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식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산학교육혁신연구원장(김포대 교수)

한광식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산학교육혁신연구원장(김포대 교수)
한광식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산학교육혁신연구원장(김포대 교수)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빈부격차, 고용불안,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최대한 시장경제의 효율성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법률을 제정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내 대학 간 역할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채 결국 농어촌지역과 소규모대학의 어려움은 더해 가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대학의 입학정원은 대규모 미달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부족 현상은 2024년까지 급감기를 거쳐 그 이후에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수도권 주택가격 폭등과 수도권 인구가 전체 인구의 50%를 돌파하는 등 어려움은 더해가고 있어 앞으로 미충원 현상은 수도권이 아닌 지방대와 전문대로 쏠릴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일이다. 결국 지방대와 전문대가 입학정원 감소에 따른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몰락할 경우 지역경제 위축으로 국가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것은 분명하다. 이제는 조속히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만 한다.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RIS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의 특징은 지자체가 대학 등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이 ‘지역혁신플랫폼’을 구축하고 자율적으로 지역혁신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는 것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물론 이 사업이 광역지자체와 지역 거점대학이 중심이 돼 지역전략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유도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이보다도 지역쇠퇴가 심각한 기초지자체와 농어촌지역 소규모대학의 실질적인 자구책(自求策) 마련이 더 시급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Top-Down방식도 중요하겠지만 기초지자체 중심의 Bottom-Up방식이 더 요구된다.   

이제는 대학도 단순히 교육서비스의 제공자가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한 핵심주체로 거듭나야 한다. 특히 전문대는 연구보다는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실용적이고 지역의 현안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대학의 주기능인 교육과 연구 활동이 지역사회 발전으로 가시화(可視化) 하는 노력이 훨씬 중요해졌다. 

일반적으로 NIS(National Innovation System)은 국가 단위의 혁신시스템을 의미하며 RIS(Regional Innovation System)은 지역 내의 혁신주체들 간의 신뢰와 호혜성(reciprocity)을 토대로 지식의 창출, 확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협력시스템이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가 시행하고 있는 RIS사업이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초지자체와 지역대학이 중심이 돼 효율적인 협력체계(LIS, Local Innovation System)가 구축돼야 한다. 이에 따라 기초지자체와 지역대학(특히 소규모대학)을 중심으로 효율적인 인력을 양성하고 지역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 국가선도산업과 지역전략산업은 일반대가 중심이 돼 운영하되 지역연고산업(향토산업)은 전문대가 중심이 돼 육성하는 정책이 바람직하다. 

강조하건데 모두가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학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기초지자체와 대학이 중심이 돼 지역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해결해야 한다. 미래사회의 먹거리를 책임지기 위해서는 대학과 기초지자체가 함께 고민하고 길을 찾아야 한다. 물론 정부도  중요성을 인식하고 조속히 관련 사업 및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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