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안 내린 대학 사업비 줄까 ‘걱정’
"장학금 배정 축소에 지원금도 삭감하면 이중패널티” 불만
교과부 “덜 내린만큼 재정여유있어” 일축
교육역량강화사업 설명회 ... ACE 사업은 무관
교육과학기술부가 9일 오후 서울 교총회관에서 개최한 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 설명회에서 등록금을 소폭 내린 대학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한국항공대 기획처 관계자는 “이미 등록금 인하율이 낮아 국가장학금 배정에서 손해를 보았는데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비까지 깎는 것은 부당하다”며 “교육역량강화사업 평가지표에서도 등록금 인하율이 반영되는 만큼 이중적인 패널티를 받는 것 같아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교과부는 이날 설명회에서 국가장학금 대비 대학 자체노력이 충분치 않을 땐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비를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지원과 박창원 사무관은 “국가장학금 사업에서 자체 노력 인정규모가 장학금 배정액보다 적은 대학의 경우 사업비를 차등 지원 받는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장학재단이 취합한 ‘2012년 국가장학금 2유형 배정액 대비 대학 자구노력’자료에 따르면, 전국 335개 대학 가운데 등록금 인하와 장학금 확충으로 국가장학금을 100% 다 받은 곳은 143개교로 집계됐다. 배정 액의 ‘80% 이상~100% 미만’을 받은 대학은 89개교였다. 심지어 배정된 예산의 50%도 못 받은 대학이 56개교나 됐다.
항공대는 올해 연간 등록금 액수가 858만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전년대비 인하율도 0.57%에 불과했다. 때문에 국가장학금을 적게 받는 것도 억울한 데 교육역량강화 사업비까지 삭감된다는 말에 불만을 표한 것이다.
더욱이 교육역량강화사업 평가지표에 ‘등록금 부담완화 지수(사립대 기준 10%)’를 반영, 등록금을 적게 내린 대학이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는 만큼 사업비는 다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송기동 대학지원관은 “국가장학금 대비 장학금 확충을 적게 하거나 등록금을 안 내린 대학은 다른 대학에 비해 재정적 여유가 더 생기지 않느냐”며 “반면 장학금 확충과 등록금 인하를 많이 한 대학은 재정적으로 그만큼 어려워진다”고 반박했다. 등록금 부담완화 노력에 따라 교육역량강화 사업비를 차등 배정하는 게 정당하다는 설명이다.
교과부는 교육역량강화사업과는 달리 ACE(학부교육선진화선도대학)사업에서는 예산배분 시 국가장학금과 연계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민식 대학지원과장은 “ACE사업은 국가장학금 대비 대학 자구노력과 연계하지 않고 예산을 배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는 서울 서초구 소재 교총회관 컨벤션홀에서 오후 1시30분부터 기획평가 관련 대학 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홍민식 과장은 “교육역량강화사업 예산 집행을 학기 초와 최대한 맞추기 위해 다음 달 초 선정 대학을 확정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