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썩어 있습니다. 인체로 치자면 뇌에 +해당하는 대학이 썩어 있으니 우리 사회가 제대로 굴러갈리 있겠습니까? 알고보면 구제금융사태도 대학이 썩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학내 민주화를 요구하다 해직된 전 고려대 신방과 윤용교수. 그가 9년간의 침묵을 깨고 다시 대학민주화를 부르짖고 있다. 교수신분보장을 위한 협의회(교보협) 부회장을 맡아 소속 회원 30여명과 함께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이해찬 교육부장관 지구당 사무실을 점거농성한 것.

그는 교수 재임용 제도를 과거 군사정권이 사학재단에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단언한다. 정치권에서 여러번 개정을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사학재단의 로비로 무산된 것 자체가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이에 대한 그의 입장은 단호하다.

“재임용 제도로 인해 대학사회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비판적이고 +양심적인 교수들은 파리목숨인 반면 아부형 교수들은 실력에 상관 없이 전도양양하기만 합니다. 따라서 재임용 제도는 하루빨리 개폐돼야 합니다”

그는 여전히 카랑카랑하다. 대학의 비리와는 절대 타협할 수 없다는 표정도 9년전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면서도 간간이 목소리가 촉촉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현 대학 사회를 보면 한없이 서글퍼집니다. 그래도 군사독재 정권 +시절에는 교수들이 어용교수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노력했는데 지금은 그것 조차 없는 것 같습니다. 정치교수, 매스컴타기 좋아하는 연예인 교수, 마냥 놀기만하는 무능교수 등이 판을 치니 교수 노릇하기가 요즘처럼 좋은 시절은 없을 겁니다 ”

요즈음 그는 대학사회를 비판하는 책을 집필하는 한편 교보협 소속 교수들과 대책회의를 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물론 목표는 해직교수들의 복직과 재임용제도 개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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