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만점 비율 0.05%·수학은 0.22%로 지난해보다 낮아
영어도 난이도 높았지만… “간접연계 영향은 아닐 것”
선택과목 표준점수 공개 하지 않기로

(사진= 한국대학신문 DB)
(사진= 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문·이과 통합으로 처음 치러진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가 공개됐다.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만점자도 적었고, 1등급 비율도 지난해 모의평가와 비교해 낮게 나타났다. 관심을 모았던 선택과목 표준점수 공개와 관련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과 교육부는 선택과목 있는 국어와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평가원은 29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수험생은 39만 9818명으로 재학생은 34만 2630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5만 7188명이다. 지난해 6월 모의평가 응시생은 39만 5486명, 재학생은 33만 9658명, 졸업생 등은 5만 5828명이었다.

국어 영역 공통+선택과목 체제… 어렵지 않았다는 분석 빗나가= 평가원은 수험생 진학 지도를 위해 ‘영역·과목별 등급 구분 표준점수 및 도수분포’ 자료를 공개했다. 올해부터는 국어 영역이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나눠지면서 학생들은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선택해 응시했다. 선택과목별 비율은 각각 71.9%, 27.6%로 나타났다.

표준점수 및 도수분포 자료에 따르면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6점이었다. 표준점수는 학생의 원점수가 평균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보여주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평균이 낮아지면서 표준점수 최고점은 올라가고 반대의 경우 최고점이 내려간다. 지난해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으로 올해 국어 영역의 난이도가 다소 높았던 것으로 예상된다. 1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도 4.06%로 지난해 6월 모의평가 1등급 비율인 4.41%보다 소폭 감소했다.

당초 어렵지 않게 출제됐다는 분석과 달리 실제 응시자들의 체감 난이도는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국어 만점자는 전체 국어 응시자 39만 7931명 중 182명으로 만점자 비율은 0.05%에 불과했다. 6월 모의평가 이후 입시 전문가들은 공통영역은 쉽게 출제됐지만 선택과목별 난이도가 높게 나타났을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수학 가형·나형 성적산출은 통합 제공= 수학도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구분됐다. 수학 영역 응시자 가운데 선택 과목별 응시자 비율은 확률과 통계 55.4%, 미적분 37.1%, 기하 7.5%로 나타났다.

올해도 수학 영역은 가형과 나형으로 구분됐지만 성적산출은 통합해 제공했다. 수학 영역 최고점수는 146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학 가형 최고점은 143점, 나형 최고점은 140점이었다. 수학 영역 1등급 맞은 학생 비율이 지난해와 비교해 낮아졌다. 올해 6월 모의평가 비율은 4.22%로 지난해 5.01%보다 낮았다.

수학 역시 만점자 비율이 0.22%로 만점자는 882명이었다. 지난해 수학 만점자 비율이 가형 0.7%, 나형 0.53%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6월 모의평가 이후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대로 수학 영역의 난이도는 전년대비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나형에서만 출제됐던 수2 과목이 공통과목으로 들어오면서 난이도가 높아진 것이다.

영어 난이도도 높아 1등급 학생 비율 5.51%… EBS 간접연계 영향?= 절대평가 체제인 영어는 다른 영역과 달리 등급 비율로 난도를 측정한다. 90점 이상이면 1등급이 부여되는 등 원점수에 따라 등급이 정해진다. 1등급 비율로만 보면 영어의 난이도는 높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영어 영역에서 1등급을 맞은 학생 비율은 5.51%로 지난해 6월 모의평가(8.73%)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

특히 영어 영역의 경우 2018년 8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방향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에 따라 EBS 연계율은 기존 70%에서 50%로 축소됐고 모두 간접연계로 전환해 출제됐다. 이 때문에 난이도가 높았을 것이란 질문에 평가원 측은 “출제하면서 간접연계로 인해 체감 연계도가 낮아질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체감 연계도가 높게 느껴지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결과가) 간접연계로 인한 것인지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1~3등급의 누적 비율은 약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난이도의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게 평가원 측의 설명이다.

박도영 교육과정평가원 수능기획분석실장은 “원점수 평균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1등급 비율이 낮아진 것은 상위등급을 구분하는 문항들이 어렵게 기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준점수 공개 의견에 '불가' 방침 결정= 올해부터 국어와 수학 영역이 공통+선택과목 체제로 변환되면서 선택과목별 평균과 표준점수를 공개해달라는 의견이 있었다. 문·이과 통합 시험에서 수학의 경우 문과생에게 불리할 것이란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평가원과 교육부는 선택과목에 따른 표준점수 공개는 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모의평가 시행 직후만 해도 교육부는 점수 공개 방침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논의한 결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김동영 수능본부장은 “학생들의 적성과 진로, 실력에 따라 선택해야 할 것들이 점수를 공개하게 되면 그것에 따라 유불리만을 따지게 돼 실력보다 전략적으로 몰려들 가능성이 있다”며 “한 학생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여러 학생이 그런 흐름을 보이게 되면 점수 체제가 더 혼란스러워져 학생들이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전했다.

박도영 실장 역시 “국어와 수학 모두 공통과목 점수는 100점 만점 기준이 75점으로 공통과목이 더 중요하다”면서 “선택과목별 성적 정보를 공개할 경우 선택과목이 전체 점수를 좌우한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9월 모의평가에서도 선택과목별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6월 모의평가에 대한 개인별 성적통지표는 접수처를 통해 30일 교부된다. 온라인 응시자들도 채점 결과 분석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현장 응시생과 비교한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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