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운 전국 4년제 대학 조기취업형 계약학과협의회장(경일대 조기취업형계약학과 선도대학육성사업단장)

남지운 전국 4년제 대학 조기취업형계약학과협의회장
남지운 전국 4년제 대학 조기취업형계약학과협의회장

바야흐로 수시전형 시즌이다. 수험생은 물론 고3 담임선생님, 학부모가 마음을 졸이며 바쁘게 움직이는 시기다. 합격을 위해서는 대학과 전공 선택을 비롯해 각종 전형, 최근 수년간 경쟁률, 입시경향 등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넘길 수 있는 것이 없다.

수험생과 진학지도 교사들이 원서 작성을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가 ‘취업’이다. 취업대란, 고학력 실업 등과 같은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취업난 시대에는 취업 잘 되는 대학과 학과가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대학생들의 상당수가 대기업과 공기업, 공무원 등을 선호하는 반면 중소기업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취업 불균형이 심각한 지경이다. 대기업 입사는 바늘구멍인데 중소기업은 오히려 구인난을 겪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인력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시점에서는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를 눈여겨볼 만하다.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는 2018년부터 교육부가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선도대학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주관하는 정부사업으로 연륜은 짧은 편이다. 4년제 대학의 경우 권역별로 현재 8개 대학 29개 학과가 참여하고 있으며 참여 대학별로 3~4개의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는 수도권의 가천대, 한국공학대, 한양대 ERICA를 비롯해 대전·세종·충청권의 순천향대, 대구·경북·강원권의 경일대, 동남권의 동의대, 호남·제주권에는 국립대인 목포대, 전남대 등에 설치돼 있다.

조기취업형 계약학과의 장점은 매우 많다. 학생 입장에서는 입학과 동시에 100% 취업이 확정되는 데다 4년제 대학을 3년 만에 졸업하면서 공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또한 국가장학금 등 다양한 장학금으로 학비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고 현장실무형 수업도 들을 수 있다. 중견기업과 우수 중소기업이 대상이 되는 기업의 경우 조기 인재확보를 비롯해 기업맞춤형 인재양성, 교육과정 개발 참여, 저렴한 교육비 부담 등의 장점이 있다.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는 각 지역과 대학 특색에 맞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ICT 융합공학, 스마트융합, 로봇융합, 미래자동차, 푸드테크 등과 관련된 교육으로 이뤄져 미래 신산업을 대비한 맞춤형 인력 양성이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경일대의 경우 경상북도와 경산시 등 지자체에서 장학금을 지원해 학생 부담금이 거의 없고, 우수 중견·중소기업 참여율이 높다. 이로 인해 기업과 학생의 만족도가 참여 대학 중 가장 높은 편이다.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는 전국에 골고루 분포돼 있지만 전체 대학으로 볼 때 대학 수와 학과 수, 모집정원 등은 미미한 규모다. 하지만 취업 준비생 89만 명에 대졸 실업자가 50만 명에 이르는 시대에서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다시 말해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는 대학 입학과 취업을 동시에 해결하고 싶은 수험생에게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지역기업에 우수 지역청년의 정주를 실현하기 위한 좋은 정책이기에 기업과 학생뿐만 아니라 경일대처럼 지자체와 대학에서도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또 조기취업형 계약학과의 특징과 강점이 취업난을 다소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면서 시너지를 낸다면 또 다른 모멘텀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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