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리모델링이란 건물 신축이 어려운 상황에 대한 일종의 대안적 성격을 띤 건축행위라 할 수 있다. 리모델링은 기본적으로 노후화된 건축물의 기능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는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출발한다. 사실 사람도 나이가 들면 이런 저런 이유로 기능이 떨어진 신체 기관을 정비하듯이 건축물도 마찬가지다. 리모델링은 기존 건축물을 완전히 허물고 새로 짓는 재건축과 달리 구조체(골조)를 유지하면서 평면을 앞뒤로 늘려 면적을 키우거나 층수를 올려 주택 수를 늘리는 방식이다. 아파트의 경우 주거 불편의 핵심 원인인 설비와 마감재를 개보수하고, 지하 주차장을 새로 만들거나 더 넓힐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난이 심화되면서 추진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재건축보다 상대적으로 규제도 덜하고 절차도 간단한 리모델링이 건축시장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아파트 재건축은 2018년 3월 안전진단 강화로 기준 연한인 준공 30년을 넘어도 통과 등급을 받기 어렵지만 리모델링은 준공 15년 이상이면 추진할 수 있다. 구조체 안전진단에서 유지·보수 등급이 B 이상이면 층수를 높이는 수직 증축이, C 이상이면 수평 증축이 가능해진다. 이런 장점이 부각되면서 대형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시장에 뛰어들며 파이를 키우고 있다. 공동주택이 아닌 단독주택의 경우에도 요즘 떠오르는 트렌드인 리모델링이 단연 인기다. 집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보다는 공간의 변화에 차별화된 디자인을 적용해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만족도가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특히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며 자산가치까지 끌어올 수 있다. 이미 수명 30년이 넘은 1990년대에 지어진 수십만 호의 아파트들은 중·고층 단지인 경우가 많아 용적률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고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재건축이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골조까지 허물어버리는 재건축과는 달리 자원의 절약과 함께 주거환경 개선까지 가능하다는 이점 때문에 리모델링의 절차에 관한 규정이 주택법에 들어왔다. 이에 따라 리모델링이 초과이익환수와 기부채납, 임대주택 등 까다로운 규제 속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었다. 유럽 등 외국에서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리모델링 특례규정까지 두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최근에는 환경을 생각하는 그린 리모델링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으며, 건축물 또는 냉난방 설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저감시키는 환경친화적 건축물로의 성능 개선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주택 공급과 가격의 안정이 정부의 경제정책 중 1순위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재건축과 함께 리모델링 시장은 꾸준히 성장 가도를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송정보대 리모델링건축과.
우송정보대 리모델링건축과.

- 리모델링건축과는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이 지원하나.
“일단 주거문화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함께 개선에 대한 문제의식과 그에 따른 대안 제시 능력을 갖춰야 한다. 학업적 능력도 필요하지만 예술적 감각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음악, 미술 같은 예능 과목에도 관심을 갖고 수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창의적 영감을 쌓을 수 있어야 한다. 최신 건축과 관련된 소식도 자주 접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커뮤니티에 가입해 직·간접적인 경험의 폭을 넓혀야 한다. 학교마다 건축과 관련된 동아리가 개설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동아리에 참여해 리모델링 분야의 과제를 선정하고 동료들과 함께 다양한 자료를 수집해 색다른 아이디어가 담긴 결과물을 만들어보는 것도 필요하다.”

- 학과의 잠재적 발전가능성은. 
“우리나라의 노후 주택(건축한 지 20년 이상된 주택)은 800만 호가 넘는다고 한다. 2020년에 리모델링 시장규모가 40조원을 넘어섰고 2025년이면 60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이 리모델링 시장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에서도 리모델링은 자산가치의 증대보다도 주거환경 개선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 문제는 리모델링을 전문으로 하는 건설회사가 아직 많지 않고 또 이 분야를 전공한 인재가 부족하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커지며 유능한 인재에 대한 스카우트가 치열해지고 덩달아 몸값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리모델링건축과에 입학하면 어떤 내용을 공부하나. 
“건축 및 실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고 기술자가 갖춰야할 자질과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실무 중심의 교육을 목적으로 하며 1학년 때는 건축일반1, 기초제도, CAD기초, 색채및인간공학, 전산응용1, 프리핸드드로잉, 실내디자인, 전산응용2, 건축일반2, 건축재료시공, 건축제도, 3D실무1, 표현기법, CAD응용1 등을 배우게 된다. 2학년 때는 건축법규, 공간기획설계1, 적산및견적, 캡스톤디자인1(리모델링실무1), 명장프로젝트1(3D실무2), 실내건축제도실무, 샵드로잉1, 명장프로젝트2(CAD응용2), 캡스톤디자인2(리모델링실무2), 시공창업실무, 샵드로잉2, 공간기획설계2, 포트폴리오, 건축모형실습 등으로 구성돼 있다.”

-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건축산업기사, 실내건축산업기사, 건축재료시험산업기사, 건설안전산업기사, 건축설비산업기사, 건축일반시공산업기사, 콘크리트산업기사, 가구설계제도사, ATC 기술자격 1·2급(CAD), 전산응용건축제도기능사,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 ITQ 정보기술자격증, GTQ 포토샵자격 1·2급 등을 취득할 수 있다.”

- 학과 졸업 후 사회에서 어떤 역할이 가능한가. 
“산업기사 취득 후 졸업과 동시에 한국건설인협회 초급기술자로 등록(4년제 대학졸업자와 동일)할 수 있고, 시청·공단·공사 등의 국영기업체, 건설회사, 인테리어 디자인사무소, 설계사무소, 건축직 공무원, 군무원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 리모델링건축과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대학은 어느 곳이 있나. 
“건축 관련 학과로는 경민대의 도시공간건축과, 강릉영동대의 스마트건축과, 연성대 및 인덕대의 실내건축과, 제주관광대의 인테리어건축과, 경복대와 부산과기대의 친환경건축과 등이 개설돼 있고 리모델링건축과는 우송정보대에 설치돼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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