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만호·안중호 지음 《사피엔스의 깊은 역사》

[한국대학신문 정혜정 기자] “우리는 누구이고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누구나 한 번쯤 던져봤을 이 근원적인 질문은 오랜 기간 종교와 철학의 영역이었다. 종교와 철학이 우리를 이해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분명 한계도 존재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시대와 문화, 개인의 신념에 따라 주장하는 바가 달랐다.

물론 얼마 전까지 과학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리는 10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우주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 과학의 폭발적인 발전은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우리 인간과 우주에 대해 놀라운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안중호 교수는 분절되고 파편화된 과학 지식을 아우르는 융합과학의 관점으로 우주의 탄생에서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까지 이어지는 유구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를 진정으로 이해시키기 위해 백뱅 이후 138억 년의 역사를 과학으로 읽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우주와 물질을 설명하는 물리, 물질들이 결합하는 원리를 설명하는 화학, 생명이 탄생하고 작동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생물학, 지구의 환경을 설명하는 지구과학을 날실과 씨실로 엮어 태초의 우주에서 현재의 ‘나’로 이어지는 놀라운 관계의 연속성을 볼 수 있다.

이 유구한 여행을 함께 하다보면 우리 모두가 왜 별의 자손인지, 우리가 어떻게 시아노박테리아에 빚을 지고 있는지와 같은 질문에 답하며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또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점차 다가가게 될 것이다.

방대한 시간을 다루지만 최대한 어려운 개념과 서술, 수식을 피하고 누구나 접근 가능한 설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학 초심자와 미래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바다출판사/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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