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만에 챗GPT-4.0 출시, 속도내는 AI 발전 따라 실무형 인재 기르는 전문대
‘신산업선도대학’, ‘디지털혁신공유대학’ 등 각종 정부 지원받아 AI교육 환경 구축
AI 관련 전공 아닌 타 전공생들도 AI기술 융합할 수 있도록 단기특강 제공하기도
산업체와 협력해 현장이 요구하는 AI 인재상 파악, 기업으로부터 직접 강의 듣기도

동양미래대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과 학생들이 해외 벤치마킹 연수를 다녀왔다. (사진=동양미래대 제공)
동양미래대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과 학생들이 해외 벤치마킹 연수를 다녀왔다. (사진=동양미래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정은아 기자] AI기술이 미래산업의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하면서 대학에서도 AI 교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AI’나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들어간 전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대학에서의 AI기술 교육은 그동안 일반대를 중심으로 이뤄져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문대에서도 AI 관련 전공이 속속 개설되고 있다.

일반대가 AI연구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전문대는 AI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전문대 AI 관련 전공에서는 정부 사업에 참여해 AI기술을 실습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관련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산업현장과 직접 소통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4일 오픈AI가 불과 4개월만에 챗GPT-4.0 버전을 출시했다. 챗GPT-3.0버전에서 3.5버전으로 가기까지 약 2년이 걸렸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번 출시는 상당히 빠르게 이뤄진 셈이다. 챗GPT와 같은 AI기술의 발전 속도가 점점 빨라짐에 따라 교육계도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AI기술이 상용화되는 시대는 이미 눈 앞에 펼쳐졌고, AI기술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인재뿐만 아니라 AI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인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전문대는 실무 현장에서 AI기술을 능숙하게 쓸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AI 관련 학과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 신산업선도대사업으로 AI교육 기반 다지는 동양미래대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과 = 동양미래대는 ‘신산업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이하 신산업선도사업)’을 통해 전문대 학생들에게 맞는 AI기술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동양미래대가 신산업선도사업 중 유일하게 인공지능 분야에 선정될 수 있었던 것은 AI기술을 활용할 수 인재를 양성한다는 점을 강조해, 연구 중심으로 진행되는 일반대 AI기술 교육과 차별화했기 때문이다.

동양미래대는 신산업선도사업을 진행하며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과 외의 전공생들을 대상으로도 AI기술 교육에 힘쓰고 있다. 타 전공 학생들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석 △기계학습·딥러닝 등의 AI 마이크로융합 전공트랙을 이수하게 되면 성적증명서에 해당 마이크로 전공 트랙명을 표기하고 이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강환수 동양미래대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과 학과장은 “지금까지는 산업현장이 필요로 하는 역량이 단순한 IT기술을 활용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앞으로는 점차 AI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력을 원하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며 “이런 이유로 우리대학은 AI기술의 원리를 이해하는 교육이 아닌 AI기술 관련 실무를 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공지능 분야로 신산업선도사업을 신청할 당시, 전문대가 과연 인공지능 교육을 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실무적인 차원의 AI 기술 교육은 전문대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정석용 동양미래대 신산업선도사업단장(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과 교수)은 “다른 전공생들도 AI 리터러시(AI Literacy, AI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를 키울 수 있도록 단기특강을 진행하기도 했다”며 “우리대학은 공학계열 전공이 84% 이상이다 보니, 타 전공에서도 인공지능을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 자기 전공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관련 기본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정석용 단장은 앞으로 AI기술 교육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AI기술 관련 교수법이 필요하다며 “대학 내 교수법 연구회를 구성해 챗GPT와 같은 혁신적 변화를 주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며 “교수학습을 위한 다양한 교수법 연구, 적용사례, 성과 공유를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 영진전문대 AI융합기계계열, 산업 수요에 부응하는 ‘디지털혁신공유대학’ = 영진전문대는 교육부가 주관하는 ‘디지털혁신공유대학’사업에 지능형로봇과 인공지능 분야에 선정돼 일반대와 협업하고 있다. 컨소시엄을 이루고 있는 대학들이 전국에 분포해 있기 때문에 지역기업의 인재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사업이다.

디지털혁신공유대학 사업의 지원을 받는 지능형로봇 분야는 인공지능을 로봇에 적용할 수 있는 인재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관련 응용기술을 초급·중급·고급 모듈로 나눠  단계별 교육과정을 만들었고 각 교육과정마다 마이크로디그리를 수여하고 있다. 마이크로디그리는 구체적인 역량에 초점을 맞춰 학점 단위로 부여하는 학위를 의미한다.

더 나아가 이공계 학생들이 아닌, 비이공계 학생들도 AI기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로봇명사와의 만남’, ‘지능형로봇의 이해’, ‘코딩기초’ 등 교양 교과목을 마련했다. 재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수강할 수 있는 단기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AI기술 교육은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의도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승수 영진전문대 지능형로봇 혁신공유대학사업단 사업부 단장(AI융합기계계열 로봇자동화과 교수)은 “우리대학은 ‘주문식교육’을 최초로 고안해 산업체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 교육과정의 개발에서부터 운영까지 산업체와 협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취업 전 학생들에게 산업체 현장에 직접 방문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 경우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직접 해결했던 경험 덕분에 취업 후 현장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진전문대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특강을 열었다. (사진=영진전문대 제공)
영진전문대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특강을 열었다. (사진=영진전문대 제공)

■ 인천재능대 AI학부, ‘인텔·유다시티’로부터 AI 강의 도입 = 인천재능대는 정보보안, 드론영상, 의료소프트웨어 등을 포함한 AI학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인천재능대 학생들은 AI 관련 활동에서 여러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가 주관한 ‘인공지능놀이터’에서 상위권에 들었고, 지난해 열린 ‘AI-X 해커톤 대회’에서 1학년 학생들이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하기도 했다.

인천재능대의 AI교육은 인텔, 유다시티 등과 적극적으로 산학협력을 하고 있다. 지난해 2022년 인천재능대는 인텔과 산학협력을 체결해 인천재능대 학생들이 ‘AI for Future Workforce(이하 AI4FW)’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AI4FW 과정’은 AI시대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인텔만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산업 현장의 문제들을 난이도에 따라 분류하고 실무인공지능을 위한 교육체계와 교재 제공하고 있다.

박윤수 인천재능대 기업협업센터 센터장(인공지능학부 드론영상전공 책임교수)은 AI4FW 과정이 “산업현장의 문제들을 난이도에 따라 분류하고 인공지능 기반 여러 해결책을 단계적으로 제시해 실무인공지능의 목표와 방향을 설정했다”며 “앞으로는 인공지능 문제의 전형적인 유형에 따라 AI4FW 예제들을 재배치하고 일반화하는 능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 외에도 지난 8일에는 유다시티(Udacity)와 협력을 맺어 미국 유다시티 성장시장 담당 부사장 필 듀건(Phill Duggan), 아시아 태평양 총책임자 앤더스 패브리(Anders Fabry)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미나를 개최했다. 박윤수 센터장은 “유다시티 프로그램을 앞으로 교내 교과과정 내에 도입해 확산,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인천재능대가 유다시티의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해 관계자들과 회의를 가졌다. (사진=인천재능대 제공)
인천재능대가 유다시티의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해 관계자들과 회의를 가졌다. (사진=인천재능대 제공)

이용희 신구대 AI소프트웨어학과 학과장은 “전문대의 AI기술 교육은 기존 전문가들이 개발해놓은 AI 기술을 활용해 이를 새롭게 응용하거나 지금까지 없던 서비스를 제공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새로운 AI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은 수학, 컴퓨터공학 등에서 수준 높은 지식을 요구하므로 전문대에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컴퓨터의 동작원리를 모르더라도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하고 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전문대에서도 AI기술 교육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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