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아주대·제주대 대학혁신지원사업단 ‘ASU 혁신’ 국내 대학 접목 위해 머리 맞대
제주서 이틀간 ‘제1회 아주 건제한 슈퍼루키 정상회담’ 개최, 3개교 공유·협력 협약식도 열려
3개교에서 선발된 3개 팀 9명 참여…‘VR을 이용한 교래삼다수마을 홍보’ 최우수상 선정
4차산업혁명 기술 접목해 ‘환경보호·홍보’ 두 토끼 잡다…‘NFT’ 활용한 산방산 홍보 눈길

건국대·아주대·제주대 대학혁신지원사업단이 주최한 ‘제1회 아주 건제한 슈퍼루키 정상회담(이하 슈퍼루키 정상회담)’ 이 11일부터 12일까지 제주도 썬호텔과 제주대학교에서 열렸다. 11일 제주대 본관에서 협약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는 참석자들. (사진= 제주대 제공)
건국대·아주대·제주대 대학혁신지원사업단이 주최한 ‘제1회 아주 건제한 슈퍼루키 정상회담(이하 슈퍼루키 정상회담)’ 이 11일부터 12일까지 제주도 썬호텔과 제주대학교에서 열렸다. 11일 제주대 본관에서 협약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는 참석자들. (사진= 제주대 제공)

[제주=한국대학신문 장혜승 기자] #코 끝을 간질이는 삼나무 향, 폐부를 깊숙이 정화하는 흙냄새, 당장이라도 영화 <아바타>의 나비족들이 뛰쳐나올 것 같아 두리번거리게 되는 제주 교래삼다수마을을 제주국제공항에서 VR을 통해 체험해본다.
건국대에 재학 중인 김지현 씨, 아주대를 다니는 조현준 씨, 제주대생 김연정 씨가 2018년 ‘제주도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된 교래삼다수마을을 홍보하기 위해 생각해낸 아이디어다. 평소 환경보호에 관심을 갖고 있던 이들은 제주도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제품 중 하나가 삼다수인 점을 고려할 때 삼다수 생수의 수원 발생지라는 점에서 교래삼다수마을을 주목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 아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곳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해당 아이디어는 건국대·아주대·제주대 대학혁신지원사업단이 주최한 ‘제1회 아주 건제한 슈퍼루키 정상회담’에서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혁신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움직임이 대학가에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제주대학교에서 주최하는 ‘제1회 아주 건제한 슈퍼루키 정상회담(이하 슈퍼루키 정상회담)’ 이야기다. 

슈퍼루키 정상회담은 건국대·아주대·제주대 대학혁신지원사업단이 공유와 협력을 통해 대학 혁신을 모색하기 위해 만든 공동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본지가 주관한 ‘2022 혁신대학(ASU) 해외 벤치마킹 교육연수’에 참여했던 김효석 건국대 기획처 혁신사업단 혁신지원사업센터장과 이미자 아주대 교무팀장, 이은정 제주대 기획처 전략기획과 선임연구원이 국내 대학에 혁신을 접목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결과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진 셈이다. 

타 대학과의 공동 교육프로그램 운영으로 학생 중심의 다양한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환경보호 정신을 보유한 창의융합인재를 양성하자는 데 3개 대학의 뜻이 일치했다. 이를 통해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역사회 가치를 실현하고 각 학교 학생들이 상호 교류·소통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은 덤이다.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제주도에서 슈퍼루키 정상회담과 3개 대학의 협약식도 진행됐다. 프로그램이 진행된 제주 썬호텔과 제주대를 지난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찾았다.

먼저 이은정 선임연구원이 각 학교에서 일정 기준을 통해 선발된 3개 팀 9명의 학생들에게 프로그램의 취지와 진행 시 유의사항을 설명했다. 각 학교 대표 학생들로 이뤄진 3개 팀은 팀별로 직접 구성한 제주의 자연 생태 탐방 코스를 방문하고, VR이나 영상과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환경보호 및 홍보 방안을 구상해 발표하면 된다.

학생들은 만나자마자 서로 MBTI를 물어보며 금방 친목을 쌓았다. 자체적으로 360도 카메라를 구비해온 팀도 두 팀이나 있었다. 

김효석 센터장은 “ASU를 탐방한 뒤 3개 대학이 공유·협력에 나서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이은정 연구원이 제주대에서 먼저 하자는 제안을 했다. 3개 대학이 융합팀을 만들어 제주도의 세계자연문화유산 홍보와 보호 방안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시도를 해보자고 해서 이번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환경보호와 홍보일까. 이은정 연구원은 “2023년에 청년들이 모여서 세계자연문화유산을 탐방하는데 화두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2023년에 태어난 아이들이 스무살이 됐을 때도 (자연문화유산을) 봤으면 좋겠다는 데에서 환경보호를, 제주도에서 본 풍경을 아프리카에 있는 사람들에도 보여주면 어떨까라는 지점에서 홍보를 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른들이 문제를 정해서 주면 (학생들) 아이디어 착안에 한계가 있다고 봐서 학생들 스스로가 생태 코스를 구성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최우수상을 차지한 ‘제국의 아이들’ 팀이 11일 교래삼다수마을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 장혜승 기자)
최우수상을 차지한 ‘제국의 아이들’ 팀이 11일 교래삼다수마을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 장혜승 기자)

학생들의 다채로운 아이디어가 쏟아진 이번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은 ‘제국의 아이들’ 팀이 차지했다. 건국대 김지현 씨, 아주대 조현준 씨, 제주대 김연정 씨가 뭉친 팀이다.

제국의 아이들 팀원인 김연정 씨는 “여러 학교와 학과의 다양한 특성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서 시야가 확장되고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며 “어제 저녁까지 모든 결과물을 완성하고 잠들기 전 너무 기분이 좋았고 더 나아가 가시적 결과물 만듦으로써 이 순간을 기억할 수 있게 돼 뜻깊었다”고 말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제국의 아이들 팀. (사진= 장혜승 기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제국의 아이들 팀. (사진= 장혜승 기자)

팀장인 김지현 씨도 “모든 일을 할 때 사람과 함께하는 경험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같은 학교 사람들이나 다른 학교여도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만 주로 만났는데 그게 아니라 다른 학교, 다른 학과, 다른 관심사을 가진 분들과 만나보니 시야가 더 트이는 것 같아 좋은 기회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제국의 아이들’ 팀이 제안한 아이디어는 ‘VR을 이용한 교래삼다수마을 홍보’다. VR 기술을 통해 직접 방문이 어려운 사람들이 삼나무 향과 흙냄새, 새소리 등 교래삼다수마을의 매력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VR이 현실적으로 관광객들의 방문 욕구를 향상시키고 교래삼다수마을의 매력을 전달할 최적의 수단이라고도 봤다.

12일 슈퍼루키 정상회담에 참가한 학생들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장혜승 기자)
12일 슈퍼루키 정상회담에 참가한 학생들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장혜승 기자)

제국의 아이들 팀은 “교래 삼다수마을은 제주개발공사와 삼다수, 교래리 주민이 협력해 조성된 지질공원이자 가장 최근인 2018년에 ‘제주도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홍보가 가장 필요한 곳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수상팀의 아이디어뿐 아니라 학생들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아이디어들이 나왔다. 특히 NFT(대체불가 토큰)를 활용해 제주 산방산에 도착하면 원하는 물품을 토큰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돋보였다.

학생들의 생태탐방 코스 진행과 함께 11일 오후 2시에는 제주대 본관에서 3개 대학 혁신지원사업단의 협약식이 거행됐다. 이날 협약식에는 정환 건국대 혁신사업단장(건국대 기획처장)을 대신해 김효석 혁신사업센터장, 장우진 아주대 대학교육혁신원 사업단장, 김재훈 제주대 대학혁신지원사업단장(제주대 기획처장)이 자리해 협약서에 서명하고 앞으로의 공유와 협력을 다짐했다.

11일 오후 제주대 본관에서 협약식이 거행됐다. 협약서에 서명을 마친 참석자들의 모습. 왼쪽부터 김효석 건국대 기획처 혁신사업단 혁신지원사업센터장, 김재훈 제주대 대학혁신지원사업단장, 장우진 아주대 대학교육혁신원 사업단장. (사진= 제주대 제공)
11일 오후 제주대 본관에서 협약식이 거행됐다. 협약서에 서명을 마친 참석자들의 모습. 왼쪽부터 김효석 건국대 기획처 혁신사업단 혁신지원사업센터장, 김재훈 제주대 대학혁신지원사업단장, 장우진 아주대 대학교육혁신원 사업단장. (사진= 제주대 제공)

장우진 아주대 대학교육혁신원 사업단장은 “3년 전에는 이런 일을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누구나 대학의 위기를 말하지만 위기는 새로운 변화를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새로운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시도하게 된 만큼 어떤 식으로든 실질적인 성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다같이 협력하고 상생하는 좋은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훈 제주대 대학혁신지원사업단장은 “학생들은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학생들을 외국에 데려가면 ‘생각보다 별 거 없네’라고 느끼기도 하지만 저는 학생들에게 ‘별 거 없다’고 한 것만이라도 ‘네가 배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3개 대학이 같이 모인다는 건 학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효석 센터장은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주립대(ASU) 연수를 모태로 3개 대학이 공유·협력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이렇게 빠르게 실현될 줄 몰랐다”며 “건국대는 교과영역뿐만 아니라 비교과과영역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번 슈퍼루키 정상회담도 공유·협력의 중요한 사례가 되면 다른 대학도 이번 프로그램을 참고하면서 많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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