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박인숙 “서울대 특목고용 '우선선발' 꽁꽁 숨겼다”
우선선발, 요강에 없어 정보부족 일반고 ‘역차별’ 우려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서울대가 수시모집의 핵심 전형요소인 ‘우선선발’ 제도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일반고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대 우선선발 제도는 수시에서 서류가 뛰어난 일부 학생을 나머지 전형과 관계없이 최종합격 처리하는 특혜 제도다.
28일 국회 교문위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은 “정원의 80% 이상을 선발하는 서울대 수시에서 빠져서는 안될 부분이 우선선발 제도지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서울대가 일반고는 잘 모르는 우선선발 제도를 과학영재학교와 자사고 몰아주기식 입학제도로 활용해온 특혜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교문위에 출석한 오연천 서울대 총장을 향해 “현재 서울대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수시모집에 대한 안내자료를 전부 뒤져봐도 우선선발이 무엇이고, 어떤 자격으로, 어떻게 응시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전혀 안내가 되어 있지 않다”면서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가”라고 추궁했다.
오 총장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담당 입학처장이 대신 답변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양해를 구했다. 발언대에 선 서울대 입학처장은 “우선선발은 1단계 서류전형에서 최상위 학생 일부를 합격시키는 것”이라고 간략한 취지를 설명했다.
박 의원은 “그러니까 이거만(서류전형) 한다는 거죠? 수능도 없고 논술도 없고 면접도 없고. 일반고 교사들은 이 제도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서울대 우선선발 인원은 해마다 두 배씩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고 운영하는 것이 공정한 입시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박 의원은 나아가 서울대가 우선선발 제도를 일부러 널리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단지 합격자 발표란에 ‘우선선발자도 포함된다’고 명시하는 식으로 모집요강에도 한 줄 설명이 없는 누구인지도 모르는 ‘우선선발자’를 합격만 시키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수시모집 안내문이 86페이지에 달하는데 정작 알아야 할 내용은 전혀 나와있질 않고, 일정만 제시하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우선선발 합격자 배출 고교 톱10에 일반고는 없었다. 박 의원은 “우선선발자들의 출신고교를 보면, 서울과학고 23명으로 1위, 경기과학고 20명으로 2위, 하나고 11명으로 3위, 한국과학영재학교 10명으로 4위, 민사고 8명으로 5위, 안산동산고 5명으로 6위였고, 대원외고·용인외고·포항제철고·한일고가 4명으로 공동 7위에 랭크해 상위 10위권 고교에 일반고는 단 곳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의 추궁에 서울대 입학처장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재검토해서 문제를 최소화하겠다”고 답변했다.
서울대 우선선발 제도는 다른 상위권 대학 우선선발 제도와는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다른 대학이 주로 논술전형에서 수능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을 ‘우선’으로 분류해 ‘일반’으로 분류된 학생들과 따로 전형을 진행하는 ‘추가점수’ 개념이라면, 서울대 우선선발은 남은 일정과 관계없이 최종합격 시키는 ‘프리패스’ 개념에 가깝다. 때문에 서울대 수시에서 우선선발로 분류되면 서류단계에서 나머지 전형을 치르지 않고 최종합격이 결정된다.
문제는 서울대가 수 년 간이나 우선선발 제도를 운영해 오면서도 공식적으로 선발 절차와 기준 등을 알리지 않아 우선선발 합격자를 배출해 본 적이 없는 일반고는 ‘우선선발’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이처럼 제대로 공개하지도 않은 전형을 통해 자기들만의 우수인재를 확보하는 것은 글로별 경쟁력 있는 대학이라고 볼 수 없다”며 유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