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대학평가 지표는 어떻게?”
경희대, 65주년 핵심 프로젝트 ‘경희 미래 리포트’ 준비모임 출범식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50년 후인 2064년, 대학평가 지표는 어떻게 구성될까?”
경희대 학생들은 미래 대학의 평가지표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교육’을 제일 중요한 항목으로 꼽았다. ‘취업률’에 민감한 대학이 ‘취업사관학교’로 대변되는 지금과 대비되는 결과다.
이어 미래 대학 평가지표로 △학문의 탁월성 △대학의 사회적 기여도 △교수와 학생 간 관계 △교육 프로그램의 창의성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결과는 ‘경희 미래 리포트’ 준비모임단이 지난 10~12일 경희대 학생 200여명을 대상으로 ‘미래대학의 평가지표’는 어떻게 될까‘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이날 오후 경희대 네오르네상스관에서는 ‘경희 미래 리포트’ 준비모임 출범식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조인원 총장,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부총장, 이동욱 경희학원 이사, 이한구 석좌교수, 정연교 미래문명원장 등을 비롯해 이 대학 교수와 직원, 학생들 100여명이 참석했다.
경희 미래 리포트 준비위원장인 박용승 국제교류처장은 “경희 미래 리포트는 ‘인류, 문명, 지구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대학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에 대한 답을 대학 구성원들과 함께 찾아가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1964년 경희대는 개교 15주년을 기념하며 재학생들에게 경희대의 미래에 대한 설문을 실시했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경희 미래 리포트’를 통해 지나온 50년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50년과 100년을 상상하고 구체화 시키려고 한다”고 밝혔다.
행사 1부에서는 ‘경희 미래 리포트’ 준비모임 출범식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미래 대학의 평가 지표와 함께 △세월호 사건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고려대 김예슬, 중앙대 김창인의 저항적 자퇴에 대한 의견은 △기업의 대학 인수 운영은 바람직한가 △2064년에 개설되어야 할 학과 등의 설문조사 진행 결과를 발표했다.
2부 사회자 김민웅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공상 다방(共想茶房)이란 함께 상상한다는 뜻의 공상(共想), 그야말로 모두 모여서 새로운 미래의 모습에 대해 상상해 보는 자리다. 특정한 결론을 내리는 회의도 아니고 진리를 밝혀내려는 토론도 아니다. 정말 촉이 가는 대로 생각하고 필(feel)대로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교수와 학생들은 각 테이블에 적혀있는 탐구 주제를 살펴본 뒤 자유롭게 조를 구성해 책상에 놓여있는 커피와 다과를 먹으며 인사를 나누고 수다(?)를 떨었다.
7~10명씩 총 10개조로 구성된 이들은 △오늘 휴전선이 무너진다면 △내가 경희대 총장이라면 △수능이 아닌 다른 입시방식은 △한글이 세계 표준어가 된다면 △모든 졸업생이 취업을 할 수 있다면 등과 같은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다소 생소한 주제들에 대해 토의했다.
특히 이날 조인원 총장은 대학 총장이 아닌 ‘조원’으로서 공상다방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조 초장은 학생, 교수들과 해당 조의 주제인 ‘경희대 화성(Mars) 캠퍼스를 설립하는 담당자라면?’에 대해 허물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 경희 미래 리포트 준비단 활동 계획은 = 경희 미래 리포트 준비모임단은 오는 8월까지 경희 미래 리포트 추진단 모집과 소그룹 세미나를 운영한다. 세미나에서는 독서프로그램, 가상 설정 영상촬영, 미래 신문 만들기 등 다양하고 독특한 활동이 진행된다. 이어 오는 9월에 공식 추진단을 출범하고, 경희교육페스티벌에 참여한다. 이후 10월과 11월에 여러 대학이 함께 참여하는 소셜 픽션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11~12월에는 그 동안의 활동결과를 모은 1차 ‘경희 미래 리포트’를 발간해 내년 5월 ‘세계대학총장회(IAUP)’에서 경희 미래 리포트 최종본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내년 6월에 ‘지구적 대학 혁신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학교 측은 “모든 국민을 충격과 비통에 빠뜨린 세월호 사건 이후 우리는 사회에 근본적 물음을 던지기 시작했다. 대학이 취업 사관학교가 아닌,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교육기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경희대는 앞으로 ‘미래 리포트’를 개교 65주년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로 선정하고 이러한 문제의식을 다른 대학들과도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