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렌스 헨더슨 성균관대 국제교류팀장

“종종 꼭두새벽에 출근합니다. 외국 대학 관계자와 통화하려면 시차를 고려해야 하니까요. 상대방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야죠. 이번에 팀장으로 임명됐을 때는 놀랍고 또 감사했습니다. 파격 인사는 저를 믿어줬기 때문이니까요. 일을 잘하고 못하고는 제 능력에 달린 것이지만, 글로벌 시대에 외국인 팀장은 곤란하다는 선입견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대학 첫 외국인 행정부서장을 맡아 화제가 된 테렌스 헨더슨(Terrence D. Henderson) 성균관대 국제교류팀장은 ‘로열티(loyalty)’와 ‘시너지(synergy)’를 힘줘 말했다. 학교에 대한 충성심이 국내 직원과 다를 바 없고, 이에 바탕해 문화적 차이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된다는 설명이다. ‘베스트 글로벌 커뮤니케이터’가 될 것을 되풀이 다짐하는 그를 25일 만났다.

- 국내 대학에 근무하게 된 계기는.
“처음 한국에 온 것은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을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학교를 찾으며 자연스레 성균관대의 깊은 역사를 듣기도 했고, 사람들의 친절하고 개방적인 태도도 인상적이었다. 학교가 고향집처럼 느껴진 게 컸다. 힘들 때는 학교 안의 명륜당에 앉아 있기도 했었다. 5년째 국제교류 업무를 해왔으며 지금은 한국인 아내를 맞아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 외국 대학과 다른 점은 없는지.
“공동체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교직원들이 부담을 나눠 갖고 다들 성실하게 일한다는 느낌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통상적 규칙에 지나치게 얽매이기보다 사람들 간의 문제에 초점을 맞춰 해결하는 게 차이점 같다.”

- 첫 외국인 행정부서장이 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우선 학교에 대한 애정과 충성심이 커서 아닐까. 외국인 직원을 믿으며 리더십을 길러주고 잠재력을 이끌어내도록 도와준 동료들이 있어 가능했다. 특히 김준영 총장님과 통했다. 총장 취임 전 부총장과 대외협력처장을 겸하던 시절 많이 알려주고 가르쳐줘 힘이 됐다.”

헨더슨 팀장은 ‘시차까지 생각하는 국제화’를 얘기했다. 때문에 새벽에 자진 출근하는 일이 잦다. 여느 직원들로선 상상하기 힘든 발상의 전환이지만, 그는 국제교류 업무에서는 당연한 일이라 여기는 듯했다. 헨더슨 팀장은 국제화 평가지표로 외국인 교수·학생 숫자는 중시하면서 외국인 직원은 논외인 풍토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외국인 직원이 국제화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외국인 직원이 있으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서로 배울 수 있다. 함께 있을 때 문화적 다양성이 다양한 아이디어로 이어지지 않겠는가. 외부의 시선에서 봤을 때 경쟁력을 갖춘 한국적 가치를 더해 지식과 인재를 외국으로 수출하도록 돕는 역할도 있다.”

- 국제화 평가에 외국인 교수·학생 숫자는 반영하는데 직원은 논외다.
“흥미로운 질문이다. 외국인 교수·학생을 많이 유치하려면 외국인 직원도 있어야 한다. 아무리 IT기술로 원거리 소통이 가능하고 어학능력이 뛰어난 국내 교직원이 많다 해도 ‘면대면 관계’는 중요하다. 다양성의 차원에서도 중요하고, 문화적·지리적으로 친밀감을 느낄 수 있게 하려면 외국인 직원 숫자나 비율을 반영하는 지표 보완도 필요하다고 본다.”

- 팀장으로서의 포부를 말해달라.
“믿어준 학교와 총장님에게 감사하다. 목표는 우리 팀을 최고의 팀으로 만드는 것이다. 성균관대 뿐 아니라 국내 다른 대학들도 국제화를 잘해낼 수 있도록 좋은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글로벌 팀, 글로벌 이노베이션, 글로벌 리더로 이어지는 ‘베스트 글로벌 커뮤니케이터’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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