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기 가톨릭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배상기 가톨릭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배상기 가톨릭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2022학년도 대입을 위한 4년제 일반대학의 수시전형 지원이 끝났다. 그러나 전문대학의 수시 1차 전형을 위한 수시지원은 10월 4일까지이다. 일반대학에 지원하지 않았거나 원하는 전공이 일반대학에 없다면 전문대학에 지원하기를 권한다. 전문대학에서도 사회진출을 위한 최고의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대학은 일반대학에 갈 수 없는 학생들이 진학하는 것으로 생각됐다. 그러나 일반대학에 진학한다고 해서 더 성공한 삶이 아니듯이 전문대학에 진학했다고 해서 실패한 삶이 아니다. 선택이 다를 뿐이다.

금년 봄에 한 일간지에 보도된 배 모 씨의 기사가 주의를 끌었다. 배 씨는 서울대학교 체육 교육과를 졸업하고 석사학위까지 취득했지만 대구보건대학교 물리치료과에 재입학했다. 대학교 교직원과 시간 강사로 활동하다가 스포츠 의학과 스포츠 재활분야에 전문적인 물리치료 분야의 해부학 등을 더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스포츠재활센터를 개원해 선수들의 부상 방지와 재활을 돕고 기량을 올려주는 전문 트레이닝을 하고 고령화되는 일반인들의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물리치료사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배 씨 이외에도 소위 명문대학이라고 하는 일반대학을 졸업한 후에 전문대학으로 재입학(일명 U턴 입학)하는 사례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믿고 진학한 일반대학에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었기에 인생을 재설계하는 것이다. 즉 자신의 사회진출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 전문대학에 있다는 것을 늦게 발견한 것이다. 이런 선택은 입학 성적이 좋고 명문대학 여부가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이루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대학이 어디인지가 선택의 기준이다.

이런 점에서 성적이 중위권 이하의 학생들에게 전문대학은 매력적이다. 2015년에 졸업자의 취업률은 일반대학보다 전문대학이 5.1% 높았다. 이 격차는 점차 증가해 2019년에는 7.6%가 됐다. 일반대학이 63.3%인데 전문대학은 70.9%였다. 전문대학은 취업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며 시대의 흐름에 맞는 인재를 육성하고자 노력하기 때문에 나온 결과이다. 취업이 잘되다 보니 전문대 졸업자의 계층 상향이동률(상위 소득의 직업으로 진입하는 비율)이 2006년에 2.0%에서 2016년에는 3.6%로 증가했다(중앙선데이 2020.10.19).

현실적으로 전문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학업능력이나 자존감 등이 부족한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그런 학생들을 취업시키기 위한 전문대학 교수들의 노력은 엄청나다. 경민대학교의 영유아통합보육과 미술심리보육전공인 안선아 교수는 ‘학생들을 취업시키기 위해서 첫째, 학생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하면서 현장실습을 통한 100%로 취업연계 교육을 하고 평생지도교수제를 운영해 학생들이 중도탈락하지 않고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신안산대학교 연예매니지먼트과 김연정 교수(전 직업교육현신지원센터장)는 전문대학의 장점을 3가지로 요약했다. 첫째는 취업과 창업을 위한 밀착지도, 둘째는 기초학습능력 향상에 중점을 둔 학습지도, 셋째는 학과 적응과 학습능력향상을 위한 다양한 제도운영이다. 취업과 창업을 위한 지도에는 실전 역량 향상과 자신감 고취를 포함하고 있으며 기초학습능력 지도에는 학생들이 전공을 공부하는데 필요한 부분을 별도로 지도한다는 것이다. 또한 멘토교수제와 미러링 제도 등을 이용해 학생들이 가진 학습능력을 끌어올려 어엿한 사회인으로 설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학생 수준에 맞춰 지도하는 전문대학의 노력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대학입시 경쟁이 치열한 만큼 소위 명문대학만 보일 뿐이다. 전문대학은 고등학교까지는 성적이 우수하지 못했어도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하는 사회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학업에 자신이 없으나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싶다면 전문대학을 두드려보자. 지금은 공부를 못한다 해도 기회는 열려있다.

급변하는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최고의 선택은 전문대학에서도 가능하다. 그것은 지금까지 증명돼 왔고 앞으로 더 많이 입증될 것이다. 그것이 흐름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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