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장학금 받은 소년가장 윤성근 군

“저 어린 성근이가 고생하는 것을 보면 이 할미 맘이 미어지는 것 같아. 이 몸뚱이가 온전하기만 해도 폐지라도 모아 손주 놈을 고생시키진 않을텐데…”

구우례할머니(77세)는 말을 시작하기도 전에 눈시울을 적셨다.

지난 8일 명동성당 별관.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동렬선수(주니치 드레곤즈)가 지난해 12월 가톨릭대에 기탁한 ‘사랑의 장학금’ 전달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장학생으로 선발된 60명의 학생 중 윤성근군(역촌초등학교4)은 가장 +나이 어린 소년가장. 행사장에 들어선 윤군은 관절염으로 고생하고 있는 할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

이 자리에 참석한 가톨릭대 이사장 김수환 추기경도 유난히 맑은 눈동자를 가진 윤군의 어깨를 어루만졌다.

윤군은 할머니 구씨와 은평구 역촌 1동의 허름한 단칸방에서 살고 있다. +몇 년 전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한 뒤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도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손수레를 끌며 폐지를 모아 생활비를 대던 할머니도 +갑자기 심해진 관절염으로 인해 이제는 걷기 어려운 형편이다.

하지만 웃음을 잃지 않는 윤군의 모습 어디에서도 소년가장이라는 슬픔을 찾아 보기란 쉽지 않았다. 주변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윤군을 지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커서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어요. 할머니처럼 아픈 사람을 하나도 안 아프게 치료해 줄 거예요”

장차 의사가 돼 사랑의 인술을 펴고 싶다는 윤군.

이런 윤군에게 가톨릭대가 전달한 ‘사랑의 장학금’은 액수로 환산할 수 없는 사랑을 싣고 있음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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