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철 전문대교협 진학지원센터장 “전문대 취업 역량, 더 자세한 홍보 필요…지자체와의 연계도 필수”
임종민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부회장 “입시, 끝나는 날까지 끝나지 않는다…항상 입시 첫날의 자세로”

[한국대학신문 우지수 기자]  17일 시행된 수능시험 이후 21일까지 마감된 수시 2차 모집이 끝나면서 전문대 입시 반환점을 돌았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며 전문대학 입시가 해를 거듭할수록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지역별 편차, 전공별 편차 역시 한눈에 보일 정도다. 전보다 더 나은 입시 결과를 내기 위해 대학들은 정교한 입시 전략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전문대 입시의 효과적인 전략을 들어보고자 전문대 입시전문가들을 만나 의견을 구했다.

신성철 전문대교협 진학지원센터장
신성철 전문대교협 진학지원센터장

신성철 전문대교협 진학지원센터장

- 전문대가 이번 입시에 임해야 할 자세는.
“최근 전문대가 일선 고등학교를 많이 방문하면서 입시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현장 중심의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이제 수시모집이 끝나고 수능도 치렀다. 학생들이 학교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 시기다보니 대학에서 학생들을 만날 접촉점이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다. 무엇보다 학생들을 만날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입시 성공을 위해서는 그들이 전문대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방법은 각 대학이 판단하겠지만 학생들을 모으는 프로그램 등을 지금부터 꾸준히 진행한다면 학생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다. 올해 상담을 진행했던 학생들에게 다시 한번 접촉을 시도해보는 것과 예비번호를 받은 수험생들에게 대학 합격을 기대하도록 유인책이 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 소속 지역의 학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지방 전문대가 취해야 할 전략은.
“두 가지 방면에서 이야기해볼 수 있다. 우선 지역의 생태를 잘 이해하고 전문대로 학생들을 정말 잘 끌어오는 대학들이 많다. 다른 대학들이 이런 사례를 그대로 벤치마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역별로 이러한 특성이 다르기도 하고, 대학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합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지자체의 지원이다. 지방교육청 등 지자체에서 학생들을 지원할 때, 지역에 정주할 인원들에 대한 지원이 미비하다고 생각한다. 상위권 학생들에 대한 도움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학습 동기가 필요한 학생들도 교육 지원의 기회를 얻어야 한다. 또 이제는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성인학습자 등 평생교육 자원과 외국인 유학생에게도 적극적인 입학 권유를 보내야 한다.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지역의 평생교육 자원을 모으는 데도 결국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학가는 지자체에 이 같은 사항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지자체는 이를 이해하고 함께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나아가 학생과 학부모들 역시 전문대의 직업교육에 대한 시선을 바로잡을 필요도 있다. 아이 한 명을 온전히 키우기 위해서는 온 동네가 필요하다는 격언도 있지 않나. 대학·지자체·학부모 세 집단의 합의가 전문대 입시 발전의 골자라고 하겠다.”

- 전문대의 차별성을 내세우기 위해서는 어떤 홍보 전략이 효과적일까.
“최근 학생들의 진학 성향이 취업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대학 전공이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그 전공이 취업을 보장해준다는 확신을 안겨줘야 한다. 단순히 대학의 취업률이 높다는 말만으로는 학생들의 발길을 잡을 수 없다. 더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전문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일반대 학생들보다 길게는 2년, 짧게는 1년만큼 취업이 빠르다. 또래 중 이른 취업 경력은 사회 초년생에게 진로 변경을 결정하기에도 더 일찍 생각해볼 여유를 안겨주고 경력직을 선호하는 취업 시장에서도 장점을 부여한다. 학력중심사회에서 점차 능력중심사회로 변화하는 시대다. 기업에서도 블라인드 채용 등 다양한 채용제도를 운영하면서 전문대의 경쟁력이 늘고 있다. 빠른 취업을 원하는 학생은 많지만, 전문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학생 역시 많다. 이렇게 전문대가 취업에 확실한 비교우위를 가진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확실히 알려 지원자를 확보했으면 한다.”

- 2023학년도 전문대 입시를 위해 대학들이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입시 전략을 보강해야 할까.
“대학 입학처 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여야 더 나은 입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대학에서는 직원들에게 복지 확대 등 가능한 방법을 사용해 동기부여를 일으켜야 한다. 두 번째는 입학 전략을 장기적으로 계획했으면 그때그때 상황에 맞춘 단기적 변화는 지양해야 한다. 유행을 좇는 정책은 시간이 지나면 빛이 바래기 마련이다.
입학자원이 줄어들고 있으니 성인학습자와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려야 한다. 거듭 강조한 것처럼 지자체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전문대의 지원자를 늘리고 이를 통해 지역 이탈주민을 줄이는 것은 지자체와 대학 두 기관이 함께 살아남는 방향임을 이해해야 한다. 대학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자체에 함께 하자고 요구하고, 지자체에서도 대학에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양방향 소통 관계가 형성되길 바란다.
장기적으로는 특성화고와 전문대의 효과적인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고교 수준에서 전공 이해도를 쌓은 학생들이 대학에서 심화 과정을 배우고, 산업체의 핵심 인력으로 진출하는 과정이 가장 이상적이다.”

- 입시 담당자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제가 전문대 진학 지원을 맡고 여러 학생을 만나면서 깨달은 점은, 그 누구도 인정받지 못하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는 점이다. 학창시절 공부에 뜻이 덜한 학생들도 그들이 직업교육으로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는 순간, 눈을 빛내며 그 길에 관심을 보인다. 진로를 고민하고 진학을 위해 노력하기 시작한다. 학생을 이끌기 위해서는 다른 필요한 게 없다. 대학이 그들을 필요로 하고, 그들 역시 뛰어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비전만 제시하면 된다.”

임종민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부회장
임종민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부회장

임종민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부회장

- 전문대 입시 담당자들이 남은 입시 기간 동안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한 마디로 ‘입시는 끝나야 끝난 것이다’라는 생각이다. 마지막까지 입시에 진심을 쏟아야 한다. 수시모집이 끝났고 정시가 남았지만, 수시와 정시를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입시라고 여겨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입시에 어려움이 있으리라는 예측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계속됐다. 그 위험이 근래 와서 고개를 들고 대학가를 찾아온 것이다. 이번에도 전공 신입생에서 미달 수치를 마주하는 대학도 있을 것이다. 이를 시대 흐름 속에서 불가피하게 맞아야 하는 파도로 이해하고 지금 앞에 있는 입시 일정을 마지막 날까지 첫날처럼 임하길 바란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전문대가 학생들의 눈길을 좀 더 끌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입시 정책을 펴야 할까.
“학생들이 전문대에 와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133개 전문대에는 수많은 전공이 포진돼 있고, 현재 많은 전문대에서는 입시 전형료를 받지 않는 대학도 있다. 전공 선택의 폭은 어느 때보다 넓어지고 진학 문턱은 낮아진 상황이다. 그에 비해 학생들이 늘어난 전공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점이 문제다. 이미 전문대에 진학할 이유는 충분하다. 직업교육에 있어 개별 학교만의 강점은 각자 가지고 있고, 그것을 어필하는 방식이 입시의 핵심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입시에서도 이같은 강점들을 하나하나 늘려 갈 필요도 있다. 전문대가 꾸준히 강점을 가져 온 의료·보건계열과 최근 유행하는 학과들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정부의 디지털 인재양성 방향에 맞춘 교육과정 개발에도 집중해 학생들이 전문대에 와야 할 이유를 하나둘씩 늘려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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