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KAIST, SK, LG 등 1000여 곳에 DX 교육 실시, 교육 이수자 30만 명 달해
대학원 창업을 하고 싶다면 사회적 문제를 풀고 긍정적 영향력 키우는 게 중요
인공지능 교육 구현할 수 있는 디바이스 접근성, 교사 행정업무 부담 경감 우선돼야
인문학 소양·아이디어 기반으로 이공학 기술이 결합됐을 때 창업 시너지 효과 극대

김재원 엘리스 대표는 “교육 현장을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교육 실습 플랫폼으로 구축해나가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하고 있다”며 “디지털 인재 양성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과 솔루션 제공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엘리스 제공)
김재원 엘리스 대표는 “교육 현장을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교육 실습 플랫폼으로 구축해나가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하고 있다”며 “디지털 인재 양성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과 솔루션 제공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엘리스 제공)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본지는 대학생들의 기업가정신을 높이고 창업친화적 대학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콘텐츠 협업을 추진하다. 포럼 산하의 각 분야를 대표하는 스타트업을 직접 만나 창업 경험 노하우와 솔직한 조언 등을 듣는 연중 공동기획을 마련했다.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 창업을 꿈꾸는 젊은 청년들에게 유익한 피드백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젊은 청년들이 유입되고 대한민국 청년 창업 붐도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편집자주>

“창업 후 3년간 매출이 거의 전무했다. 당시 저는 박사과정을 밟는 학생이었고 재무제표를 보는 법도 몰랐다. 하지만 B2C에서 B2B로 사업 방향 전략을 바꾸면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2019년 20억, 2020년 30억, 2022년 300억에 가까운 매출을 달성하면서 이른바 ‘퀀텀점프’를 이뤄냈다.”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교육 실습 플랫폼 ‘엘리스(elice)’ 김재원 대표가 설립 초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뤄낸 성장을 말 한마디로 응축했다. 엘리스는 지금까지 SK, LG,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서울대, KAIST 등 대학, 정부 및 공공기관 등 총 1000여 곳에서 맞춤형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Digital Transformation)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 이수자 30만 명, 평균 이수율 80% 이상을 달성했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혁신 아이콘’으로 불리는 엘리스 김재원 대표를 지난 15일 스타트업 밸리가 된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 엘리스는 어떤 기업인가. 강점은 무엇인가.
“교육 현장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교육 현장의 실습 플랫폼 운영을 위한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 상당수 학생들은 질문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른다. 아니면 질문 자체를 제대로 못하거나, ‘잘 모르겠다’라는 반응이 태반이다. 엘리스는 교육 현장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하는 기업인 만큼 학생들이 좋은 답변이 나올 수 있게끔, 학습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만들어가는 데 역점을 둔다. 더 나아가 교육 시스템과 솔루션 그리고 커리큘럼 전체가 훨씬 더 고도화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 각 분야별로 나오는 데이터들을 어떤 방식으로 교육에 활용하나.
“가령 반도체 공장에서 나오는 공장 데이터들의 이상 징후 데이터들이 있다. 이러한 사항을 미리 감지할 수 있게끔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의료 분야를 예로 들어 보자. 보건복지부가 저희에게 흉부 엑스레이를 찍은 이미지를 보여주면 이러한 이미지를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해 어디에 암이 있을지 예측하는 방식에 대한 교육을 의사 선생님들에게 제공한다. 군 장병 교육도 비슷한 원리다. 국방부가 인공위성 사진들을 토대로 배나 비행기가 어디에 있는지 자동 인식하게 만들어 이를 교육에 활용할 수 있게 한다. 군 장병들은 인공위성 이미지를 계속 보면서 동향을 봐야겠지만 미리 수집된 데이터를 토대로 효과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기술 자체가 콘텐츠를 만드는 기반도 된다.”  

- 어떤 사용자를 타깃으로 삼나.
“2015년 창업 당시 상황을 보면 온라인 교육은 실무 교육이나 취미 교육 같은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었을 때다. B2C 모델이 굉장히 강했었는데 저희는 바로 고객한테 교육을 제공하는 형태가 아니라 기업이나 기관 대상으로 하는 B2B에 집중했다. 그 이유는 B2C와 B2BG 둘 다 했을 때 B2C의 수료율이 너무 낮아 저희가 제공하는 교육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B2B나 B2G 상품에서는 저희 플랫폼과 해당 기관이 운영하는 방식이 결합했을 경우 높은 이수율을 제공할 수 있었다. 서비스 가치가 훨씬 높다고 판단했고, 결국 B2BG에 집중을 하게 됐다.”    

김재원 엘리스 대표는 “교육 현장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김재원 엘리스 대표는 “교육 현장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사진=엘리스 제공) 

- 인공지능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우리 삶과 교육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지.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GPT의 등장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챗GPT와 같은 초거대 AI모델의 등장은 저희 사업을 키울 수 있는 큰 도구로 보고 있다. 챗GPT의 강력한 기능을 어떻게 교육 현장에 녹여낼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해서다. 이러한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이를 극대화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챗GPT도 결국 디지털로 전환되는 사회에서 나오는 데이터와 인공지능 연산에 필요한 컴퓨터그래픽장치(GPU) 등 컴퓨팅 및 인프라 환경들이 개선되면서 나온 기능이다. 그러다보니 디지털 교육 환경 구현을 위해 트랜스포메이션 역량을 가진 저희 같은 기업들이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 일선 교육 현장에서 인공지능 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나.
“인공지능이 교사를 대체할 수 있느냐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이상주의적 얘기일 수 있다.  막상 교실에서는 이런 이슈보다 현실적 문제에 맞닥뜨린다. 인터넷 하나 제대로 연결이 안 돼 있거나, 컴퓨터 한 대가 실행되기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다. 선생님들은 이 같은 교육 환경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제공하지 못한다. 인공지능 교육을 떠나, 모든 아이들이 컴퓨터(노트북)을 다 갖출 수 있는 환경이 안 되어 있는데 어떻게 이걸 보편화시킬 수 있는지, 디바이스에 충분히 접근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디지털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를 우선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특히 초중고 선생님들은 학교 행정업무가 많은 상황에서 인공지능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는지 의문이다.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 인공지능 교육 인프라가 제대로 구현돼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점검해봐야 한다.”    

- 앞서 언급하신 초중고와 대학의 교육 현실이 약간 다른 것 같다.
“대학 교수님들은 전문가이자 해당 분야의 전공자이기 때문에 교육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데 초중고 쪽은 상황이 다르다. 전문성을 갖는 교육이 이뤄져야하는데 이러한 정보교사가 부족하고 봐야 한다. 게다가 기간제 교사는 정규교사에 비해 불리한 업무 배정도 주어진다. 이는 기간제 교사가 갖고 있는 역량에 비해 합당한 처우가 제공되지 않는 체계라서 개선돼야 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의 이 같은 교육 현실에서 엘리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보교사 한분 한분의 역량을 극대화시킬 수 있게끔 플랫폼상에서 보조 역할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 현장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 대학원에서 창업을 결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
“그 당시 창업을 반드시 해야겠다라기보다 제가 속한 곳에서의 본업을 열심히 했었던 게 우선이었다. 대학원에서 공부한 창업 아이템도 연구과제 중 일부였다. 그래서 제 경우엔 대학원에서 공부했던 본업을 진짜 더 열심히 해보자라는 관점에서 접근했고, 창업이라는 형태로 발전한 게 효과가 더욱 커졌다고 생각한다. 그냥 연구과제로만 남았다면 논문 한두 편 쓰고 그쳤을 텐데 이걸 임팩트있게 만들어보자라고 뜻을 세우면서 창업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 대학원 과정에서 창업을 고민하거나 준비 중인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현실적 조언은.
“대학원 과정의 목표가 무엇인지에 따라 다를 것 같다.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석박사 학위 과정을 취득하는 게 목표라고 한다면 연구자로서 논문을 빠르게 쓰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자신의 연구가 사회적으로 무엇인가 임팩트를 만들어내고 싶다면 ‘창업’이라는 도구를 생각해볼 수 있다. 연구실에서 그냥 공부하는 것에 그치면 연구물로 남는 것들이 대부분일 테니까 말이다. 물론 그것들이 일부 몇 퍼센트가 채택이 되어 사회적으로 도움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인공지능 관련 학문을 연구해서 교육 분야에 어떠한 임팩트를 줄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왔다. 소위 ‘소셜 임팩트’를 키우기 위해 필요한 플랫폼 개발이나 콘텐츠 개발로 꾸준히 확장을 해왔던 게 주효했다.”

- 이공계 기술기반으로 창업하는 게 유리하지 않나.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창업 과정에서 (이공계 기술기반 창업이) 기술적 임팩트가 크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우리의 사회가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요인도 결국 IT기술 진화가 없었으면 불가능했다고 본다. 하지만 인문사회기반의 역량과 아이디어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가령 메신저 개발 업체 ‘슬랙(Slack)’의 창업자 스튜어트 버터필드(Stewart Butterfield)는 철학을 전공해 석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슬랙의 목표는 업무의 커뮤니케이션을 전환하자는 거였다. 지금 상당수 기업의 소통 방식이 이메일과 전화, 대면에서 슬랙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바뀌어나가고 있지 않나. 즉, 인문학 소양(아이디어)을 기반으로 이공학 기술이 결합됐을 때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된다. 결국 IT·기술이 창업의 필요조건일 수 있지만 필수조건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젊은층으로 좁혀 보면 창업보다는 안정적인 취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소위 MZ세대의 기업가정신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안정적인 취업을 선호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지 않는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MZ세대들이 그렇게 느끼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 생각에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그대로 인정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게 했을 때 가져올 수 있는 ‘맥스(최대치)’가 무엇인지를 잘 설명해주고 만약 그 이상의 것을 원한다면 이들이 주도적으로 ‘무엇을 해야 한다’라는 점을 제대로 설명해주는 게 좋을 것 같다. 가령 안정적인 취업을 원한다면 그것이 가져다줄 수 있는 결과가 무엇인지를 차분히 설명해주면 된다. 다만 기업가정신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노력을 했던 분들이 어떤 결과와 성과가 나왔는지에 대해 경험담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엘리스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최근 교육 현장에서 저희 프로덕트를 통해 교육을 듣는 사람들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디지털 교육 전환의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어서 꽤 의미가 있는 경험을 했다.” 

- 앞으로의 엘리스의 운영 계획과 향후 목표를 전한다면.
“한국은 아직까지 제조업 중심의 국가다. 우리가 원하는 형태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그 다음 단계의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기에 필요한 교육과 솔루션 제공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엘리스는 디지털 인재 양성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과 솔루션 제공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김재원 엘리스 대표는 “인공지능 관련 학문을 연구해서 교육 분야에 어떠한 임팩트를 줄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왔다”면서 “대학원 과정에서 자신의 연구가 사회적으로 무엇인가 임팩트를 만들어내고 싶다면 ‘창업’이라는 도구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엘리스 제공)
김재원 엘리스 대표는 “인공지능 관련 학문을 연구해서 교육 분야에 어떠한 임팩트를 줄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왔다”면서 “대학원 과정에서 자신의 연구가 사회적으로 무엇인가 임팩트를 만들어내고 싶다면 ‘창업’이라는 도구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엘리스 제공)

■ 김재원 대표는… 
워털루대학교 산업공학(Systems Design Engineering) 재학 중 AMD, 애플 캐나다, 엔비디아를 거쳐 캐나다 이동통신 회사인 텔러스에서 Developer Analyst를 역임했다. 이후 KAIST 전산학부 대학원 인공지능(AI) 연구실에서 연구하며, 교육에 AI를 적용하고자 교육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2015년 엘리스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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