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에서 꿈 발견한 사람들
만학도·U턴·외국인 신입생 소개

[한국대학신문 박종민 기자] 세상에는 별의 수만큼 다양한 꿈과 목표가 있다. 그 속에서 자신만의 진로를 찾기는 쉽지 않다. 여기 전문대학에서 꿈과 목표를 발견하고 자신의 진로를 찾는 이들이 있다. 올해 전문대의 문을 두드린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소개한다.

임현균 씨(31)는 ‘클레이모델러’가 되기 위해 세 번째 대학으로 아주자동차대학 자동차디자인전공에 입학했다.(사진=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임현균 씨(31)는 ‘클레이모델러’가 되기 위해 세 번째 대학으로 아주자동차대학 자동차디자인전공에 입학했다.(사진=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자동차 클레이모델러 꿈꾸는 임현균 씨(아주자동차대학 자동차디자인전공) = 임현균 씨(31)는 대학을 세 번 입학했다. 회계학과를 졸업한 후 회계 관련 회사에서 근무하던 그는 자동차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고 디자인 회사로 이직을 했다. 디자인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기 위해 동경에 있는 디자인 대학으로 유학도 다녀왔다. 그는 최종 목표인 ‘클레이모델러’가 되기 위해 세 번째 대학으로 아주자동차대학 자동차디자인전공을 선택해 올해 입학했다.

자동차 클레이모델러는 자동차 모델링을 조소로 표현하는 희귀한 직업이다. 4~5년에 한 번씩 채용 공고가 나올 정도로 극소수의 인원만 선발한다. 그는 “자동차 특성화 전문대학에 입학해 ‘클레이모델링’ 분야 전문가에게 제대로 배워야 한다고 확신했다”며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원한 이유를 말했다.

신경여 씨(63)는 수원여대 사회복지과 최고령 학생으로 학업을 시작했다.(사진=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세 딸의 추천으로 학업을 시작한 신경여 씨(수원여자대학교 사회복지과) = 세 자매 중 둘째인 김수진 씨는 수원여자대학교 사회복지과에 2009년 입학해 26세의 다소 늦은 나이에 학업을 시작했다. 졸업 후 둘째는 첫째 언니에게 사회복지과 입학을 권유했다. 맏이인 나연 씨는 동생보다 더 늦게 학업을 시작했다. 2012년에 입학했고 2014년에는 전공심화 과정까지 하게 됐다. 현재는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행정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두 언니는 대학 진학을 망설이던 셋째 수현 씨에게도 학업을 권유했다. 셋째도 두 언니와 똑같이 수원여대 사회복지과에 2013년 입학했다. 2017년에는 전공심화 과정을 시작했다.

모두 수원여대 사회복지과의 동문이 된 세 자매는 대학 진학을 하지 못했던 어머니에게도 입학을 권유했다. 올해 세 자매의 어머니 신경여 씨(63)는 수원여대 사회복지과 최고령 학생으로 학업을 시작했다. 신 씨는 선배이기도 한 세 딸의 든든한 지원과 함께 의미 있는 학교생활을 기대하고 있다.

카라살알리나 씨(34)는 경찰이라는 직업을 꿈으로 가지고 올해 경찰행정과에 입학했다.(사진=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경찰을 꿈꾸며 입학한 외국인 카라살알리나 씨(계명문화대학교 경찰행정과) = 계명문화대학교에는 경찰이라는 직업을 꿈으로 가지고 올해 경찰행정과에 입학한 외국인 학생이 있다. 주인공은 러시아에서 온 카라살알리나 씨(34). 그는 모스크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한국어, 러시아어, 영어, 터키어, 투바어, 중국어까지 6개 국어가 가능한 학생이다. 현재 한국인 남편과 결혼을 하고 귀화 과정을 준비 중이다.

카라살알리나 씨는 중국에서 귀화한 관광경찰이 한국에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는 중국인을 회유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하는 모습을 보고 관광경찰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졌다. 그는 “범죄 등으로 고통받는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 관광경찰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70대에 귀촌한 김중섭·조경덕 씨 부부(경북도립대학교 지방행정과) = 기술인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전문건설업체 사장까지 했던 김중섭 씨(75)는 6년 전 예천으로 귀촌해 어엿한 농업 사장으로 변신했다. “지금 하지 않으면 대학공부를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 김 씨는 올해 아내인 조경덕 씨(72)와 함께 경북도립대학교 지방행정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에는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게 부부의 소망이다. 김 씨는 “그동안 회사에 다니면서 행정학과 복지 분야에 궁금증이 많았는데 인터넷이나 책으로는 잘 풀리지 않았다”며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학과에서 실을 꿰듯 체계적으로 설명해줘서 지식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씨는 “남편보다 먼저 공부하려고 했는데 같이 공부하고 싶다고 해서 함께 다니게 됐다”며 “늦깎이 대학생이 아니라 신입생인 만큼 파릇파릇하게 공부하며 삶의 폭을 넓혀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성만 씨(48)는 중국에서 작품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올해 한국관광대학교 관광중국어과에 입학했다.(사진=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안성만 씨(48)는 중국에서 작품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올해 한국관광대학교 관광중국어과에 입학했다.(사진=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중국어를 디자인한다’는 안성만 씨(한국관광대학교 관광중국어과) = 안성만 씨(48)는 세라믹회사 반디세라믹디자인의 대표이자 이천 도예촌에서 도예 작가로도 활동하는 도예 전문가다. 그는 중국의 도예작가와 소통하며 중국에서 작품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올해 한국관광대학교 관광중국어과에 입학했다. 안 씨는 도예 작가를 평생 함께할 직업으로 여기며 ‘중국어를 디자인한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그는 “한국관광대의 특화 프로그램인 중국유학 코스에 도전해보는 게 목표”라며 “충실한 학교생활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싶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전문대로 U턴 입학한 이유리 씨(경북전문대학교 물리치료과) = 이유리 씨(29)는 일반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하고 백화점과 항공사 전산센터에서 근무하다 전문대학으로 U턴 입학한 신입생이다. 이 씨는 물리치료사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올해 경북전문대학교 물리치료과에 입학했다. 그는 재입학해서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결심했다.

이 씨는 “직장을 다니던 중 허리 통증이 심해 3개월 정도 치료를 받으며 물리치료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다”며 “전문직업인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며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동기를 설명했다.

배세환 씨(37)는 ‘퍼포먼스 트레이닝’을 목표로 대구보건대학교 물리치료과를 선택해 올해 진학했다.(사진=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배세환 씨(37)는 ‘퍼포먼스 트레이닝’을 목표로 대구보건대학교 물리치료과를 선택해 올해 진학했다.(사진=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선수를 위해 물리치료를 배우는 배세환 씨(대구보건대학교 물리치료과) = 배세환 씨(37)는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까지 수료했다. 재학 기간에는 필드하키 선수로 활동하면서 플레잉 코치로 5년간 선수를 지도했다. 졸업 후에는 대학 교직원과 시간강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배 씨는 선수의 기량을 높이기 위해 트레이닝 분야 공부에 매진했다. 현장에서 만난 선수들은 각자 가진 부상 이력과 통증이 모두 달랐다. 그는 전문적인 지식 없이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주저 없이 대구보건대학교 물리치료과를 선택해 올해 진학했다.

배 씨는 선수의 부상을 막고 기량을 높이는 ‘퍼포먼스 트레이닝’을 목표로 학업을 지속하고 있다. 물리치료사 국가공인 면허증도 준비할 생각이다. 그는 “물리치료과에서 체육 분야에서 배우는 스포츠의학·스포츠재활 분야와 전문적인 물리치료학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최근에는 스포츠 분야 전반에서 물리치료사 면허 등을 요구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적성을 찾아 두 번 U턴한 장재혁 씨(영진전문대학교 드론항공전자과) = 장재혁 씨(32)는 자연과학고등학교에서 조리전공을 졸업하고 일반대학 식품학과 3학년 재학 중에 실용 학문을 배워보고자 전문대학 제과제빵학과에 다시 입학해 2년간 교육과정을 마쳤다.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직장생활을 했지만 그는 뒤늦게 조리·제빵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새로운 진로를 고민하던 중 드론 관련 기술에 흥미를 느끼고 올해 영진전문대학교 드론항공전자과에 진학했다.

장 씨는 드론 기술을 살릴 수 있는 군무원으로 활동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동기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열심히 노력해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겠다”며 “국토방위와 자주국방의 자긍심을 갖는 군무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편집자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로 구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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