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교로 사업 ‘최초선정’ 추진동력 얻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새로운 도약을 위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동국대 경주캠은 지난 3월 김영종 총장 취임과 함께 본격적으로 자율·책임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분교의 한계를 탈피해 조직·재정·인사까지 분리하는 ‘마이 웨이’를 걷기 시작했다. 전국 분교들 중 첫 시도로 새로운 롤모델을 만드는 데 앞장선 것이다. 자율경영 원년을 맞아 ‘비전2020’을 선포, 대학의 전체 발전 밑그림을 그렸다. 여기에 분교로는 처음 교육역량강화사업과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 지원사업에 동시 선정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 ACE사업-대학비전 촘촘히 연계 = 동국대 경주캠이 ACE사업 선정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자체 경쟁력을 인정받은 게 크다. 올해부터 본교와 분리하는 새로운 실험에 나선 데 따른 주위의 우려를 말끔히 지웠다. 외부의 시선이 달라진 것에 그치지 않는다. 내부 구성원들의 자신감도 업그레이드됐다. 이번 사업 선정으로 “해볼 만하다.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앞으로 큰 추진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파생 효과와 함께 사업 프로그램 자체가 대학의 장기 비전과 촘촘히 연계된 점도 힘을 받는 요인이다. 전체 발전계획의 방향과 보조를 맞춘 세부 교양교육, 교수-학습지원 프로그램들이 ACE사업에 포함됐다. 4년간 1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ACE사업 프로그램들이 고스란히 대학의 특성화 방향과 연결되는 것이다.

동국대 경주캠 ACE사업 프로그램의 양대 축은 교양교육의 하모니(HARMONY) 전략과 교수-학습지원의 셀프(S.E.L.F) 전략. ‘조화로운 자기주도적 학부교육 전략’으로 요약된다. 기존 중장기 발전계획과 연계해 학생역량 제고에 주력하는 내용이다. 전공과정의 융복합 교육과 비교육과정의 역량·경력 개발 프로그램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게 강점으로 꼽힌다. 차별화된 교수·학습법 케어와 교육의 질 관리에 초점을 맞춘 피드백 시스템 마련이 골자다.

■ 지방분교 이미지 탈피 계기 마련 = 동국대는 김 총장의 취임과 함께 비전2020을 선포해 국내 20위, 아시아 100위 대학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동시에 △불교분야 세계 최고 △에너지분야 등 2개 분야 국내 최고 △바이오분야 등 3개 분야 영남권 최고를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교육역량 강화, 연구경쟁력 향상, 국제화 수준 제고, 재정·인프라 확충, 경영시스템 혁신 등 5대 혁신과제와 총 45개 세부과제를 추진 중이다.

구호에만 그치지 않았다. 비전2020과 ACE사업 프로그램을 근간으로 한 세부 액션플랜인 ‘뉴 액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교육 시스템·프로그램 혁신과 이에 바탕해 특성화·국제화·융합화의 3대 전략과 목표들을 실천해가다 보면 지방 분교 이미지를 벗어나 자연스레 대학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미래수요를 적극 반영한 점이 눈길을 끈다. 특성화·국제화·융합화 정책 모두 대학이 맞게 될 환경 변화를 철저히 대비했다. 융합형 학문 편제로 재편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는 게 핵심이다. 실제로도 동국대 경주캠은 국내 최초로 에너지 관련 단과대학을 신설하는 등 앞서 변화하고 있다. 원전과 3대 가속기가 인근에 밀집한 특수성을 십분 활용한 결과물이었다. 동국대 경주캠은 이 같이 수요를 예측한 학문 체제와 운영시스템으로 전국적 인지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 취업률·국제화 고른 실적이 바탕 = 동국대의 비전과 목표는 실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간의 실적이 객관적 수치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본교와 분리평가를 받은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예상보다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연세대 원주캠퍼스, 고려대 세종캠퍼스 등 유명 대학 분교와 어깨를 나란히 해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취업경쟁력과 국제화 수치에서 고른 성과를 낸 게 컸다.

높아진 취업경쟁력의 바탕에는 학생역량·취업촉진 프로그램과 함께 그간의 내실 있는 교육이 깔려있다. 신입생 기초교육 강화와 전공교육·현장실습 연계가 그것이다. ‘2020년 취업률 80% 달성’이란 구체적 목표치를 잡고 학과 역량평가·강의평가 제도 정립 등 수요자 중심에 포커스를 맞춰 시스템을 손질했다. 여기에 ‘참사람 인증제도’를 마련해 학생들이 성적·봉사·외국어(영어·한자)·전산자격증 등 취업 스펙을 고루 갖추도록 했다.

국제화 부문 성과는 더욱 주목할 만하다. 2010년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지방대 중 4위, 전국 15위를 기록했다. △외국인 교원 70여명 충원 △전공 영어강좌 대폭 확대 △신입생 레벨테스트를 통한 맞춤식 영어교육 등 2007년 이후 꾸준히 추진해온 국제화 노력이 빛을 봤다. 특히 지난해 문을 연 인터내셔널 라운지에는 50여명의 외국인 전임교원이 상주하며 외국어 회화 프로그램과 개인 상담·지도를 병행해 살아있는 회화 교육이 가능하다.

“자율경영 실험 우려 털어낸 가시적 성과”
[인터뷰] 장익현 학사지원본부장

- 첫 분리평가에서 ACE사업에 선정된 비결이 궁금하다.
“지난해 ACE사업은 서울캠퍼스와 통합평가를 받았고, 올해 처음 분리평가를 받았다. 자체적으로 받는 평가라 준비에 더욱 힘을 쏟았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많이 낸 게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본다. 프로그램 계획과 실제 운영이 잘 이뤄지는 모습이 평가단에게도 어필해 조금만 더 지원해주면 더 많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인상을 줬던 것 같다. 교육중심대학을 표방한 만큼 사업 선정으로 확보한 금액은 교양교육과 교수-학습지원 쪽에 중점 투자할 계획이다.”

- 분리평가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어냈는데 어떻게 자평하나.
“지방 중소도시에 위치해 조건이 좋은 편은 아니다. 자율·책임경영 체제를 표방하면서도 은연중에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이번에 교육역량강화사업과 ACE사업에 모두 선정되다 보니 재단이나 본교로부터 확실히 인정받은 의미가 있다. 경주캠퍼스 분리·독립에 따른 우려가 있었는데 이제 대내외적으로 자신감이 생겼다. ACE사업은 4년간 꾸준히 지원되므로 잘 가르치는 대학, 교육중심대학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 사업 선정으로 학교 분위기가 달라진 점은 없는지.
“지금까지는 ‘교육중심’이라고 외치면서도 가시적 지원이 부족했다. 사업에 선정돼 국고를 확보하니 실감이 난다고 할까. 교수·학생 모두 활기가 도는 게 느껴진다. 학부교육 프로그램이 제대로 돌아가고, 구체적 지원책도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ACE사업 선정으로 프로그램 전반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낙관적 분위기가 확산되는 게 긍정적이다.”

- 학교 비전과 어떻게 연계해 발전시킬 계획인가.
“불교·에너지·바이오 분야로 집약되는 3대 특성화 원칙을 세웠다. 학교 비전의 밑그림은 융복합 방향으로 가게 되는데, 시대적 조류와도 맞아 해볼 만하다. 전체 방향을 융복합 특성화로 잡고, ACE사업 프로그램들을 세부 실천전략으로 삼아 내실을 채워나가면 될 것이다. 애초에 ACE사업과 학교의 자체적 중장기 발전계획을 잘 연계시켜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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