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규 동방고 교사
입학사정관을 사로잡는 2022 자기소개서 전략
2024년 자소서 폐지 앞두고 문항·글자 수 감소
작성 전 ‘학생생활기록부’ 분석 우선
단순 나열보다 경험 중심으로 써야
꿈 실현 위한 장기 계획 수립 ‘효과적’

최철규 동방고 교사
최철규 동방고 교사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의 제출 서류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두 개의 서류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학교생활기록부며 자기소개서는 학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즉 학교생활기록부는 학생이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했으며 어떤 수업과 활동을 어떻게 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객관적인 서류로서 사실적인 정보를 담고 있다.

반면에 자기소개서는 학생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무엇을 배웠으며 이를 통해 어떤 점에서 성장했는지 등과 같이 학교생활기록부에 담겨 있지 않은 동기와 과정을 보여준다. 따라서 자기소개서는 학교생활기록부와의 연계성을 토대로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잘 드러나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어필할 필요가 있으며, 더 나아가 ‘왜 자신이 해당 대학과 학과에 적합한 인재인지를 설득’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올해 3학년 학생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에서는 자기소개서 문항이 전년 대비 간소화됐다. 즉, 대학별 자율 문항을 포함해 3~4문항에서 2~3문항으로 줄었다. 전체적으로 글자 수를 보면 4500~5000자에서 3100자로 줄었다. 문항별 글자 수를 보면 1번 문항 1500자, 2번 문항 800자, 3번 문항 800자다. 또한 이번 자기소개서 문항은 2022학년도와 2023학년도에 한해서 적용된다. 2024학년도 대입을 준비하는 고등학교 1학년 신입생부터 자기소개서 제출이 폐지되기 때문에 올해부터 자기소개서를 폐지한 대학도 있다. 따라서 올해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하려는 학생은 자기소개서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달라진 내용이 무엇인지를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올해 자기소개서를 활용하지 않은 대학은 고려대, 단국대, 서강대, 한국외대, 한양대, 교육대학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한양대를 제외하고는 올해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물론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자기소개서를 평가서류로 일절 활용하지 않는다. 특히 이화여대 초등교육과를 제외하고 한국교원대와 제주대 초등교육과 및 전국의 10개 교대가 모두 자기소개서를 활용하지 않는다. 또한 지방 거점 국립대 중에서도 강원대, 경북대(영농창업인재 제외), 경상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도 자기소개서를 활용하지 않는다.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에 학생들은 본인의 학교생활기록부를 분석해야 한다. 즉 자신의 고교생활을 되돌아보며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학교생활기록부를 토대로 내가 3년 동안 가장 열심히 했던 활동은 무엇이며 자신의 전공과 관련해 교과와 비교과에서 어떤 심화활동을 했는지, 그리고 그 활동들이 서로 어떤 연관을 가지는지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만약 자기주도적으로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탐구활동을 한 학생이라면 학교생활기록부에도 활동 내용이 충실히 기록돼 있을 것이고 이를 토대로 충분히 자소서로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대학은 학자적인 품성을 가진 학생, 자기주도적으로 탐구하려는 학생을 뽑고 싶어한다. 이러한 활동 모습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돼 있고 생생한 활동 모습이 자소서에서 입체적으로 보인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 대부분은 자소서를 쓸 때 단순한 활동을 나열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경우에도 학생들의 자소서를 보면서 항상 질문하는 것은 ‘이 활동을 통해 학생이 무엇을 보고 배웠는지, 그리고 이것이 학생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이를 통해 본인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보여달라’는 것이다. 즉 막연한 내용보다는 구체적인 사례와 경험을 중심으로 작성돼야 한다.

2022학년도 변경된 자기소개서 작성법
2022학년도 변경된 자기소개서 작성법

그렇다면 자기소개서 1번은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올해 자기소개서 1번은 작년 자기소개서 1번 문항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2번 문항 ‘의미있는 교내활동’을 하나로 통합한 문항이며 글자 수도 2500자였던 내용이 1500자로 축소됐다. 1500자로 쓰는 만큼 소재도 2~3개 정도면 충분하다. 자기소개서 1번을 접근할 때의 키워드는 ‘전공적합성을 바탕으로 한 학업 역량’ ‘활동 간의 연관성’이다.

첫째 키워드인 ‘전공 적합성을 바탕으로 한 학업 역량’을 살펴보면,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 지적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심층적인 탐구활동을 했는지에 대해 작성해야 한다. 심층적인 탐구활동이란 토의·토론, 연구보고서 작성, 실험, 독서, 학습 동영상 시청, 논문 읽기 등을 통해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한 심화활동으로 학습을 확장하는 것을 말한다.

둘째 키워드로 제시한 ‘활동 간의 연관성’이라는 것은 반드시 지킬 필요는 없지만, 학생들이 교과목 시간에 배운 내용을 창체활동으로 확장해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즉 교과영역과 비교과영역의 구분 없이 어떤 한 활동이 다른 발전된 활동의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 2~3개의 활동을 적을 수 있는 1500자 분량의 방대한 작성 범위 내에서는 이러한 ‘활동 간의 연관성’이 드러났을 때 훨씬 더 효과적으로 입학사정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한 활동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발전된 제2, 3의 활동으로 넘어간다는 자체가 자기주도성과 발전가능성, 더 나아가 전공적합성까지 평가할 수 있는 좋은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자소서 1번에서는 교과 활동과 창체활동 등이 서로 ‘유기적인 관계’로 연결되며 이런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전공적합성을 바탕으로 학업역량’이 향상됐음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자기소개서 2번은 예전의 3번과 비슷하다. 바뀐 점은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이다. 예전에는 ‘학교생활 중’이라고 해서 원칙적으로는 초·중·고 모든 학교생활 중에서 사례를 적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으로 한정했다. 그리고 예전에는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로 명시됐지만, 올해는 ‘타인과 공동체를 위한 노력한 경험’이라는 포괄적인 문구를 사용함으로써 학생의 ‘인성’을 보여줄 수 있는 모든 활동을 적을 수 있도록 했다. 글자 수도 1000자에서 800자로 줄었다. 하나의 활동을 정해서 적어도 충분히 800자로 나오기에 굳이 2개의 활동을 맞춰서 쓸 필요는 없다. 자기소개서 2번은 고등학생으로서 학교생활을 하면서 인성 및 사회성을 발달시킨 과정을 보는 것이다. 간혹 학생들은 몇 개의 활동을 적어야 하는지 질문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 중요도에 따라 1개 또는 2개의 활동을 다뤄도 좋다. 다만 학생의 인성이 잘 드러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를 쓰는 것이 좋다.

자기소개서 2번을 작성할 때 기억해야 할 첫 키워드는 ‘본인의 인성이 드러날 수 있는 구체적인 경험’이다. 보통 학생들의 자소서를 보면 본인이 리더로서 모든 문제를 중재하는 해결사로서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목표를 향해 가는 모습도 좋지만, 팔로워십과 타인을 공감하는 능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도 의미있는 활동이다.

둘째 키워드는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인성이 드러나는 추후 활동으로의 확장’이다. 멘토링으로 친구들에게 정서적 측면에서 도움을 주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했는지를 기술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 정도 썼으면 나쁘진 않지만 이러한 변화와 성장 모습이 연계 활동으로 어떻게 확장해 나갔는지를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 즉, 연계활동으로 확장된 모습은 본인의 변화 및 성장 모습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진정성 있는 모습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단순하게 타인이나 공동체를 위해 노력한 모습만을 보여주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본인의 학업 역량과 전공적합성, 인성 등을 교묘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도 필요하다.

자기소개서 3번은 대학별 자율 문항으로서 각 대학에서 수시 입시요강이 발표돼야 확실히 알 수 있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보통 자기소개서 3번은 지원자의 학업 역량, 자기주도성,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등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영역이며, 지원대학의 충성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질문으로 구성된다. 다만 예전에는 1000자 또는 1500자였지만, 올해부터는 800자로 글자수가 줄었다.

자소서 3번에서 기억해야 할 첫 번째 키워드는 ‘다양한 진로 노력’이다. 이 키워드는 서울 주요 대학에서 물어보는 ‘지원동기’와 ‘진로 계획’에서 주로 사용된다. 대학에서는 지원동기와 진로 계획을 각각 진실성과 구체성에 초점을 맞춰 평가한다. 지원 학과에 대해 어떤 계기로 관심이 갔으며 해당 전공의 어떤 세부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지적 탐색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지, 진로 탐색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좋다. ‘다양한 진로 노력’을 보여주기 위해서 교과활동,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독서활동 등을 통해 본인이 해당 전공을 공부할 수 있을 만한 역량을 갖췄다는 것을 증명하면 된다.

둘째 키워드는 ‘전공·학과에 대한 이해도’다. 학생들은 전공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낮다. ‘교육학과’라고 하면 막연하게 ‘교육학자’만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교육사, 교육철학, 교육사회, 교육심리, 평생교육, 교육통계, 교육공학 등 많은 세부 전공으로 나뉜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심도 있는 성찰이 필요하다. 막연하게 ‘교육학자’가 되고 싶다 하는 것보다 ‘청소년 교육심리가’ 또는 ‘지역평생교육 전문가’ 등 세부 전공으로 뻗어나가는 모습은 해당 전공을 열심히 탐색했다는 증거다. 대학에서도 알고 싶은 것은 왜 ‘우리 대학이냐’라는 것보다는 왜 ‘우리 전공·학과’냐다. 즉 다른 학교에 해당 학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 학과’에 오고 싶은지다.

셋째 키워드는 ‘장기적인 학업 계획’이다. 자소서 3번의 핵심은 지원자의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다. 단기 목표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즉 대학에 입학해서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지, 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대학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지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짜보는 것이 좋다. 이때 학업 계획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단순히 교육과정을 나열하기보다는 대학 입학 후 정말 해보고 싶었던 관심 분야에 대한 학업 계획을 토대로 계획해야 한다. 졸업 후 진로 계획은 과장되거나 막연한 희망 사항이 아닌 학업 계획의 연장선 상에 있어야 하며 장기적인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자신에 대해 성찰해보지 않았거나 자신의 학교생활을 꼼꼼히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자기소개서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힘들 수도 있다. 자기소개서에서는 글쓰기 솜씨가 좋다고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또한 문장이나 표현에 너무 매몰돼서 전체적인 글의 맥락을 훼손해서도 안 된다. 지금까지 본인이 했던 활동이 무엇인지 차분하게 들여다보며 스스로 분석하고 파악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아직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보지 않은 학생이라도 지금부터라도 학교생활기록부를 보면서 자신의 활동을 하나하나 정리해 보자. 이런 모습이 바로 자신의 현 위치를 파악하는 방법이자 더 나은 자신을 만들어 나가는 시도임을 기억하자.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