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도 NCS 연계 교육과정 필요"
대교협, 국가역량체계와 대학교육 주제로 정책포럼 개최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최근 대학의 인력양성과 졸업자의 취업률 제고가 주요한 과제로 부각됨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NQF(국가역량체계)에 기반한 고등교육시스템을 마련하고,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4년제 일반대학 교육에도 도입·적용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장이 마련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부구욱, 대교협)는 지난 5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국가역량체계와 대학교육’을 주제로 제50회 대학교육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 앞서 부구욱 대교협 회장은 “우리나라는 고등교육 이수율이 높고 고학력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산업 현장과의 미스매칭 문제가 대학교육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직업능력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표한 박종길 고용노동부 직업능력정책국장은 “지난 2년간 국가직무능력표준 및 일학습 병행제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능력중심 채용문화와 보상체계 구축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지금까지 개발과 양적 확산을 추진해왔다면 앞으로는 활용과 내실화를 통해 범국민적․문화적 확산과 안착 단계로 나아갈 것”임을 언급했다.
고용노동부의 2015년 직업능력개발정책의 추진방향으로 △전 분야 신(新) 직업자격 설계 △일·학습 병행제를 통한 직업교육훈련 혁신 △스펙초월 능력중심 생태계 구축 △지역‧산업 거버넌스 정착 추진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정책 추진과정에서 교육과 훈련, 산업현장이 긴밀히 연결되기 위해서 대학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능력중심사회 구축을 위한 NQE와 대학교육과의 연계’를 주제로 발표한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자격․국가역량체계센터의 조정윤 박사는 고등교육에서 NQF는 △사회와 노동시장에서 요구하는 직무수행능력 체득 위주의 학습이 가능하도록 학습동기를 유발하며, 불필요한 스펙 쌓기 관행에서 탈피하고 다양한 학습경로를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외 노동시장으로 진출을 촉진하고, 선행학습이나 사전학습 평가 인정을 통한 중복학습을 방지한다는 측면에서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NQF와 대학교육이 연계되기 위해서는 △NQF 수준체계 내에서 학·석·박사학위 수준 설정 △학습자 중심의 학점·학위제도가 운영되도록 개선 △대학교육 과정을 NCS 기반으로 개편 △타 자격제도의 관리·운영기관과 협력기반 마련 등을 통해 대학학위와 타 자격간 연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가역량체계기반 채용문화 혁신과 진단’을 주제로 발표한 박철우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기존의 채용관행은 기업이 지원자에게 자신이 우수한 인재임을 스스로 증명하도록 요구함으로써 지원자들의 무분별한 스펙경쟁을 유발했다”고 지적하며 “능력중심사회에서는 기업이 직무별로 원하는 요건을 제시하고, 지원자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함으로써 목표지향적인 능력·역량 개발을 촉진하는 능력중심 채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시장 개혁방향으로 산업부와 교육부, 고용부가 협업해 합리적인 산업별·지역별 HRD생태계를 구축해 필요한 인력수요를 최적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의 인력양성단계에서는 기업의 수요를 대학이 수용하고 학생체득중심의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도록 교육개혁이 필요하며, 기업은 직무에 기반한 능력중심 채용관행을 정착시키고, 직무에 기반을 둔 승진·보상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토론에 나선 최돈민 상지대 교수는 “대학교육에 있어서 NQF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NCS의 현장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수정·보완이 필요한데, NCS의 학교 교육과정 개발·적용과 기업체의 현장 실습 강화라는 두 축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언급하고, “모든 4년제 대학에 NCS를 적용하는 것보다 이른바 교육중심대학과 취업중심대학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을고 강조했다.
박주호 한양대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유효한 능력지표인 학력이 더 공정하고 온전한 능력지표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박사학위까지 각 입시과정에서 사회적 공정성을 확대해야 한다”며 “대학의 학위과정이 직무현장 실제와 유리되지 않도록 수업내용의 현장성을 강화하며, 모든 직업에 공통적인 직업기초소양능력을 대학의 교양과정에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효창 서울여대 교수는 “이미 많은 기업들이 역량기반 채용을 해왔으나, 기존 채용관행을 보면 역량과 함께 학벌과 스펙을 중시하는 풍토가 남아 있다”며, “NCS 기반 채용은 기업의 역량평가를 강화하되 학력과 스펙 부분을 줄이는 형태이며, 이 두 채용방식이 큰 틀에서 한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NCS는 전부에서 역량기반 채용을 체계화하기 위해 직무역량 사전(dictionary)을 제시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능력 있는 인재를 배출하는 데 기여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돼야만 사회적 정착과 확산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