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진학'은 수지 안맞는 장사?

고졸자와 임금격차 줄고 기대소득도 적어

2005-02-04     
대학 진학에 들이는 비용만큼 기대소득이 많지 않아 '수지맞는 장사'가 안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한국노동연구원 안주엽 연구위원은 3일 서울대 호암회관에서 열린 '한국노동패널 학술대회'에서 '고등교육에 투자할만 한가?'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노동패널 1만4천9백61명을 대상으로 기대소득을 추산한 결과 60세 정년인 남자 고졸은 2억1천4백69만원, 전문대졸 2억2천3백67만원, 대졸 2억6천6백13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기대소득은 정년 안에 취업했다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감안한 평균 취업기간과 시간가치에 대한 감가상각 등을 고려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고등교육 기관인 전문대 졸업자는 고졸자에 비해 8백98만원, 대학졸업자는 5천1백44만원 등의 '교육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4년제 대학의 경우 등록금을 포함한 전체 교육비용은 5천5백85만원으로 집계돼 이미 대졸자의 교육수익을 초과하는 결과가 나왔다. 더욱이 대학 진학을 위한 사교육비까지 포함한 전체 교육비용은 6천9백39만∼8천2백93만원으로 추산돼 교육수익을 1천만∼3천만원이나 웃도는 '적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전문대 졸업자의 고졸대비 상대임금 수준은 1983년 1.397로 고졸보다 40%가까이 높았으나 1993년에는 1.097로, 2003년에는 1.038로 고졸 임금 수준에 근접해가고 있다. 대졸자의 상대임금 역시 1983년에는 2.266이었으나 1989년 1.912, 1994년 1.558 등을 기록한 뒤 1.5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안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대학 진학이 대체로 상응하는 보답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산업구조 변화와 대졸자 공급 과잉 등으로 사정이 바뀌고 있다"며 "무턱대고 '대학에 가고 보자'는 의사결정이 보상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