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최근에 전국 여러 대학에서 드러나고 있는 온갖 치부를 강도 높게 파헤치며 비판을 거듭해 오고 있다. 그러나 대학들의 이같은 일그러진 +모습들은 결코 최근에 갑자기 시작된 일들은 아니다.

한국의 대부분의 대학들은 해방직후 새로 설립되던 초창기부터 비정상적인방법으로 성장을 거듭해 왔다. 시설도, 교수진도 너무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원을 무시한 마구잡이 학생모집이 진행되며 빠른 양적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리고 입학과 편입과정에서 등록금 이외의 많은 돈이 학교로 들어가고 한편으로는 교수들의 개인 주머니로 들어가고 부정과 +편법은 눈감아 주는 교육부 관계자의 주머니에도 부정한 돈이 들어갔다.

그렇지만 대학들은 그같은 성장과정에 대해서 그래도 자기변호의 구실을 지니고 있다. 방법은 떳떳하지 못하지만 그 결과 오늘의 큰 대학들이 만들어졌고 비록 엉터리 졸업생들이 양산되었지만 그래도 그들이 +60∼70년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방후 이제 반세기가 흐르고 대학의 규모는 외국에서는 보기드문 매머드 종합대학으로 대개 성장해 버렸는데 여전히 일그러진 모습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서울과 지방의 모 대학들은 편입학 과정에서 금전적 비리가 +저질러졌다는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명문대에서도 편입학때 학교당국이 돈을 요구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아무리 우리나라 사학의 경제적 여건이 든든하지 못하더라도 해방직후나 전쟁직후의 개척시대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부끄러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그런데 이보다 더 부끄러운 것이 있다. 그것은 주로 예체능계 교수들 중상당수가 거액의 대가를 챙기며 입시때마다 저질러온 부정이다. 들통이 나서 구속된 사건들도 있지만 대개는 오래전부터 관행으로 이어지고 그 추문은 끝난 일이 없다. 그리고 교수와 그 제자와의 관계는 졸업후에까지 서로 밀어주고 받들어 주는 관계로 이어지며 이 나라 예술계에 영원히 썩은 냄새를 풍기고 있다.

어찌 그뿐이랴! 국내 최고 일류대학을 자랑하는 서울대 교수까지 동료교수 임용에 막대한 금품을 요구하고 받아온 것이 최근의 일이다. 물론 이런 교수들의 추악한 모습은 다른 많은 대학에서도 오래전부터저질러져 오고 있으며 소문은 끝날 날이 없다.

교수들의 추태는 이렇게 돈으로만 끝나지 않고 있다. 수일전에는 전남대의 안모교수가 성추행 의혹으로 전격 해임되었다. 또 충남대의 윤모총장에 대해서도 총학생회가 성추행문제를 들고 나와 총장퇴임투쟁을 벌일 기세다. 그리고 서울대 신모교수에 의한 우조교 성희롱사건은 아직도 시끄럽다.

이렇게 이어지는 사건으로 보자면 이것은 결코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리는 상황이 아니다. 웅덩이를 흐리는 미꾸라지가 너무 많다. 이쯤 되면 이 나라 교수 전반에 대한 품위문제까지 의심받을 단계로 발전해 가는 것 아닐까? 더구나 서울대에서는 성추행사실이 법정에서 +인정된 교수가 여전히 교수직을 보전하고 있다. 외국의 어느 대통령의 +경우처럼 서울대교수쯤 되면 성희롱쯤은 마음대로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도 있는 것인가?

긍지도 명예도 마지막 자존심 한 조각도 없는 교수는 제발 다른 동료 교수들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학교를 떠나도록 단호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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