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일 오산대 UI·UX웹디자인과 교수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 웹UI·UX 디자인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 재능나눔 캠페인에 동참한 안상일 오산대 UI·UX웹디자인과 교수의 모습. 안 교수는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사진=박종민 기자)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 재능나눔 캠페인에 동참한 안상일 오산대 UI·UX웹디자인과 교수의 모습. 안 교수는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사진=박종민 기자)

[한국대학신문 박종민 기자]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전문대학이 비상 상황에 놓여있는 만큼 비상한 수를 쓸 수 있도록 용기를 가져야 한다.”

안상일 오산대학교 UI·UX웹디자인과 교수는 편집디자인으로 시작해 웹페이지부터 UI·UX디자인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우리나라 디자인업계의 산증인이다. 김연아 온라인 프로모션, 현대배구단 온라인 프로모션 등 진행한 홈페이지나 이벤트 페이지도 다양하다. 2009년에는 다람미디어라는 회사를 세우고 운영하며 웹디자인학원에서 강사로도 활동했다. 현재는 오산대에서 웹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안 교수는 기업에서 진행하던 다양한 마케팅과 웹페이지 디자인 등을 전문대학에도 적용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UI·UX웹디자인과 홈페이지 리뉴얼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왔다. 또 전문대학 전체에 웹페이지 리뉴얼 등을 퍼뜨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COLIVE) 재능나눔에 웹UI·UX 디자인분야로 참여했다.

안 교수는 “전문대학이 마주한 상황에서는 이전까지 하지 않았던 혁신적인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도전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7일 오산대를 찾았다.

■인터넷이 선사한 기회 = 안상일 교수가 처음부터 웹디자인 등에 도전한 것은 아니었다. 편집디자인을 전공하고 연예기획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디자인을 계속하면서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특히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환경이 그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안 교수는 “인터넷에 여러 매체가 뛰어드는 것을 보면서 분명히 이쪽으로 분위기가 바뀌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당시에는 드림위버나 플래시로 만든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 이걸 배워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안 교수가 웹페이지를 보며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을 때 기회가 찾아왔다. 그가 일하던 연예기획사 ‘백기획’에 연예인의 홈페이지를 만들라는 미션이 주어진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안 교수는 “웹페이지 만드는 기술을 배우려고 학원도 다녔다”며 “배우면서 더 큰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웹디자인을 배우고 가능성을 확인한 안 교수는 대학원에 진학했다.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공부하면서 중앙직업전문학교에서 강사로도 활동했다. 당시에 만났던 사람들과 협업도 하면서 웹디자인 기술을 계속 연마했다. 안 교수는 “공부와 강사일을 하면서 디자인 일도 받아서 하느라 정말 바빴지만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성숙해지는 경험이 됐다”고 회고했다.

2000년대 초반이 되면서 웹디자인은 하나의 문법으로 바뀌었다. 홈페이지도 점점 흔한 것이 됐고 디자인 일을 다 소화하기 위해 2009년 웹에이전시 다람미디어를 창업했다. 인터넷이 그에게 준 기회는 큰 성공으로 돌아왔다. 그는 인터넷이 선사한 기회를 학생들에게도 전달해주자는 생각으로 오산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위기감을 씻어낸 홈페이지 리뉴얼 = 안상일 교수가 마주한 전문대학의 상황은 쉽지 않았다. 줄어드는 학령인구로 발생한 대학의 재정난과 그로 말미암아 전문대학에 퍼진 위기감은 새로 부임한 교수에게 큰 짐으로 다가왔다. 그는 뭔가 분위기를 반전시킬만한 사건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눈에 들어온 것이 학과 홈페이지였다. 그는 “현재 대학에서 쓰고 있는 홈페이지를 보면 블로그 형태에 가깝다”며 “모든 학과가 똑같은 프레임에 맞춰서 운영하는 홈페이지를 보고 얼른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곧바로 홈페이지 리뉴얼에 착수했다. 그는 웹에이전시와 마찬가지로 웹디자인 관련 학과에서 홈페이지가 얼굴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학과에서 진행하는 모든 활동을 깔끔한 사진으로 정리해 홈페이지에 탑재했다. 인포그래픽을 적절하게 사용한 학과 로드맵도 만들었다. 교수진의 프로필도 상세하게 소개했다.

바이럴 마케팅도 활용했다. 관련 학과에 진학하고 싶은 지원자가 검색엔진에 검색을 했을 때 바로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올렸다.

홈페이지의 반응은 뜨거웠다. 홈페이지 리뉴얼 후 오산대 UI·UX웹디자인과의 신입생 지원자는 전년대비 51.8% 상승했다. 다른 관련 학과들은 오히려 20% 내외로 지원자 수가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높은 상승률이었다. 안 교수는 “다른 대학이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을 찾아서 공략한 틈새 전략이 먹혔다”며 “학과에서 만든 성공사례가 전문대학 전체에 확산된다면 그 효과는 더 클 것이다”고 설명했다.

■관성을 멈추고 기회를 찾아야 = 안 교수는 전문대학의 위기를 촉발하는 원인으로 관성적인 습관을 지적했다. 모든 대학이 위기라는 것을 알지만 선뜻 나서기에도 두려워 이미 했던 것 중에서 잘했던 것 위주로 운영을 지속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나마 현재는 대학 전반에 어느 정도 여력이 남아있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10년, 20년을 생각해보면 현재는 비상한 수를 써야만 하는 상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오산대의 성공사례를 이야기하면서 전문대학이 해볼 수 있는 시도가 많이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COLIVE 재능나눔에 동참한 것도 전문대학 안에서 새로운 성공사례를 발굴해 주변에 알리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다. 그는 “바이럴 마케팅이나 웹페이지 리뉴얼 등은 대학 사회에서는 상당히 낯선 일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 문화에서는 너무 당연한 일이 되고 있다”며 “외부에서는 하고 있지만 대학 사회 내에서 하지 않는 일을 찾아보면 그 속에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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