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핵심역량과 직업 기초 역량 향상…메타버시티 개념 고도화
커뮤니티·러닝·캠퍼스 라이프·커리어 디벨롭멘트·글로벌 에듀케이션 등
5개 영역으로 정의된 ‘메타 펜타곤(META PENTAGON)’으로 참여 독려
학습공간, 진로취업, 심리상담 등 다양한 분야 망라한 하나의 커뮤니티로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가 메타버시티 속 비교과 프로그램의 원활한 운영르 위해 구성한 메타 펜타곤의 모습. (사진=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가 메타버시티 속 비교과 프로그램의 원활한 운영르 위해 구성한 메타 펜타곤의 모습. (사진=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메타버스와 메타버시티 구상을 향한 대학들의 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63개 전문대학과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이하 학회)가 함께 구성한 메타버시티(Metaversity) 플랫폼은 이번 2학기부터 정규교과 프로그램으로 ‘메타버스 윤리전문가’ 과정을 선보이며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다.

아직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자리잡지 않은 상황에서 메타버시티에 참여하는 대학은 메타버시티를 시범 테스트나 홍보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메타버스 대학 컨소시엄과 학회가 추구하고 있는 ‘대학 교육에 메타버스 기술을 원활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아직 부족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 메타버시티 개념을 고도화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한 이유기도 하다. 

비교과 프로그램은 그동안 학생들의 핵심역량과 직업 기초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학회는 메타버시티 개념을 고도화하고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메타버시티 속 비교과 프로그램 도입을 결정했다. 

‘META Community’를 위해 가상현실에 구현된 동아리 및 스터디 활동에 필요한 회의실의 모습. (사진=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META Community’를 위해 가상현실에 구현된 동아리 및 스터디 활동에 필요한 회의실의 모습. (사진=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 메타버시티 속 비교과 프로그램, 메타 펜타곤으로 분류 = 학회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이전보다 더욱 활성화된 비교과 프로그램 운영을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학회는 메타버시티 내 비교과 프로그램을 △메타 커뮤니티(META Community) △메타 러닝(META Learing) △메타 캠퍼스 라이프(META Campus Life) △메타 커리어 디벨롭멘트(META Career Development) △메타 글로벌 에듀케이션(META Global Education) 등 5개 영역으로 구분했다.

먼저 메타 커뮤니티 영역에 속한 비교과 프로그램은 학생 자치와 관련된 일이 중심이 된다. 여기에는 창업 동아리 활동, 학습 공동체, 학생자치(취미) 동아리 활동 등을 꼽을 수 있다. 학생들은 메타버시티 플랫폼에서 자치 동아리를 신청하면 마치 대학이나 학과에서 별도의 동아리 방을 지원해주듯이 가상공간에 모임을 위한 전용 공간이 주어진다. 동아리를 개설한 학생들은 전체 참여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회원 모집을 진행하고 설립 목적에 맞는 활동을 할 수 있다.

지난달 20일 인천대가 연 ‘2022 제 8회 공학 페스티벌’의 포스터. 
지난달 20일 인천대가 연 ‘2022 제 8회 공학 페스티벌’의 포스터. 

지난달 20일 인천대가 연 ‘2022 제8회 공학 페스티벌’에서 해당 대학의 공과대학이 메타버스 구축 동아리를 구성한 것을 예시로 들 수 있다. 이들은 1학기를 마친 후 여름방학 내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대면과 비대면을 번갈아가면서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이 기간 동안 인기 게임인 ‘마인크래프트’를 이용해 연구실의 흄후드와 가상공과대학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상황을 페스티벌에 참여한 대학 구성원들에게 소개하면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충분히 학생자치 동아리 활동을 진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 새로운 온라인 학습공간으로 자리잡은 메타버시티 = 두 번째 ‘메타 러닝’은 학습 공간을 의미한다. 메타 러닝은 교수에게는 교수학습 연구 공간을, 학생에게는 스터디 동아리 공간을 부여한다. 매년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학습 수업도 여기서 이뤄진다. 현재 ‘META Learning’에는 ‘메타버스 윤리전문가’, ‘메타버스 교육전문가 2급’, ‘메타버스콘텐츠 크리에이터 2급’ 등 3개의 교육과정이 개설돼 있다.

집중수업 형식으로 진행되는 해당 교육과정은 15차시 1학점 교과목으로 구성되며 성적은 P/F(Pass/Fail)로 나눠 부여한다. 과목에 참여한 일반인, 학생, 교직원들은 △4차 산업혁명과 메타버스 △메타버스에서의 교육 △메타버스 주요 윤리 문제 △메타버스 에티켓 등 다양한 강의주제를 통해 메타버스 윤리를 배울 수 있다.

‘META Learning’을 위한 디지털 배지와 자격인증서의 모습 (사진=한국직업교육학회)
‘META Learning’을 위한 디지털 배지와 자격인증서의 모습 (사진=한국직업교육학회)

‘메타버스 교육전문가 2급’ 과정의 경우 교수 또는 교직원을 위한 과정으로 메타버시티에서 수업 또는 입학식이나 졸업식과 같은 행사를 운영하기 위한 기술을 배우는 과정이다. 또한 ‘메타버스콘텐츠 크리에이터 2급’ 과정은 학생을 위한 교육과정으로 이뤄져 있으며 메타버시티에서 아바타나 여러 가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기술을 배울 수 있다. 메타버스를 둘러싼 ‘더 저렴하고 더 나은 기술’들이 계속 발전하면서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아바타나 콘텐츠 개발 방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해당 과정에 학생들의 많은 관심과 높은 참여도를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소개한 과정을 이수한 참가자들은 선택에 따라 온라인 내에서 이수를 증명할 수 있는 ‘디지털 뱃지’ 형태로 자격인증서가 발급된다. 디지털 뱃지란 정규교육 이외 프로젝트 활동과 마이크로디그리 등 다양한 디지털 교육‧경험‧자격 이력을 누적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온라인 자격증 발급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해당 자격증이 필요한 곳에 문제없이 이수 여부를 증명할 수 있다.

■ 메타버스 활용해 입학식 연 순천향대, “특별한 경험 의미 깊었다” = 이어 ‘메타 캠퍼스 라이프’는 대학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행사를 위한 공간이다. 학생이 중심이 돼 이뤄지는 가장 큰 행사인 축제와 체육대회를 비롯해 대부분의 대학 생활을 온라인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오프라인에서는 대학 연합 축제가 현실적으로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메타버시티 안에서는 제한 없이 주변 대학과 연합해 공동축제나 공동행사를 여는 것이 가능하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활동에 제약이 생긴 대학들은 메타 캠퍼스 라이프 공간에 자연스레 관심을 두고 메타 캠퍼스 라이프 공간 확보에 나섰다. 메타버시티 공간 이전부터 대학들은 메타 캠퍼스 라이프 개념을 활용한 가상공간 행사를 개최해왔다. 학교 축제는 물론이고 입학식과 졸업작품전시회 등을 개최하며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순천향대가 2022년 신입생 입학식을 인기 아이돌 그룹 ‘에스파’와 함께 진행하며 큰 관심을 끌었다. 입학식에서는 순천향대가 선보인 메타휴먼 ‘스칼라’가 선보이며 큰 관심을 끌었다. (사진=순천향대 유튜브 채널 캡처)
순천향대가 2022년 신입생 입학식을 인기 아이돌 그룹 ‘에스파’와 함께 진행하며 큰 관심을 끌었다. 입학식에서는 순천향대가 메타휴먼 ‘스칼라’(사진 오른쪽)를 선보이기도 했다. (사진=순천향대 유튜브 채널 캡처)

지난해 3월 순천향대는 SKT와 협업해 국내 최초로 메타버스 입학식을 개최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많은 인원이 모이기 힘들어 오프라인 행사가 개최되지 못한 것을 대체한 것이다. 신입생들은 집을 나서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SKT의 ‘점프VR’ 어플을 실행했다. 이들은 실제 옷을 입은 것처럼 나만의 아바타를 꾸미고 몇몇은 대학교 ‘과잠’까지 입었다. 입학식 방에는 메타버스로 구현된 순천향대 대운동장이 있었다. 3차원 가상 공간에서 신입생들은 총장의 인사말과 신입생 대표의 입학 선서를 듣고 각자 개성 넘치는 아바타를 활용해 교수, 동기생, 선배들과 첫 인사를 나눴다. 당시 메타버스 입학식에 참여한 순천향대 학생은 “처음에는 온라인 입학식이라고 해서 괜시리 거부감이 들었지만 남들이 하지 못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 것 같아 의미가 깊었다”며 당시의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순천향대는 올해 초에도 인기 아이돌 그룹 ‘에스파’와 함께한 메타버스 신입생 입학식을 진행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순천향대는 메타버스 캠퍼스, 메타휴먼 스칼라(SCHolar), 세계관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이전보다 발전된 ‘순천향 메타버시티’를 선보이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대구대 산업디자인학과가 지난해 11월 메타버스를 활용한 졸업작품 전시회를 개최했다. (사진=대구대)
대구대 산업디자인학과가 지난해 11월 메타버스를 활용한 졸업작품 전시회를 개최했다. (사진=대구대)

■ 널리 쓰이고 있는 메타 캠퍼스 라이프 공간…전시회와 포럼까지 = 입학식 외에도 대학들은 전시회, 포럼, 졸업식, 토론회 등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옮겨 진행하기 시작했다.

대구대 산업디자인학과는 지난해 11월 메타버스 플랫폼 ‘if land’를 활용해 49번째 졸업작품 전시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인플루언서블 드림’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행사에는 35명의 졸업 예정 학생들이 참여했으며 10개의 팀 작품과 38개의 개인작품이 전시되며 눈길을 끌었다.

한양여대도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추진 성과를 확산하고 우수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메타버스를 활용한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성과전시회 및 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이날 성과 포럼은 메타버스와 한양여대 행원스퀘어 비전홀에서 동시에 진행됐으며 나세리 한양여대 총장이 메타버스 속에 구현돼 지원사업의 부문별 우수사례를 발표하고 성과를 보고하는 등 메타버스를 활용해 포럼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메타 캠퍼스 라이프 공간이 대학들에게서 폭넓게 쓰이자 학회는 메타버시티 플랫폼을 활용해 졸업작품전시회나 캡스톤디자인 전시회를 개최하고 메이커스페이스 공간도 확보해 수업에 도움이 되는 비교과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다가오는 12월까지 교수학습 경진대회도 메타버스를 활용해 진행할 예정이다.

■ 취업과 진로 결정 지원은 물론 글로벌 역량까지 = 4번째 영역인 ‘META Career Development’는 대학에서 취업과 진로정보를 담당하는 부서와 비슷한 역할을 담당한다. 입학 초기에는 리더십 캠프를 통해 대학생활에서의 미래를 계획하고, 재학 중에는 수시로 진로 및 심리 상담을 통해 미래의 목표 달성을 위한 경력관리를 한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희망 기업에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 작성, 취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졸업과 동시에 학생들이 원하는 기업에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대학에서 취업까지 학생들의 경력관리를 담당하는 것이다.

마지막 ‘META Global Education’ 영역은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한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글로벌 현장학습과 글로벌 인턴십은 물론, VR을 통해 가상현실에서 해외에 가고 싶은 곳을 여행하며 외국의 친구들과 만나 대화도 하고 취업하고 싶은 해외 유명 기업에 찾아가 취업 담당자를 만나 원하는 정보를 찾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조훈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창의융합콘텐츠개발원장 (사진=김한울 기자)
조훈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창의융합콘텐츠개발원장 (사진=김한울 기자)

■ “비교과 프로그램에 게임적 요소 결합 고려해야” = 메타 펜타곤을 통해 메타버시티 내에서의 비교과 프로그램 활성화를 천명한 학회는 메타버시티 활성화와 대학 메타버스 교육의 성공을 위해 분주하게 노력하고 있다. 학회는 메타버스를 선도하고 있는 전문대학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2주기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구성된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 내 부·울·경권 운영협의회가 지난달 30일에 열린 가운데 조훈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창의융합콘텐츠개발원장(서정대 교수)가 참여해 대학이 메타버스 교육을 선도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디지털대전환시대 대학 교육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조 원장은 전문대학의 디지털 대전환 모델 구축에 메타버스가 해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메타버시티의 비교과 프로그램을 비롯한 온라인 콘텐츠가 교수자와 학습자 간 양방향 소통이 힘든 현재의 폐쇄형 LMS에서 오픈형 LXP(Learning Experience Platform)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 대면 교육 방식에서 맞춤형 비대면 교육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비교과 프로그램이 학습자에게 제대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게임적 요소를 결합한 게이피케이션(Gamification)과 소셜 러닝 요소를 확대해야 한다”며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교육혁신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문화 일상화 △MZ 세대의 부상 △기기, 플랫폼, 네트워크의 성장 등으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할 때 전문대학이 메타버스 방식의 차세대 교수·학습 플랫폼을 구축해야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오프라인 강좌와는 다르게 향후 개발 및 개선 방향을 도출하기 쉽다. 대학과 교육학히가 함께 평가를 진행해 플랫폼 구성에 따른 잡음을 최대한 줄이고 확실한 교육 대안을 도출해 메타버스 교육을 선도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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