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총장 선출의 해'··· 4년제大 59곳 올해 총장 임기만료
중도사퇴 포함해 현재 '총장 공백' 대학만 9곳
[한국대학신문 대학팀]올해 대학가는 임기 만료에 따른 총장 선출로 바쁠 전망이다. 지난 8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제공한 '4년제 대학 총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올해 총장 임기가 마무리되는 대학은 50개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장이 공백(직무대행 체제) 상태이거나 임기가 지난 대학도 9곳이나 된다. 이들 대학을 모두 합쳐 59개 대학이 올해 새 총장을 맞는다.
교육부는 각 대학이 정상적으로 선출한 총장 후보자들의 임용제청을 이유조차 밝히지 않은 채 잇따라 거부하면서, 갈길바쁜 대학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강도 높은 대학구조개혁이 본격화되면서 경영을 책임진 수장의 자리를 공백으로 남겨두는 것은 해당 대학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교육부와의 힘겨루기로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대학들은 새 수장이 언제쯤 취임할 수 있을지 안갯속이다. 최근 교육부는 공주대와 방송통신대, 한국체육대에 이어 경북대의 총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임용제청을 거부했다. 특히 교육부는 임용제청을 거부하는 이유를 밝히지 않아 이들 대학 총장 후보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총장공백 10개월째인 공주대의 경우 1순위 총장후보자인 김현규 경영학과 교수가 교육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다. 교육부가 항소하면서 오는 21일에는 2심 결과도 기다리고 있다. 4개월째 총장이 공석인 방송대의 1순위 총장후보자인 류수노 농학과 교수도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경북대 총장 1순위 후보자인 김사열 교수도 지난해 말 교육부를 상대로 임용제청 거부 사유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서를 제출했다.
무려 22개월째 총장 공백 상태인 한체대는 다행히 최근 진행한 총장선거에서 김성조 영남대 겸임교수를 1순위 후보자로 선정했다. 김 교수는 새누리당 3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한체대 내외부에서는 김 후보자의 3월 취임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이상 공백사태가 길어져서는 안된다는 위기위식이 공감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대도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째 사상 초유의 총장 공석 사태를 맞고 있다. 이 대학 인문대 교수들은 지난 15일 성명서를 통해 대학의 자율성 훼손을 강하게 우려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이러한 일련의 사태가 대학을 권력에 예속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우리 사회를 수십 년 퇴행시키는 반민주적 행태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조속한 총장 임용제청과 대학 자율성을 침해한 책임자 엄벌, 국립대 총장 임용 과정에 대한 자율성 보장 등을 요구했다.
동국대는 총장 선출 과정에서 종단 외압논란이 불거져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동국대 이사회는 3명의 총장 후보 중 김희옥 현 총장에 이어 조의연 교수(영어영문학)마저 종단 개입에 반발하며 잇따라 사퇴하자 보광스님(한태식 교수) 단독으로 남은 상태에서 선임절차를 그대로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동국대 총학생회와 대학원총학생회, 교수협의회, 총동창회 등 구성원들은 일정의 연기를 요구하는 분위기다.
포스텍은 임기만료시기인 8월까지 비교적 여유가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이사회가 김용민 총장의 연임을 지지하는 쪽으로 움직이자 이에 반대하는 교수들의 반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김 총장의 연임은 전임교원 270여명으로 구성된 교수평의회가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단식 농성을 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면서 일단 제동이 걸렸다.
포스텍은 총장 모집 공고를 내고 오는 23일까지 서류를 받고 있다. 대내외에 지원 사실이 알려지기를 꺼리는 고위급 인사들이 대부분이라 공식적인 서류 지원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총장 선임 일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텍 관계자는 "보통 서류로 제출하기 보다는 총장추천위원회 위원들의 개별적인 접촉으로 의사를 표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는만큼 기본적으로 존경할만한 학문 업적을 갖춘 가운데 경영능력까지 겸비한 후보자를 물색 중이다.
신성철 초대 총장의 임기 종료가 오는 2월 28일로 다가온 DGIST는 이미 후보자 공모를 마감했다. DGIST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30일 공모를 마감했으며 내부적인 후보자 검증 및 선정 과정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일찌감치 총장의 연임을 확정하거나 선출을 마무리한 대학들은 안정적인 학교운영을 기대하고 있다. 현 총장의 임기종료가 임박한 대학들 가운데 현재까지 총장 선출·선임을 순조롭게 마무리한 대학은 △성균관대(정규상 총장) △아주대(김동연 전 국무조정실장) △전주교대(이용주 과학교육과 교수) △고려대(염재호 행정학과 교수) △초당대 (박종구 전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서울시립대(원윤희 세무학과 교수) 등이다. 중앙대는 이용구 총장이 연임에 성공해 흔들림 없이 대학을 운영할 기회를 잡았다. 그 밖에 김천대와 경남대, 동서대, 아세아연합신학대 등도 현 총장의 연임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8일 취임한 정규상 성균관대 신임총장은 "소통과 통합의 대학경영을 통해 성균관대를 진정한 글로벌 리딩 대학으로 만들겠다”며 △스마트 혁신 교육 생태계 구축 △창조적 융복합 연구·교육 허브 구축 △글로벌 SKKU 브랜드 가치 확산 등을 비전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