프로그램에는 장기와 혈관의 영상만이 아니라 해당 장기의 MRI, CT 사진 등도 추가할 예정이다. 실제 진료 환경과 유사하게 구성해 학생의 이해를 돕는다. 정상 상태와 병적 상태를 모두 확인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어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경희의료원 영상의학과의 도움을 받아 실제 환자들의 데이터도 모으고 있다.

‘해부학’ 강의의 조교로 참여하고 있는 의학과 19학번 안재하 씨는 VR 강의의 시작부터 함께 했다. 강의에 사용할 프로그램을 구매해 설치하고 해당 기기들을 먼저 실습했다. 안 씨는 “여러 프로그램을 사용해보니 불안정한 측면들이 눈에 보였다. 이런 부분을 찾아 교수님과 경희대만의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한다”라며 “VR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실제 해부에는 촉감이 느껴지는데 이런 부분은 불가능하다”라며 VR의 한계점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VR·AR 강의 콘텐츠 개발은 총장님을 비롯한 학교 보직 교수님들의 큰 관심과 교육혁신사업단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런 응원과 도움이 지금까지 프로젝트를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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