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강릉서 ‘2022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 세션 2 진행
‘대학의 ESG 경영 필요성’ ‘국내외 ESG 경영 사례’ 등 주제발표
학계·업계 “국내 대학, ESG 초보·미흡 수준…세계 격차 좁혀야”

26일 강원 강릉에서 진행된 ‘2022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UCN President Summit)’ 세션 2에서 학계·교육계·산업계 전문가들이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대학의 ESG 경영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26일 강원 강릉에서 진행된 ‘2022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UCN President Summit)’ 세션 2에서 학계·교육계·산업계 전문가들이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대학의 ESG 경영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강릉=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세계에서 가장 부자 대학인 하버드대(Harvard University)가 화석연료 사업에 투자했던 1조 원을 회수하고 ESG 분야와 연관된 산업에 기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기업에 비해 변화 흐름에 가장 둔감한 대학에서도 ESG와 관련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진짜 변화가 시작됐다는 이야기다. 반면 국내 대학은 세계 흐름에 10년 이상 뒤처진 상황이다. 선진국의 일원으로서 국내 대학도 ESG 경영에 더욱 분석적으로 모범적으로 실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26일 강원 강릉에서 진행된 ‘2022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UCN President Summit)’ 세션 2에서 학계·교육계·산업계 전문가들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대학들도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해외 대학들이 이미 10년 전부터 ESG 경영·교육을 도입해 현재 발 빠르게 변화하는 반면 국내 대학은 이제 막 첫걸음을 뗀 것에 불과해 세계 흐름에 크게 뒤쳐졌다고 진단했다. 최근 2년 사이 국내 대학들이 ESG를 도입하기 시작했지만, 대학 차원의 중장기 방향 설정은 미흡한 수준인 만큼 ESG 경영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SG는 친환경·환경보호를 의미하는 ‘환경(Environmental)’과 사회적 책임을 뜻하는 ‘사회(Social)’, 윤리·투명경영을 가리키는 ‘지배구조(Governance)’에서 한 글자씩을 따온 단어다. 기관이 ESG 기준에 얼마나 부합하게 경영하고 있는지를 따져 해당 기관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결정하거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예측하는 데 활용된다.

김정태 미스크(MYSC) 대표이사는 26일 강원 강릉에서 열린 ‘2022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UCN President Summit)’ 세션 2에서 ‘ESG와 대학경영’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김정태 미스크(MYSC) 대표이사는 26일 강원 강릉에서 열린 ‘2022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UCN President Summit)’ 세션 2에서 ‘ESG와 대학경영’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국내 대학, ESG 경영 미흡…사회 영향력 큰 대학이 바뀌면 속도 빨라진다” = 김정태 미스크(MYSC) 대표이사는 이날 세션 2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서 ‘ESG와 대학경영’을 주제로 강연했다. 미스크(MYSC)는 사회혁신 컨실팅 투자 기관으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난 2011년 세워졌다. 2016년에는 ‘비콥(B-Corp)’ 기업으로 인증받았다. 비콥은 기업의 이윤 창출과 사회적·환경적 책임을 모두 평가하는 사회적 기업 인증이다.

김정태 대표는 미국의 하버드대가 화석연료 분야에 투입했던 1조 원의 투자금을 회수한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하버드대가 지난 10년간 이어왔던 학교 운용자산의 화석연료 산업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며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고등교육기관이자 세계에서 가장 부자 대학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에 ESG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기업은 시장의 흐름을 놓치면 생명력을 잃기에 어떤 조직보다 (변화에) 가장 빠르게 반응한다”며 “그 다음으로 변화에 민감한 조직은 NGO, 가족, 노동조합, 정부·공공기관 순이고 대학은 이 중 가장 천천히 움직이는 곳이다. 따라서 대학이 (어떠한 흐름에) 변화하기 시작했다면 진짜 변화가 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버드대의 움직임은 보스턴대(Boston University)·미네소타대(University of Minnesota)도 유사한 선언을 하도록 영향을 미쳤다. 나아가 전 세계 고등교육기관의 방향 전환도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국내 고등교육기관, 한국 학교법인의 방향 설정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김 대표는 진단했다. 그는 “종종 국내 대학과 관련된 부동산 투기, 갑질 문화, 불공정 관행 등이 논란이 될 때가 있다”며 “ESG에 대한 시대적 요청은 한국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대학으로도 향하고 있다. 대학 차원의 방향을 설정해 ESG 경영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형남 대한경영학회 회장(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이 26일 본지 주관 ‘2022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UCN President Summit)’ 세션 2에 참석해 ‘ESG 경영, 해외 대학 사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문형남 대한경영학회 회장(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이 26일 본지 주관 ‘2022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UCN President Summit)’ 세션 2에 참석해 ‘ESG 경영, 해외 대학 사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국내 대학, 지난해부터 ESG 도입…세계 흐름보다 10년 이상 뒤처져” = 문형남 대한경영학회 회장(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은 이어진 발표에서 ‘ESG 경영, 해외 대학 사례’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미국 등 북미 국가들과 비교해 한국 대학의 ESG 경영·교육 수준은 10년 이상 뒤처졌다”며 “미국 대학은 ESG 교육·경영으로 뛰어가는데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이제 겨우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하버드대, 스탠퍼드대(Stanford University) 등 세계의 주요 대학들은 이미 지난 2010년부터 경영학 석사(MBA) 과정에서 ESG를 교육하고 있다. ESG 경영도 이때부터 도입해 현재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미국을 포함해 영국 대학들은 기부금을 운용할 때도 ESG 기준을 적용한다. 기부금 펀드를 운용할 때 화석연료 산업 투자의 경우 ESG를 실천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에 이어 보스턴대, 캘리포니아대(University of California), 조지타운대(Georgetown University) 등을 비롯해 영국의 케임브리지대(University of Cambridge), 옥스퍼드대(University of Oxford) 등도 화석연료 산업에 투자를 철회하고 ESG를 준수하는 분야로 투자 영역을 변화시켰다.

반면 국내 대학들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ESG를 대학 교육과정에 도입하기 시작했다. 경영대학원 전공 수업에 ESG 과목을 신설하고, MBA 과정에서도 ESG 전문 트랙을 넣어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학부 수업에 ESG 강의를 개설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문형남 회장은 “경쟁적으로 국내 대학들이 ESG 경영을 선언하고 있지만, 매우 초보적인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는 등 ESG 경영에 더욱 분석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세계 대학과의 격차를 줄이고, 선진국의 일원으로서 모범적으로 ESG를 도입·실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두한 삼육보건대 총장이 26일 ‘2022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UCN President Summit)’ 세션 2에서 ‘삼육보건대학교의 ESG 운영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박두한 삼육보건대 총장이 26일 ‘2022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UCN President Summit)’ 세션 2에서 ‘삼육보건대학교의 ESG 운영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이밖에 이날 세션 2에서는 박두한 삼육보건대 총장의 ‘삼육보건대학교의 ESG 운영 사례’ 발표와 최부경 한국ESG경영원 연구실장의 ‘ESGKO 소개와 대학의 ESG 발전 전략’에 대한 강연이 진행됐다.

삼육보건대는 전문대학의 ESG 혁신 경영을 선도하고자 최근 ESG혁신본부(본부장 박주희, 삼육보건대 혁신기획처장)를 총장 직속기관으로 신설했다. 대학 차원의 ESG 경영을 본격적으로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공식적·대외적으로 선언한 셈이다.

최부경 한국ESG경영원 연구실장이 26일 ‘2022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UCN President Summit)’ 세션 2에서 ‘ESGKO 소개와 대학의 ESG 발전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최부경 한국ESG경영원 연구실장이 26일 ‘2022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UCN President Summit)’ 세션 2에서 ‘ESGKO 소개와 대학의 ESG 발전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ESG경영원은 ‘ESG의 생활화·대중화’를 실현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ESG心(이심전심) 따뜻한 세상을 함께 만드는 마음’을 슬로건으로, 최근에는 ESG 플랫폼(esgko.com)을 구축하기도 했다.

최 실장은 “ESGKO 플랫폼은 ESG 경영을 실천하는 대학뿐 아니라 이를 계획 중인 대학이 쉽게 ESG 경영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파트너 대학과 개인 회원에게 ESG를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ESG경영원은 한국대학신문사와 함께 파트너 대학에 가입 인증서, ESG 우수 실천 대학 표창 등을 발급한다. 이와 함께 대내외적으로 홍보를 통해 파트너 대학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 실장은 “현재 많은 대학들이 ESG 경영을 선포하고 있다”며 “ESG 경영을 아직 하고 있지 않은 대학들도 ESG 경영을 통해 지평을 넓혀야 할 시기다. 이들 대학·시민들과 한국ESG경영원이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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