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지방 사립대가 무더기로 대학을 내놔 충격이다.

이는 대학간 통합이나 특정 계열의 빅딜(교환)과는 전혀 다른 대학판 M&A(인수 합병)로 대학 사상 초유의 일이어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 일 전망이다.

대학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따르면 최근 지방 사립대 8개대가 재정난에 허덕인 나머지 다른 사립대 재단 등을 대상으로 대학 매도를 타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대학은 대부분이 98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10~70%에 이르는 정원미달 사태를 빚어 학교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교협에 따르면 실제로 호남지역 사립대는 2천5백여명, 영남지역과 +충청지역은 각각 1천1백여명, 1천여명의 신입생 정원미달을 기록했다.

게다가 이들 대학은 수도권 소재 대학으로 빠져나간 편입생과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휴학생이 급증해 대학 자체의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S대, J대, K대, D대, W대, H대 등 지방 사립대 8개대는 직면한 부도사태를 피하기 위해 비적대적 M&A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S대의 한 관계자는 “우리 대학 재단이사장은 줄곧 ‘재단운영에 한계를 느낀다’고 말해왔다”며 “지난 3월 이후부터 지역 유지 등을대상으로 매도작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S대 재단이사장은 몇년 전부터 이 대학을 운영해 왔으나 부채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등 대학인수 당시에 전혀 예측하지 못한 사태가 +발생하자 서둘러 대학을 매도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J대의 한 관계자도 “재단이사장이 학교를 내놓은 것은 지역사회에서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학교발전을 위한 투자가 전무한 실정에서 대학 구성원들은 모두 재단이 M&A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대학의 자발적인 대학 매도 시도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대해 한준상 연세대 교수(교육학)는 “부도 위기에 직면한 몇몇 대학에서 국내 대학간의 인수합병이나 외국 대학과의 제휴, 혹은 인수합병이 진지하게 고려되고 있는 것 같다” 며 “대학간의 인수합병은 선진국 대학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