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수강신청과 총학생회 투표까지

대학들이 ‘업그레이드’ 된 스마트 캠퍼스로 거듭나고 있다. 기존에는 공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교 앱을 만들어 캠퍼스 지도와 도서관 좌석 등 학생 중심의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최근 들어 대학이 직접 한층 업그레이드 된 자체 앱을 개발해 학사·행정 서비스까지 통합했다. 특히 일부 대학은 스마트폰으로 총학생회 선거를 진행하거나 ‘블랙보드 시스템’을 바탕으로 ‘손안의 강의실’을 구축했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에 힘입어 대학공개강의 바람도 불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대학은 중앙대. 중앙대는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16일부터 실시한 총학생회 선거를 스마트폰을 이용해 진행했다. 그동안 일부 대학에서 학내 투표소에 전자 투표기를 설치해 스크린 터치 방식으로 투표를 실시한 대학은 있었지만 캠퍼스에 일체의 투표소를 설치하지 않고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완전한 원격 투표 방식을 도입한 것은 중앙대가 최초다.

스마트폰 투표는 총학생회 선거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한 번에 해소했다. 우선 종이투표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개표 과정의 문제로 인한 무효표를 방지했다. 이와 함께 별도의 투표나 개표 인원도 필요치 않아 부정 선거의 여지를 사전에 차단했다. 특히 투표종료와 함께 투표결과를 동시에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때문에 총학생회 개표과정을 둘러싼 총학생회장 후보 간 잡음이 없다.

학생지원처 이규 팀장은 “공간의 제약 없어 어디에서나 투표할 수 있어 외국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는 학생의 부재자 투표까지 가능하다”며 “이 제도가 정착되면 총학생회 투표율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거관리위원장 박승환(경제학부 4)씨는 “매년 투표율 미달과 부정선거로 지난해 여러 대학이 몸살을 앓았다”며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사용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에 맞춰 투표소가 없는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보급이 활성화 되면서 대학공개강의도 전성기를 맞고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서 제공하는 대학공개강의 서비스(KOCW)가 교수와 학생 구분 없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대학공개강의는 조회 수가 무려 6만회에 육박하면서 사용자평점도 5점 만점에 4점을 기록해 인기 앱으로 단숨에 떠올랐다. 스마트폰으로 국내와 해외 석학, 노벨상 수상자 강의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실제로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강의를 살펴보면, 김경열 숭실대 교수의 ‘세계속의 한국사회와 교육’, 윤길수 부경대 교수의 ‘발명과 특허’ 등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교육학 등 주제별로 원하는 강의를 무료로 볼 수 있다.

중앙대 강준호(경영학과 2)씨는 “통학하면서 스마트폰으로 해외석학 강의를 자주 듣는 편”이라며 “무료로 강의를 제공해 부담도 없고 정말 추천하고 싶은 앱”이라고 말했다. 
각종 학사와 행정을 스마트폰으로 바로 처리할 수 있게 만든 대학도 있다. 휴학과 복학 등 다양한 학사·행정을 학교를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원스톱으로 마칠 수 있는 것이다. 

서울여대는 대학 공식 앱을 2월에 오픈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서울여대 앱은 대부분의 대학 앱이 제공하는 대학소개 서비스는 물론 강의평가, 성적조회, 휴·복학신청까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특히 개인 강의시간표나 교수 면담시간까지 조회할 수 있기 때문에 서울여대 재학생에 맞춤형 앱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여대 관계자는 “앞으로 계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다 편리하게 대학생활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엠러닝(M-learning)활성화를 위한 고유 컨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도 스마트폰 전용 강의지원시스템을 구축해 업그레이드 된 스마트 캠퍼스 대열에 합류했다. 대구가톨릭대는 지난달부터 강의지원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스마트폰을 이용해 △강의별 공지 △강의노트 △강의계획서 △리포트 제출확인 등을 할 수 있다.

우형택 교무처장은 “학생들은 PC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수강, 성적, 학적 등의 다양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 보다 편리한 캠퍼스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취업관련 정보와 졸업정보 등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경대는 최근 ‘손 안의 강의실’을 구축해 화제다.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강의를 듣고, 교수와 학생이 1대 1로 토론까지 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쌍방향 학습관리시스템인 ‘블랙보드 시스템(Blackboard System)’을 구축했는데, 이 시스템을 통해 부경대 재학생들은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으로 강의를 들으면서 △질의응답 △과제 제출 △실시간 강의 캡처와 재생 △사전학습·복습 △강의 이해도 측정 등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블랙보드 시스템은 수준별 교육과 학습 스타일에 따른 맞춤형 학습, 자기주도형 학습이 가능하다. 아울러 교수와 학생, 학생과 학생간의 참여와 상호작용으로 창의적 교육과 학생중심의 학습활동이 이뤄질 것으로 학교 측은 기대하고 있다. 또 부경대는 학사·행정 모바일정보시스템, 무선인터넷(와이파이 Wi-Fi) 인프라 확충, 유무선통합서비스(FMC) 인프라 구축, 모바일 보안과 u-Class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보전산원 이재정 원장은 “블랙보드 시스템을 통해서 교육품질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교육비용도 절감해 효율적인 예산운영도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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