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간의 경계를 허무는 복합문화공간. 지난 7월9일 개관한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원장 정희자)는 문화계의 작은 이슈가 되었다.

겉으로는 경주 선재미술관의 서울 분관이었지만, 내·외적으로는 차세대 문화 공간이 될 복합예술공간을 추구했기 때문. 이를 위해 지상 3층 지하 3층의 건물(연건평 1천4백82평)에 2백25평의 전시장과 2백50석의 소극장을 비롯한 자료실, 레스토랑, 아트숍 등 다양한 하드웨어를 구축했다.

그리고 근대 한국 작가들의 소장품을 소개한 「반향전」 (7.9 ∼ 29)을 +필두로 「이불 개인전」 (10.16∼ 11.15), 영화 「바스키아」상영 (9.12-11.1),「윤이상 추모 음악회」 (11.3) 등 기획전과 공연, 영화 상영이라는 소프트웨어를 부지런히 채워 넣었다. 그리고 개관 5개월을 +즈음해 「제1회 서울퀴어영화제」와 「비디오 작가전」이 열린다.

발돋움을 시작한 아트선재센터의 부관장 김선정씨의 인터뷰를 통해 복합예술공간에 대해 살펴보고, 더불어 이 공간을 통해 비로소 성사될 수 있었던 「퀴어영화제」를 살펴본다.

아트선재센터가 개관할 당시 표방했던 것은 사간동 문화벨트의 화랑들과 함께 문화활동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는 박물관미술관의 경계를 허물고 과거와 현재의 미술을 아우르는 동시에 영화와 연극, 무용, 음악 등 인접 예술 장르를 적극적으로 수용, 기존 문화 공간과는 구별되는 복합예술공간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겠다는 것. 그리고 4개월여의 시간이 흘렀다. 교복으로 단장한 여학생에서부터 중년의 부인들까지, 이 곳 문턱을 부지런히 넘나든다.

아트선재센터의 수석 큐레이터 김선정씨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고 모든 것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관객들의 반응이 좋다. 지금까지 활동에 대한 자체적인 평가는.

"미술관 운영은 경주 선재미술관에서의 경험이 바탕이 됐기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공연의 경우 아직 축전 된 노하우가 없어서 +힘들다. 그럼에도, 관객들이 많고 호응도 좋은 편이라 기쁘다"

- 경주 선재미술관과 아트선재센터의 차이는.

"우리 나라의 미술관 개념은 매우 경직돼 있다. 즉 고급문화를 향유하는 폐쇄된 공간이며 다른 장르에 대해서도 철저히 배타적인 공간이다. +선재미술관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미술관 문화를 고수할 것이고, 아트선재센터는 이런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할 것이다"

-. 제1회 서울퀴어영화제를 유치하게 된 것은.

"기존 문화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취지에 부합됐기 때문이다"

-. 지금까지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아직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술관과 상업화랑의 활동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 관람객들이 미술관과 화랑을 동일한 곳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하지만 대중사이에 문화 마인드가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미술관 문화도 제 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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