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모의 토익 안치면 장학금 없다" 학생들 반발

'글로벌커뮤니케이션잉글리시' 필수 교양과목 폐지 요구 확산

2014-06-13     신나리 기자

[한국대학신문 신나리 기자] 전남대가 글로벌커뮤니케이션잉글리시(이하 글로벌잉글리시)를 필수 교양과목으로 지정하자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신입생이 이를 이수하지 않을 시 졸업이 불가능하며, 장학금을 비롯한 각종 혜택에서 제외한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전남대 학생들은 12일 "ETS(미국교육평가원) 특별시험인 모의 토익을 보는 글로벌잉글리시 과목을 개설해 수강하지 않으면, 학내의 장학혜택을 모두 받을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이 과목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점, 장학금 혜택을 조건으로 필수이수를 요구하는 점을 지적하며 강압적으로 이루어지는 영어 시험을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글로벌잉글리시는 올해부터 전남대가 신입생에게 대학 필수 교양과목으로 지정한 것으로 토익시험을 그대로 교과목에 적용한 형태다.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2년 동안 이 과목을 수강해야 하며, 성적은 네 차례의 시험 점수로 매겨진다. 750점 이상은 A+, 700점 이상 750점 미만은 A, 600점 이상 700점 미만은 B+, 500점 이상 600점 미만은 B, 500점 미만은 C+다.

전남대는 모의 토익의 시간·장소를 알리고, ‘미응시자에 대해서는 장학혜택에 불이익이 있다’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학생들은 대자보를 붙이고 피켓시위를 하는 동시에 이 과목을 폐지하자는 서명을 받고 있다.

신입생 김온새봄(철학1)씨는 “지금까지 총 700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며 “많은 학생이 과목의 강제 이수에 반대하고 있음에도 학교 본부는 학생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는 등 ‘불통’이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배우는 것 없이 시험만 보는 교과목이 교과목으로서 적합하냐는 문제도 지적한다. 실제로 모의 토익 시험을 치렀다는 류해안(철학1)씨는 “시험장에서 감독관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위해 1인당 5만 원 정도씩 예산을 들였다고 강조했지만, 아무것도 배우는 것 없는 단순한 시험이었다”는 내용을 ‘글로벌커뮤니케이션잉글리쉬를 거부하며’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전남대는 대학에서 키우고자 하는 인재상에 맞춰 기본적인 교과과정으로 글로벌잉글리시 과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영태 교무처장은 “영어교육은 현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 요건이자 인식이라는 것이 학교의 생각”이라며 “생활영어 등 다른 과목을 통해 배우고 이 과목을 통해 모의시험을 보면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일방적 통보로 인한 학생과의 소통문제에 대해서는 “학교가 모든 과목의 개설을 학생들과 상의하지는 않는다”며 “(글로벌 잉글리시 교과 개설을)반대하는 학생들의 의견은 참고하겠지만, 과목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림>
상기 기사와 관련 전남대는 13일 “학생들의 의견을 일부 수용해 본래 13학번과 14학번에게 적용하기로 했던 글로벌커뮤니케이션잉글리시 이수와 학내 장학금의 연계를 13학번에게만 적용한다”고 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