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프레젠테이션 맡은 성민정 중앙대 교수

“처음에 ‘평창’은 세계인들에게 들어본 적 없는 지명이었죠. ‘평양’과 헷갈리는 사람도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2010, 2014년 두 번의 (동계올림픽) 유치 시도가 평창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평창은 매력적인 곳이에요. 남과 북이 만나는 지점이기도 하고 백두대간과 동해의 접점이기도 하죠. 비행기로 두 시간 거리 안에는 아시아 대륙의 10억 명이 살고 있고요.”

꿈을 향한 평창의 세 번째 도전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평창을 찾아 현지실사를 벌였다. 올림픽 유치의 성패를 좌우할 프레젠테이션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 17명이 투입됐다. 그중 중앙대 성민정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유일하게 두 개의 주제를 맡았다. 그는 제1 주제인 ‘비전·유산·소통’과 제2 주제인 ‘올림픽 콘셉트’를 담당했다.

“두 가지 주제를 맡았다는 점과 1번 타자라는 점이 조금 부담이 되긴 했어요. 30분 동안 단독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20분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죠. 첫 주제에서 ‘우리가 어떤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여기에 도전하는지’ 비전을 말하고 ‘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어떤 유산을 남길 것인가’를 밝혔어요. 그리고 단계적 커뮤니케이션 계획을 세워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관심을 가지게 하고 실질적으로 참여하게 할 목표를 알렸습니다.”

2004년부터 현재까지 평창은 하나의 약속을 지켜왔다. 평생 눈을 보지 못하는 국가의 청소년에게 '드림 프로그램'을 열어온 것이다. 드림 프로그램은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해야 하는 명분인 겨울스포츠의 아시아 확산과도 일치한다.

성 교수는 제2 주제에서 드림 프로그램을 비롯한 교육·문화 프로그램과 올림픽 콘셉트 전반에 대해 발표했다.

“올림픽은 스포츠에 그치는 게 아니라 문화적으로 어떻게 소통하고 교류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드림 프로그램 참가자 중 12명이 국가대표로 세계대회에 출전하는 성과를 낳았어요. 금메달을 몇 개 땄느냐는 것보다 스포츠를 통한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프레젠테이션에서 강조했어요. 실제로 IOC 위원들이 관심을 뒀던 부분이기도 했고요.”

나흘간의 실사를 모두 마친 IOC 실사단은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인 평가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여건과 시설 면에서 4년 전보다 분명히 진전이 있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성 교수는 2009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후보도시 비드(유지신청) 파일’을 만드는 작업에 참여하고 11월부터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등 꼬박 2년을 열정적으로 평창의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그리고 새로운 무대와 새로운 세대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를 비롯한 동계올림픽 개최를 달려온  모든 이의 노력이 7월 6일 남아공 더반에서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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