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가 일대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淑明'이라는 한자어에서 알 수 있듯이 오랫동안 매몰돼 있던 정숙함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숙명여대는 그동안 현모양처, 요조숙녀 등 보수의 굴레에 갇혀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숙명여대를 이러한 이미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은 이를 단적으로 증명해 보이는 몇 개의 학교 홍보 광고 카피.

"울어라! 암탉아 - 여자들이 하면 얼마나 하겠느냐. 이런 소리는 귓등으로 흘려도 좋습니다. 이 땅의 절반. 여자들이 바뀌면 세상도 바뀝니다… 그 고요한 혁명. 숙명여대가 이끌고 있습니다…"

"나와라! 여자대통령 - 대통령 이상의 대통령이라는 힐러리.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이 땅에 여자 대통령이 나올 날이 멀잖았습니다…"

"없습니까? 19세 교수 - 입학하는 순간 대학교수를 예약하세요. 여자가 +크는 대학은 따로 있습니다…"

"뛰어라! 청개구리 - 숙명인이여! 새로운 시작이다. 청개구리처럼 +뛰어보자! 생각부터 바꿔 보자!…"

이처럼 톡톡 튀는 광고카피는 카피에서 그치지 않고 있다. 숙명여대의 속살까지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힘차게 불어 제끼는 회오리바람처럼 지금숙명여대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여성과 민족사학이라는 점만 빼고 모두 다 바꿔가고 있는 것이다.

우선 그 변화를 실감케하는 것은 인적 구성요소. 교수들의 79∼80%가 40대 초반이다. 주요 보직에 이들 교수들이 포진돼 있다는 것은 연공서열 식의 인사는 일치감치 지양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 대학은 임용된지 2년밖에 되지 않은 30대의 박천일 교수(언론정보학)를 홍보실장에 앉혔으며 역시 30대의 김진환 +교수(체육교육과)를 보직서열상 3위인 사회봉사실장에 임명하는 등 파격적 인사 일색이다.

이 때문에 이 대학은 형식주의란 게 없다. 교수들이 윗사람 눈치 보는 것도 없다. 학교발전 및 교육개혁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출, 신선도만 인정받으면 그대로 채택된다. 따라서 이 대학은 젊고 전문지식을 갖춘 +교수들에게서 나오는 아이디어를 수혈받으며 늘 젊음을 유지한다.

지난 95년 2월부터 벌이고 있는 '제2 창학운동'이 여론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원동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어떤 일이든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이뤄낸다는 점을 감아한다면 조직구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숙명여대는 새시대에 걸맞은 인적구성으로 끊임없이 교육개혁을 추진중이다.

특성화, 열리 교육체제 구축, 세계화, 정보화, 행 · 재정의 합리성 등의 +부분은 상당부분 진척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건축공사로 아직도 소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아직도 숙명여대의 개혁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을 웅변한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을 지향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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