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중 학생 해외활동 '러시'
'자기설계형 해외탐방' 프로그램 선봬
2002-07-22 김은영
최근 대학이 학생들의 ‘해외 경험’과 ‘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겨냥해 다양한 해외 기행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이같은 프로그램은 방학을 이용해 해외 경험을 쌓으려는 실속파 학생들 사이에 큰 인기다.
대학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특징은 기행 테마 및 코스 기획에서부터 사후 결과 보고까지 학생들 스스로 기획·주도한다는 것. ‘자기 설계형 해외답사 여행’ 형식으로, 고정된 일정에 따르거나 뚜렷한 목적이 없는 단순 여행 프로그램과 차별화했다.
선발된 학생들에게는 항공료 등 여비의 상당 부분을 대학이 지원한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테마 선정 및 구체적인 계획서 제출 등 준비과정에 만만찮은 노력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접수 과정에서부터 학생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하다.
공주대·동국대·명지대·숙명여대·순천대 등 많은 대학이 학생들의 해외 활동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대학별로 20~30여개 팀 50~1백여명의 학생들을 각각 유럽 호주 일본 중국 등지에 파견하고 학생 1인당 1백여만원씩의 경비를 지원했다.
대학은 학생들에게 구체적인 탐방계획서를 제출받아 이를 기준으로 참가자를 선정했다. 학생들은 스스로 기행테마, 활동계획, 예상경비 등 구체적인 내용을 기획했으며 일정 수준 이상의 외국어 능력도 테스트 받았다.
이번에 각 대학이 선정한 기행 주제는 ‘한국의 자전거 문화 활성화를 위해(전북대)’, ‘한일 월드컵 이후 일본의 월드컵 경기장 활용도 조사(숙명여대)’, ‘미국의 여성 경찰 확대 과정에 대한 비교연구(동국대)’ 등이다.
동국대는 특히 올해 처음으로 전공 관련성을 높인 해외탐방 프로그램을 선보여 타 대학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동국해외탐방단’은 이달 초~중순 사이에 2주 동안 세계 각국에서 팀별로 전공과 관련한 연구소, 대학, 기업, 사회단체 등을 찾아다니며 전공학습을 겸했다.
동국대 학생과 유광호 씨는 “준비과정이 비교적 힘들고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열의가 대단하다”며 “비교적 저렴하게 해외경험을 쌓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스스로 일정을 짜고 적극적으로 준비한다는 게 학생들에게 좋은 점수를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참가 학생들이 얻은 결과물을 활용하는 것도 대학들이 고심하는 부분이다. 보고대회와 보고서를 모은 책자 발간은 기본. 최근에는 인터넷에 공개해 대외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전북대, 동국대 등은 결과 보고 장면을 영상 제작해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며, 동국대는 전체 보고대회를 없애는 대신 팀별로 같은 전공 학생들 앞에서 결과를 발표하도록 해 전공학습과 연계할 계획이다.
숙명여대 학생 일부는 ‘미국대학과 숙명여대의 홍보전략’, ‘대학내 박물관 활성화 방안’ 등 대학 행정정책과 관련된 주제로 탐방에 나섰는데, 대학측에서는 이를 행정정책에 접목시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