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대한민국 인재상 하예슬 씨(울산대 기계자동차공학부)

“앞으로는 ‘멀티 스페셜리스트’가 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대학 생활동안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성적이 삶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열정으로 세계에 기여하는 것이 행복해 질 수 있는 길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수여하는 ‘2009 대한민국 인재상’에 선정된 하예슬(울산대 기계자동차공학부·23) 씨의 말이다.

‘대한민국 인재상’은 창의적인 인재를 발굴·격려하기 위해 지난해 제정된 상이다. 매년 전국 대학생 40명, 고등학생 60명 등 총 100명을 선발, 대통령 명의의 상장·메달·장학금 등을 수여한다.

대학생 40명 수상자 중 한 명인 하 씨는 다양한 경력을 자랑한다. 간호학과를 졸업한 후 공학에 매력을 느껴 다시 기계자동차공학부에 입학한 하 씨는 매년 자작자동차 대회에 참가하고 인도 첸나이로 의료봉사도 다녀왔다.

바다를 좋아해서 물에 관한 여러 활동에 참가한다. 올해 여름엔 4대강 살리기 UCC를 제작, 환경부 장관상을 받았다.

하 씨는 “기업과 여러 기관들이 더 넓은 곳을 향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 덕택에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며 “지금 환경에서 주어진 모든 기회를 활용고자 노력한 결과, 세상을 움직이는 더 큰 원동력은 도서관 밖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수상으로 대통령을 만나게 된다면 성적으로 평가받지 않고 각자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십사 부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첸나이 의료봉사를 갔었을 때 한 아이가 동생 손을 잡고와선 한참을 주변만 서성이더군요. 봉사자들이 모든 일을 마칠 때쯤에야 제 옷깃을 잡아당기며 어깨가 까진 동생의 상처를 보여줬습니다. 봉사자라고 인도까지 왔으면서 세심하게 돌봐주지 못했던 미안함과 감동이 저를 5년간 봉사에 매달리게 했어요.”
하 씨가 이번 ‘2009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게 된 결정적 이유는 무엇보다 봉사활동이 단연 돋보였기 때문이다. 하 씨는 수화 교육, 학습 도우미, 영어 보조교사 등 울산외곽지역에 거주하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다. 울산 세계양궁선수권대회·요트선수권대회·고래축제 등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처음엔 청소부터 시작했어요. 육체노동부터 시작해서 이공계 여성인력 양성을 위해 초·중학교에서 강사로도 활동했습니다. 무엇보다 봉사활동에 집중하는 이유는 저 역시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이 자리에 있기 때문이죠.”

하 씨는 IMF 때 자금압박으로 아버지의 회사가 부도가 나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왔다. 그 당시 돈이 없어 그간 해왔던 많은 교외 활동과 예능학원들을 접어야 했다. 하 씨는 “학원 선생님께서 예능과 공부는 중단하면 다시 시작하기 힘들다고 돈을 받지 않고 오랜 기간 가르쳐 주셨다”며 “그 당시 비록 초등학생 이였지만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한 신조가 마음속에 생겨났다”고 말했다.

하 씨는 많은 사람들과 기업, 기관들의 도움으로 지금껏 성장해온 만큼 되돌려 주는 것이 인생의 목표이자 신념이라고 말한다. 하 씨는 “자동차·조선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지만 최종 목표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부서)에서 사업을 기획하고 싶다”며 “학생들에게 나눔을 시작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인생의 주인공은 각자지만 인생을 공유할 사람은 지구인 모두예요. 배운 지식을 통해 인류 발전에 기여하고 지속가능한 행복을 풍요롭게 나누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하 씨는 이번 수상으로 받은 상금을 ‘하예슬 재단’에 기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 씨는 앞으로 본인의 이름을 건 재단을 발족할 계획이라며 “이번 상금이 뜻 깊은 만큼 언젠가는 설립할 ‘하예슬 재단’의 씨앗이 되도록 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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