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미국 지역대학 기숙사 건립 '붐'

1999-11-08     이일형
최근 들어 학내에 기숙사를 세우는 지역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주로 지역내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돼온 탓에 굳이 기숙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데 비해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셈이다.

그동안 기숙사가 있는 지역대학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나마 기숙사가 설치된 지역대학도 주로 시골에 위치해 거의 통학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미국지역대학협회(AACC) 는 미국내 1천2백 개 지역대학 중 단지 60개만이 학내에 기숙사가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 을 정도.

이런 상황에서 최근 건립되고 있는 지역대학 기숙사에는 수영장, 빨래방, 학내 네트워크에 접속 가능한 컴퓨터, 3백 개 채널 수신 위성 TV 등이 설치돼 4년 제 미국 대학 기숙사의고급화와 현대화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

센트럴요밍대학, 블랙호크대, 그리고 줄리엣 주니어대 등은 최근에 기숙사를 새롭게 짓거나 증축을 추진중인 대학들. 센트럴 요밍 지역대학은 기존의 기숙사를 확대, 72개의 방을 늘리계획이다. 학생들에게는 1년에 임대료로 2천 달러를 받는다.

전문화된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지역대학은 기숙사를 더욱 갖고 싶어하는데 블랙호크대는 농 학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일리노이주나 그 밖의 먼 거리에 있는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올 8월 86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개설했다. 이 대학은 기숙사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 가 더 많아지면 똑같은 규모의 기숙사를 향후 3년 안에 하나 더 지을 계획이다. 일리노이주 에 있는 줄리엣 주니어대는 평판이 높은 요리 예술과 수의학를 받기 위해 찾아드는 원거리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해 기숙사를 지을 계획이다.

뉴욕 유티커에 있는 모혹 밸리 지역대학은 전체 학생의 7% 수준인 3백60명의 학생을 수용 하고 있다. 현재 4개의 기숙사를 갖고 있는데 향후 3년 안에 또 하나의 기숙사를 신축할 계획이다.

이처럼 지역대학들이 앞다퉈 경쟁적으로 학내 기숙사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잠재 고객인 예비 학생의 눈을 붙잡으려는 목적에서다. 높아진 학생들의 기숙사 수요에 제대로 맞출 수 있 어야 학생 유치가 쉽다는 판단이다. 과거에는 기숙사를 지으려고 해도 인근 아파트 단지의 반대가 심해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학생들의 수요가 너무 커져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4년제 대학에 비해 기숙사가 거의 없는 지역대학이 잠재 학생을 유치하는데 경쟁력을 높이는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바로 기숙사로 인식되는 것이다. 학생들은 부모의 간섭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생활을 원하는 데다 특히 해외 유학생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학내 기숙사를선호하고 있다.

지역대학 입장에서는 많은 학생들을 유치함으로써 수업료와 기숙사 임대료 수입을 기대할 수 있어서 기숙사 신축에 관심을 갖는 상황이다. 그러나 세계대학기숙사협회(ACUHOI)의 관계자는 기숙사를 통해 돈을 벌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만약 그런 생각을 갖는 대학이 있다면 큰 재정적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지 다른 지역대학이 기숙사를 짓기 때문에 따라서 하는 식은 재정 낭비만 부추길 뿐이라는 것이다. <크로니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